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김순기 작가 "시간을 관통하는 그림, 그게 영상이었다"

기사입력 : 2018년09월05일 08:44

최종수정 : 2018년09월05일 08:44

아라리오갤러리 8월30일~11월11일 개인전 '제로타임'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시간을 관통하는 그림을 하고 싶었다. 그게 바로 영상이었다."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11월11일까지 아라리오갤러리에서 '0 Time(제로타임)' 개인전을 개최하는 김순기(73) 작가는 지난 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백남준을 잇는 제2의 아티스트가 나와야한다'는 미술계 분위기 속에서 혹자들은 '2세대 비디오아티스트'로 김순기를 꼽는다.

김 작가는 "백남준의 영향으로 비디오 작업을 시작한 건 아니다"며 "백남준을 만나기 전 모나코 해변에서 관람객과 '리얼타임 비디오' 작업을 통해 함께 만들고 관람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김순기 작가 2018.09.03 89hkele@newspim.com

김 작가가 카메라를 접한 게 된 건 영화감독인 삼촌의 영향이었다. 그는 비디오가 빛을 담아 '시간을 관통하는 그림'이라고 해석했다.

김순기는 "이게 바로 내가 원하는 그림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사진 또한 '빛'의 순간을 담는 예술이지만, 지나온 시간을 현재의 시간으로 옮기는 작업은 비디오가 가능하다고 봤다.

그는 "1982년 비디오 미술을 접했고 이것이 비물질적인 아트, '비디오 아트'로 불리는 것을 알게 됐다"고 3일 아라리오갤러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밝혔다.

그가 본격적으로 비디오 아트를 연구하고 가르칠 수 있었던 것은 프랑스 문공부에 직접 자신을 후원해달라는 요청이 수용되면서다. 김 작가는 "1982년에 프랑스 문공부에 프랑스 학생들에게 비디오 아트를 가르치고 연구하겠다고 편지를 썼다. 프랑스 문공부는 미술 전문가들로 구성됐기 때문에 나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순기 영상스틸 [사진=아라리오갤러리]

여성 작가 중 1세대 미디어 아티스트인 김 작가는 백남준과 작업도 했다. 참고로, 백남준과의 인연은 존 케이지로 시작한다. 프랑스에서 존 케이지이와 함께하는 페스티벌이 있었고 그곳에 김 작가도 참석했다.

그는 글자를 세로로 쓴 존 케이지의 작품에 대해 "당신 작업은 언어 작업인데 동양 음악과도 연결된다"며 단소 악보와 비교해 설명했다. 어린시절 단소를 접하고 동양 철학을 꾸준히 공부한 김순기였기에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었다. 동양과 서양의 교집합을 찾은 거다. 

김 작가의 해석에 존 케이지는 흥미를 느꼈고, 뉴욕으로 돌아가 백남준에게 김순기에 대해 이야기하며 '꼭 만나보라'고 권유했다. 1982년 김순기 작가와 백남준의 만남이 이뤄졌다. 김순기는 백남준을 인터뷰한 영상 작품 '봉주르 백남준'을 세상에 공개했다.

[서울=뉴스핌] 김순기 작가가 붓글씨를 쓰는 모습을 취하고 있다. 2018.09.03 89hkele@newspim.com

국제무대에서 활동해온 김순기 작가는 이번 개인전 '제로 타임'에서 그동안 소개되지 않았던 작가의 1970년대 콜라주, 영상과 회화 등 멀티미디어 작업으로 그의 예술세계의 주 맥락인 시간의 연속성과 방향성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시간을 관통하는 그림'인 영상의 속성과 연결되는 부분이다.

전시의 주제인 제로 타임의 '0'이 '없다'는 의미이나, 역설적으로 모든 것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잠재력'을 뜻한다고 전시 기획측은 설명했다. 이 잠재력은 순환을 의미하며 관계를 의미하는 '사이'의 내용도 포함한다고 덧붙였다.

Passage, 1987, collage sur toile, 351.5 x 434.5 cm [사진=아라리오갤러리]

그래서 이번 전시는 '시간'과 '가로지름' 그리고 '일필(一筆)'의 개념이 순환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로 구성됐다. 전시장 1층과 지하 1층에는 작가가 직접 반구성하며 구성한 세계지도, 시작과 끝을 기록하는 타임스탬프가 뒤죽박죽으로 엉킨 영상, 길을 가로지르는 꿩 4마리를 만나볼 수 있다. 시간적 흐름이나 방향성이 뒤섞여 역설적으로 공존하는 제로타임으로 인도하는 작품들이다. 김 작가는 이를 두고 "여기도 저기도 이고, 여기도 저기도 아닌"이라고 표현한다.

2층에 마련된 '일필' 시리즈에서는 경계와 한계, 편견을 넘어 무한한 열림을 모색하는 작가의 사고의 방식을 엿볼 수 있다. 어렸을적부터 붓글씨를 써온 김 작가는 "붓글씨를 쓰는 행위는 가슴을 피고 마음을 가다듬고 해야 한다. 신체와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작업인데, 이는 그림을 그릴 때와 똑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순기는 1946년 충남 부여에서 출생했고,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수료한 후 1971년 프랑스에서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그는 여성을 존중해주지 않은 사회 분위기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프랑스에서 자신의 꿈을 펼쳤다. 액상프로방스와 니스대학에서 기호학과 미학을 수학한 후 니스, 마르세유, 디종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2016), 아트서재센터(2014), 니스현대미술관(1991) 등의 기관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2019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개인전이 개최될 예정이다.

89hk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오광수 낙마로 본 정권 인사 수난사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인사는 만사다. 인사를 잘하면 지지율 상승과 함께 국정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인사가 망사가 되면 지지율이 떨어져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역대 대통령은 조각에서 난맥상을 보이며 후보자들의 잇따른 낙마로 애를 먹었다. 거의 예외가 없었다. 매 정권마다 초기 인사에 대한 비판적인 조어가 등장했다. 이명박 정부의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문재인 정부의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윤석열 정부의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이 대표적이다.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인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국민의 싸늘한 시선에 직면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열린 수해 대비 현장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6.13 photo@newspim.com 이재명 정권도 예외는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에서 첫 낙마자가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지난 8일 임명된 지 닷새 만이다.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이 낙마한 게 더 아플 수밖에 없다. 인사 검증 작업에 차질이 생길 경우 인선이 늦어질 수 있다. 박근혜 정부는 조각에 52일 걸렸고, 문재인 정부는 195일 만에 조각을 완성했다. 윤석열 정부는 조각에 181일이 소요됐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오 수석이 어젯밤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며 "이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감안해 오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했다. 오 전 수석은 검찰 '특수통' 출신으로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다. '검찰 개혁'의 특명을 부여받았으나 대출 및 부동산 차명 관리 의혹이 잇따라 제기돼 결국 낙마했다. 이 대통령은 사법 개혁 의지와 국정 철학을 이해하는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지만 인사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자연스레 인사 검증 기준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아도 제안을 받는 인사 열에 일곱 정도는 스스로 "검증 통과를 자신할 수 없다"며 손사래를 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오 전 수석에 이어 추가 낙마자가 나오면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자칫 임기 초반 인사로 어려움을 겪었던 전 정권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여당 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 이유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여당 의원의 일원으로서 집권 초기에 이런 문제가 불거진 것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인사 수난사는 역대 정권에서 되풀이됐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2월 발표한 1차 조각에서 남주홍 통일부 장관 후보자, 박은경 환경부 후보자,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와 위장 전입 의혹에 휘말려 낙마했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내각 인사도 이명박 정부의 닮은꼴이었다. 김용준 국무총리 지명자는 부동산 투기와 아들 병역 면제 의혹이 불거져 지명 5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와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도 스스로 물러났다. 2014년 6월에는 사의를 밝힌 정홍원 총리 후임으로 지명한 안대희(고액 수임 전관예우 논란), 문창극(역사관 논란)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했다. 문재인 정부 조각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불법 혼인신고 사건 등으로 사퇴했다.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이유정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낙마했다. 윤석열 정부도 다르지 않았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정호영·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낙마했고,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35일 만에 학제 개편 논란 등으로 사퇴했다. 역대 정부에서 낙마자가 속출한 것은 인사 검증 시스템이 부실한 것이 원인이지만 대통령의 오기 인사도 한몫했다. 대통령이 특정 인사를 고집하면 주변에서 누구도 강하게 반기를 들기 어렵다. 결국 주요 보직에 임명되거나 지명된 뒤 논란이 불거져 낙마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leejc@newspim.com 2025-06-14 06:00
사진
李대통령, 대북 전단 처벌대책 지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해 예방과 사후 처벌에 대한 대책을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이같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 연천군 육군 25사단 비룡전망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사진=이재명 대통령 인스타그램 이날 새벽 강화도에서 민간 단체가 북한 지역으로 전단을 살포한 것이 확인되면서 내린 지시로 파악됐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 정부는 접경지역 주민의 일상과 안전을 위협하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불법적인 대북 전단 살포는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정부가 입장을 밝혔음에도 이를 위반한 데 대한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지시로 오는 16일 통일부 주관으로 유관 부처 회의를 열어 대북 전단과 관련한 종합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대북 전단을 살포한 민간 단체와 개인에 대해서는 법 위반 여부를 따져 조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날 접경지역 주민 간담회에서 통일부의 대북 전단 불법 살포 자제 요청에 '이를 어기고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할 경우 처벌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wideopen@newspim.com 2025-06-14 19:5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