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생활경제

속보

더보기

문어발식 사업확장이 부른 76년 토종 자기 名家의 눈물

기사입력 : 2018년01월15일 14:32

최종수정 : 2018년01월15일 14:32

행남자기, 수차례 CB 리픽싱에 무상감자… 경영 '빨간불'
"도자기 외 제약바이오 등 66개 사업 확장, 무리한 투자"

[뉴스핌=전지현 기자] 국내 최초 도자기업체 행남자기가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따른 무리한 투자로 경영에 적신호가 켜졌다. 악화된 실적으로 사면초가에 몰리면서 무상 감자를 결정하는 시련을 맛보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과 행남자기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2일 90% 무상 감자를 결정했다. 감자가 완료되면 발행주식수는 1억1386만3050주에서 1138만6305주로 감소하고, 자본금은 569억3152만5000원에서 56억9315만2500원으로 쪼그라든다.

무상 감자란 대가 없이 주식을 소각시켜 자본금을 줄이는 것을 뜻한다. 주로 재무구조가 악화했을 때 회계장부 상 결손을 메우기 위해 단행한다. 행남자기 측은 "결손금 보전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통주 10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무너진 4대 경영세습과 수입산 제품 공세에 잃어버린 주도권

한때 '본차이나' 브랜드를 앞세워 한국도자기와 함께 국내 도자기산업 '쌍두마차'로 불렸던 행남자기는 1942년 고(故)김창훈 명예회장이 설립한 국내 토종기업이다. 2015년 11월 회사를 매각하기 전까지 4대째 경영 세습으로 명맥을 이어왔다.

하지만 행남자기는 국내 도자기업계에 수입산 제품 공세에 밀려 부진을 면치 못했다. 현재 국내 도자기시장 규모는 업계 추정 5000억원으로, 이중 수입산은 추정 시장점유율이 70%를 육박하는 반면 행남자기 시장점유율은 25%에 그친다.

유럽산 고급화에 더해 중국산 및 동남아산 저가 도자기에 자리를 내주면서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실패하는 것은 물론 시장 주도권마저 잃고 말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행남자기는 70년간 도자기 한우물 경영에 매진했던 역사를 뒤로 하고 신사업 진출을 시도했다. 4세 경영 후계자인 김유석 전 행남자기 대표는 2004년 주도적으로 '크리스피앤크리스티' 제빵사업을 야심차게 시작하고, 김 생산공장을 준공해 식품업종에 참여했다. 로봇청소기, 신재생 에너지 개발, 의료기 및 화장품업, 중국 내 매체대행·유통업까지 수많은 사업에 도전장을 냈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제빵사업은 5년만에 철수하고, '맛김'을 제외하면 이렇다할 성과없이 대부분 사업을 포기했다. 결국 행남자기는 창립 73년 만인 2015년 11월 창업일가가 회사를 매각하기에 이른다. 이후에도 주인은 3차례나 바뀌고, 상호는 2016년 9월 행남생활건강으로 변경했다 지난해 10월 다시 행남자기로 돌아왔다.

지난 1년반 사이 본사업과 연관성이 적은 무리한 투자 행보들로 대주주변경, 파산신청, 감자결정이란 시련도 겪는다. 특히, 잦은 대주주 변경으로 2015년 15개였던 사업영역은 지난해 3분기 무려 66개까지 확대했다. 그러나 행남자기 매출(지난해 3분기 기준)은 도자기류와 맛김, 기타 및 플랜트드로만 100%를 이루고 있다. 

◆외부 운영자금 조달로 기업 존속.. 감자는 M&A매물 수순?

더 큰 문제는 운영자금을 수차례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조달했다는 점이다. 행남자기는 2016년 3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총 11회에 걸쳐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현재 현금성 자산은 약 6억원에 그치지만 미상환사채 총액은 63억원에 달한다. 그 사이 전환사채의 가격 하향 조정도 수차례 실시(1회차 CB 4회, 8회차 6회, 9회차 7회, 10회차 8회)하며 최초 전환가액을 1100원~2000원대에서 500원까지 떨어뜨렸다.

실적마저도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중이다. 행남자기는 수차례 전환사채 발행으로 2016년 157.36%에 달했던 부채비율을 지난해 42%까지 줄여 부실했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등 투자자들에게 당근도 제시했다. 그러나 2015년 흑자였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각각 31억원과 67억원의 누적 영업손실과 누적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회사의 본업 경쟁력을 잃고 있어 외부로부터 투자자금 유입 없이는 생존하기 힘들다는 평가도 나온다. 행남자기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수년째 마이너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기업이 제품의 제조·판매 등 주요 영업을 통해 실제 벌어들인 현금 규모를 나타낸다.

행남자기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14년 13억원, 2015년 29억원, 2016년 3억원의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 3분기까지도 29억원 적자 상태다. 반면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단기차임금과 전환사채의 증가로 지난해 3분기까지 104억의 유입을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채권자들은 잇따라 파산신청을 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매그넘홀딩스가, 지난 11일에는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엔트네이처팜이 행남자기 파산신청서를 광주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행남자기에 대해 무리한 사업확장에 따른 투자로 인해 사업안정성이 낮아진 상태로 평가하고 있다. 행남자기는 결손금 보전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이번 무상감자를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기업의 지속경영 가능성까지 불안한 상황이라는 게 업계 시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대변화를 잘못 읽은 신사업 추진 등으로 국내 토종 브랜드가 명맥을 이어가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통상 무상감자는 제3자 매각을 실시하기 전 밟는 절차라는 점에서 이번 결손보전이 M&A 매물로 가는 수순이 되는 것은 아닐지 예의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gee1053@naver.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오늘 尹대통령·이재명 첫 영수회담...협치 물꼬 트이나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정부 출범 2년 만에 첫 영수회담을 진행한다. 민생회복지원금, 채상병·김건희 특검법, 의대 증원, 연금개혁 등 난제가 산적한 가운데 이 대표의 모두발언 수위와 독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차담회 형식의 영수회담을 갖는다. 윤 대통령·이 대표 순으로 공개 모두발언을 한 뒤 비공개로 전환한다.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영수회담을 개최한다. [사진=뉴스핌DB] 민주당 측에선 진성준 정책위의장, 박성준 수석대변인,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이,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비서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배석한다. 비공개 회담 이후 양측이 각각 결과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 22대 총선이 범야권의 압승으로 끝난 상황에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협치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은 임기 3년 동안 여소야대 속에 국정을 이끌어야 하는 윤 대통령에겐 야권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지난 2년과 같이 거부권 정국이 되풀이할 경우 레임덕의 가속화가 불가피하다. 양측은 회담 의제를 제한하지 않기로 했으나 민생회복지원금·채상병 특검법·김건희 특검법·의대 증원·연금개혁 등 굵직한 현안들이 모두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이 대표는 범야권을 중심으로 요구가 거센 '국정기조 전환'도 언급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대부분의 현안들에 여야 이견이 크기 때문에 구체적인 합의문 도출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모두발언 내용·수위에도 이목이 쏠린다. 합의문 도출 가능성이 낮은 만큼 '총선 민의를 전달하는' 모두발언 메시지에 공들일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지난 주말 동안 외부일정을 최소화하고 발언문 작성 등 회담 준비에 매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독대 및 영수회담 정례화 여부도 주목된다. 첫 만남에 모든 현안을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주기적으로 만나며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hong90@newspim.com 2024-04-29 06:00
사진
尹 지지율 2.3%p↓, 38.1%…"與 총선참패 '용산 책임론' 영향"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하락해 30%대 후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8일 발표됐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15~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38.1%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59.3%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2.5%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21.2%포인트(p)다. 긍정평가는 지난 조사 대비 2.3%p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1.6%p 상승했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36.0% '잘 못함' 61.0%였고, 30대에서는 '잘함' 30.0% '잘 못함' 65.5%였다. 40대는 '잘함' 23.9% '잘 못함' 74.2%, 50대는 '잘함' 38.1% '잘 못함' 59.8%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51.6% '잘 못함' 45.9%였고, 70대 이상에서는 60대와 같이 '잘함'이 50.4%로 '잘 못함'(48.2%)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38.5%, '잘 못함'은 60.1%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31.4% '잘 못함' 65.2%, 대전·충청·세종 '잘함' 32.7% '잘 못함' 63.4%, 부산·울산·경남 '잘함' 47.1% '잘 못함' 50.6%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은 '잘함' 58.5% '잘 못함' 38.0%, 전남·광주·전북 '잘함' 31.8% '잘 못함' 68.2%로 나타났다. 강원·제주는 '잘함' 37.1% '잘 못함' 60.5%로 집계됐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34.7% '잘 못함' 63.4%, 여성은 '잘함' 41.6% '잘 못함' 55.3%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 배경에 대해 "108석에 그친 국민의힘의 총선 참패가 '윤 대통령의 일방적·독선적인 국정 운영 스타일로 일관한 탓이 크다'라는 '용산 책임론'이 대두되며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선거 결과에 대해 실망한 여론이 반영됐을 것"이라며 "최근 국무회의 발언 등을 국민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경제 상황도 나아지고 있지 않아 추후 지지율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3.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04-18 06: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