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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톡] 명작의 품격, 탤런트의 품격…연극 '쥐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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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황수정 기자] 명작은 명작답게, 배우들은 배우답게, 품격을 잃지 않은 한편의 작품이 탄생했다. 탤런트이기에 무대가 익숙치 않다는 변명은 필요없을 듯한 그런 공연이 말이다.

지난해 10월 창단한 MBC탤런트 극단이 창단 기념 첫 공연으로 연극 '쥐덫'을 선보이고 있다. '쥐덫'은 영국의 추리작가 아가사 크리스티가 1947년 BBC 라디오드라마 극본으로 쓴 '세 마리의 눈먼 생쥐'(Three Blind Mice)가 원작으로, 1952년 영국에서 공연된 뒤 세계 최장의 공연 기록을 세우고 있는 작품이다. "MBC 탤런트라면 명작을 해야지"라며 정세호 MBC탤런트 극단 대표가 선택, 최완규 작가가 각색해 완성시켰다.

작품은 랄스톤 부부가 몽크스웰 게스트하우스를 오픈하면서 시작된다. 몰리와 자일즈는 처음 시작한 게스트하우스에 잔뜩 긴장해있고, 폭설을 뚫고 손님들이 한 명씩 차례로 입장한다. 예약했던 손님은 물론, 눈 때문에 갑자기 찾아온 손님도 등장한다. 여기에 살인사건 용의자를 쫓는 형사까지 등장하며 조용하던 게스트하우스는 순식간에 북적인다. 관객은 이들 중 누가 살인사건의 범인인지 추리하기 시작한다.

호기심 많고 말 많은 크리스토퍼 렌을 시작으로 매사에 까칠한 미쎄스 보일, 중후한 메카프 소령, 거침없는 직언의 케이스 웰, 의문의 손님 파라비치니, 열정적인 트로터 형사에 게스트하우스 주인 부부 몰리와 자일즈까지. 고립된 공간 속에서 각양각색 인간군상이 펼쳐진다. "공포에도 규칙은 있어요. 인간의 마음은 규칙에 따라 움직이죠"라는 극중 대사처럼, 관객은 이들의 말과 행동, 흐름, 보이지 않는 규칙에 따라 서서히 몰입해간다.

극의 전반부는 각각의 캐릭터를 설명하는 듯한 인상이 강해 조금은 지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반이 지나고 전혀 공통점 없던 투숙객들의 연결고리가 조금씩 드러나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된다. 미묘한 긴장감이 조성되고 범인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면서 사건 전개도 훨씬 빨라진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관객들은 극중 인물들과 함께 '쥐덫'에 걸린 마냥 헤어나올 수 없게 된다.

사실 배우 양희경(미쎄스 보일 역)이나 극단 여행자 출신 정예훈(자일즈 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무대 경험이 없는 배우들이다. 임채원(몰리 역), 박형준(트로터 형사 역), 윤순홍(파라비치니 역) 등 눈에 익숙하거나, 장보규(메카프 소령 역), 이정화(케이스 웰 역) 등 한동안 방송에서도 보지 못했다. 막내 이호준(크리스토퍼 렌 역)은 새로 영입됐다. 카메라 앞과 무대 위 연기가 다르지만 'MBC탤런트'라는 이름에 걸맞는 연기를 보여준다. 물론 처음에는 다소 딱딱할 수도 있지만, 점차 유연해진다.

연출을 맡은 정세호 대표는 평면적인 무대 위 입체감을 주기 위해 뒷부분의 높이를 올리고, 계단을 설치하고, 가구 배치 등도 철저히 신경썼다고 밝혔다. 때문에 한층 고풍스러운 영국 자택 분위기를 풍긴다. 또 용의자의 인상착의 '중간 키에 짙은 오버코트, 얇은 목도리와 털모자'에 맞춰 한층 톤다운된 의상은 차가운 상황과 달리 오히려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점도 눈여겨 볼만 하다.

한편, MBC탤런트 극단은 MBC 공채 17기 탤런트 윤철형이 기획해 탄생된 극단으로, 전 MBC PD 출신 정세호와 '올인' '허준' '아이리스' 등으로 유명한 작가 최완규가 합세해 완성됐다. 연극 '쥐덫'은 오는 3월 25일까지 서울 대학로 SH아트홀에서 공연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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