[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국내 기업이 해외 특허 라이센싱 업체와 계약을 맺고 특허권 사용료를 지불한 경우, 세무당국은 국내 등록된 특허권 사용료에 한해서만 법인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지난해 12월 27일 삼성전자가 동수원세무서를 상대로 낸 법인세징수 및 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단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삼성과 특허 분쟁을 벌여왔던 미국의 특허관리전문기업 IV(Intellectual Ventures Management·인텔렉추얼벤처스 매니지먼트)와 특허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IV에 3만2819개 특허권에 대한 사용료로 3억7000만달러를 지급했다.
문제가 된 건 삼성전자가 계약을 체결한 IV의 아일랜드 법인인 IV IL(Intellectual Ventures International Licensing)이었다. 세무당국은 IV IL이 조세회피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라 한-아일랜드 조세협약에 규정된 특허사용료 법인세 면제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특허사용료를 지불할 당시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에 대한 법인세를 징수했어야 한다며 법인세 942억여원을 추가로 징수·부과하는 처분을 내렸다.
삼성전자 측은 이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고, 심판원은 IV가 받은 3억7000만달러에 대한 수익이 어디로 귀속됐는지 따져 법인의 국적을 판단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세무서는 IV 법인과 그 계열사 임원들의 대부분의 거주지가 미국이므로 한-미 조세협약에서 정한 원천세율 15%를 적용해 706억 상당 법인세를 최종적으로 부과했다.
1심 재판부는 “IV의 아일랜드 법인 설립은 다국적 기업이 조세부담을 줄이기 위해 취한 당연한 노력으로 평가할 수 있을지언정 조세회피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삼성전자 측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IV IL이 조세회피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임을 인정하면서도 “미국법인의 특허권이 국내에 등록되지 않은 경우, 지급받은 소득은 그 사용의 대가가 될 수 없어 국내원천소득으로 볼 수 없다”며 IV가 국내에 등록한 1902개 특허권 사용료에 대한 법인세 15억여원만 부과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은 원심 판결이 옳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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