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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환의 예술가 이야기] 사랑보다 예술을 선택한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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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살고 사랑에 살고(29)

19세기부터는 조각이 미술에서 그리 중요하지 않게 되어 갔다. 이는 더 이상 건축이 조각을 필요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건축 양식은 그때까지만 해도 화려한 장식이 보이는 게 대종을 이루었으나 점차 합리성을 추구하는 경향으로 변해갔다. 물론 19세기에 들어서도 조각계에는 뤼드나 바리예, 카르포 등이 등장했으나, 조각은 여전히 회화에 종속되어 있었다.
그런데 로댕의 등장은 이러한 조각의 고정관념을 근저로부터 깨고 조각에 대한 인식을 회화와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려 놓게 된다. 로댕은 미켈란젤로 이후 최대의 거장으로 불린다. 그가 창조한 형상들은 생명력이 느껴지며 만지고 싶은 유혹마저 들게 한다. 그는 점토, 석고, 대리석, 또는 청동에 최고의 솜씨로 생명력을 불어넣어 피부, 근육, 독특한 육체적 특징, 그리고 얼굴 표정 등을 재창조해냈다.

오귀스트 로댕(AUGUSTE RODIN, 1840~1917)은 1840년 프랑스 파리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는 10세 때부터 혼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였으며, 14세부터 17세까지 파리에 있는 장식미술학교인 프티 에콜(Petite École)에서 드로잉과 페인팅을 공부하였다. 당시 드로잉 선생님이었던 르코크 드 브아도드랑은 학생들에게 그들이 생각하고 관찰한 것을 그리는 것이 그들의 인격발전을 가져온다고 가르쳤다. 이 가르침은 나중 로댕의 조각품들에 큰 영향을 미쳤다.
프티 에콜을 졸업한 1857년, 로댕은 에콜 데 보자르(École des Beaux-Arts)에 입학하기 위해 자신의 동료를 모델로 만든 찰흙작품을 제출했지만 입학하지는 못하였다. 그 이후 두 작품을 더 제출하였으나 역시 거부되었다. 미술학교 입학이 거부되자 로댕은 심히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건강마저 악화되기 시작했는데, 이는 자신의 작품이 인정을 받지 못해서 생긴 우울증 때문이었다.
더욱이 1862년 누이가 젊은 나이에 죽자, 로댕의 건강은 급격히 나빠졌다. 비탄에 잠긴 그는 종교에서 위안을 찾고자 수도원에 들어갔다. 그러나 수도원장은 로댕에게 마음을 달래기 위해 조각을 다시 시작할 것을 권유했다. 로댕은 1876년 작품 《청동시대(靑銅時代)》를 발표하기 전까지는 주로 장식품과 건축장식을 만드는 일을 하는 장인으로 살았다.
그러던 중 1875년부터 이탈리아를 여행하게 되는데, 이는 조각가로서 커다란 영감을 얻게 되는 전환점이 된다. 거기서 미켈란젤로에 커다란 감동을 받았으며, 그것은 《청동시대》를 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는 1877년 2년간의 이탈리아 체류생활을 끝내고 프랑스로 귀국하였다.

로댕이 최초로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것은 《청동시대》를 발표하면서부터였다. 그것은 인간의 외형을 단순하게 묘사한 것이 아니고, 작가가 포착하고 생각한 인간상을 표현하기 위해 청동으로 된 한 청년의 육체에 생명을 불어넣은 것이었다. 그러나 고정된 미의 관념에 젖어있던 심사위원들은 이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은 생생한 청년상을 보고 산 사람을 방불케 한다고 주장하였다.
1880년에 이 작품은 재인식되어 살롱에서 3등상을 받고 국가에서 매입하였다. 이와 동시에 장식미술관의 현관 장식품 창작을 의뢰받았다. 로댕의 조각은 이때부터 《청동시대》의 사실적 표현에 만족하지 않고 내면적인 깊이가 가미된 생명력 넘치는 표현으로 바뀌기 시작하였다. 의뢰 받은 장식미술관의 작품 모티프를 단테 《신곡》의 〈지옥편〉에서 얻은 영감에 두고, 대작 《지옥의 문》(1880∼1900)의 제작에 착수하였다. 한편 이러한 사상 속에서 그의 명성의 핵심을 이루는 갖가지 작품, 즉 《생각하는 사람》, 《아담과 이브》, 《칼레의 시민》, 《발자크상(像)》 등을 통해 다채롭고 정력적인 활동을 하였다.
로댕은 이탈리아 르네상스나 중세 프랑스 조각으로부터 받게 된 많은 자극과 감화를 한층 더 승화시켜 나갔다. 그는 예리한 사실의 기법을 구사하여 인간의 모든 희로애락의 감정 안에서 솟아나는 생명의 약동을 표현하려 하였다. 그가 추구한 웅대한 예술성과 기량은 오랫동안 건축의 장식물에 지나지 않던 조각에 생명과 감정을 불어넣어, 예술의 자율성을 부여하였다. 그리고 이것을 훌륭하게 성취시켜 회화의 인상파와 더불어 근대조각의 전개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겼다. 예리한 관찰을 통해 정지(靜止)한 조각에 움직임을 부여하고 돌과 청동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뛰어난 데생, 수채화, 판화작품 외에도 중요한 예술론도 저술하는 등 현대조각의 아버지로서 그가 예술계에 미친 영향은 대단히 크다.

로댕은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 작품을 전시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고, 그 이후에는 대리석 작품과 소품을 제작하는 일 외에는 저술과 강연에 전념하였다. 이처럼 명성을 얻게 되자 많은 예술가들이 그의 곁으로 몰려들었다. 그중에는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도 있었는데, 그는 1905년 로댕의 비서로 활동했다.
수많은 로댕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전형적인 것은 1880~1900년 기간에 제작된 186인의 인체를 높이 6.50m의 문에 조각한 《지옥의 문》이다. 이는 그가 단테의 《신곡>에서 영향을 받아 제작한 조각으로, 문에는 지옥으로 향하는 인간의 고통과 번뇌, 죽음을 보여주는 인물 조각상들이 펼쳐진다.
연이어 1895년 《칼레의 시민》, 1900년 《입맞춤》, 1904년 유명한 《생각하는 사람》, 1907년 《걷는 사람》, 1913년 《클레망소》 등을 비롯하여 많은 작품을 남겼다. 《생각하는 사람》은 원래 《지옥의 문》의 한 부분이었다. 문 윗부분에서 아래의 군상(群像)을 내려다보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던 것을 독립된 작품으로 크기를 키운 뒤 1904년 살롱에 출품하고부터 유명해졌다. 살롱 출품 후 파리의 판테온에 놓아두었으나, 그 후 로댕미술관의 정원으로 옮겨졌다. 로댕의 묘에는 이 《생각하는 사람》의 모조품이 놓여 있다.

‘생각하는 사람’( 높이 186㎝) 로댕미술관 소장 <사진=이철환>

로댕은 사랑도 그의 작품 활동처럼 열정적으로 했다. 인물의 심리와 감정을 묘사하는 데 뛰어난 로댕에게 커다란 영감을 준 것은 여인들과의 사랑이었다. 그는 일생동안 자유로운 사랑을 추구했고 많은 여인들을 자신의 작품 모델로 삼았다. 로댕의 예술성을 일깨운 수많은 여자 중 유독 세 명의 여자가 눈에 띈다. 그를 조각가의 길로 인도해준 친누이 마리아, 로댕과 결혼을 하게 되는 첫사랑 로즈, 그리고 예술의 동반자 까미유 끌로델이 그들이다.
로댕의 주위에는 많은 여인들이 있었지만, 그의 곁을 항상 지키며 헌신해 준 사람은 로즈 뵈레였다. 로댕이 24세이던 1864년, 20세의 아름다운 재봉사 로브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로댕이 찾던 이미지에 꼭 맞는 여인으로, 로댕은 그녀에게 첫눈에 반해 모델이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녀의 승낙으로 '젊은 여인의 초상'이라는 여성의 흉상 조각을 완성한 로댕은 로즈에게 함께 살기를 요청했다. 이를 받아들인 로즈는 로댕의 살림을 돕고 때로는 그의 작품을 관리하기도 했고 때로는 그의 모델이 되어 주기도 했다.
그러나 로댕은 작업에 집중할 수 없다는 이유로 그녀가 요청한 결혼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로댕은 여러 여자들과 바람을 피우며 방탕한 생활을 이어갔다. 그런데 만년에 로댕이 뇌졸증으로 갑작스레 쓰러져 혼수상태에 이르자 로즈는 그를 곁에서 끝까지 지켜주었다. 이 사실에 감동한 로댕은 로즈와 만난 지 53년 만에 뒤늦게 결혼식을 올린다. 그러나 결혼 후 2주 만에 그녀는 세상을 떠난다. 이후 로댕도 같은 해 로즈의 곁으로 가게 된다.

로댕은 나이 43세가 되는 1883년, 당시 18세이던 까미유 끌로델(Camille Claudel)을 만나게 된다. 그녀는 미술과 조각에 대한 조예가 깊었다. 두 사람은 얼마 지나지 않아 열정적으로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서로의 예술세계에 영향을 주고받게 된다. 까미유에게 있어 로댕은 진정으로 자신의 예술적 재능과 열정을 이해하는 동반자이자 스승이었다. 로댕에게 있어서도 까미유는 작업의 동반자이자 예술적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존재였다.
그녀는 단순한 작업 모델이 아니라 한 사람의 조각가로 로댕의 작품세계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실제로 그녀의 재능은 뛰어났다. 가끔 로댕도 그녀의 이 뛰어난 재능에 질투를 느낄 정도였다고 한다. 당시에 파리에는 여자 예술가를 위한 어떠한 학교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의 꿈을 사랑하는 연인 로댕을 통해 발현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미 로댕에게는 로즈가 있었기에 둘의 관계는 어정쩡한 상태가 지속되었다. 결국 로댕은 1893년 그녀에게 이별을 통보하게 된다. 로댕이 자신의 재능을 비롯한 모든 것을 앗아갔다고 생각한 그녀는 끓어오르는 분노와 배신감으로 인해 우울증과 피해의식, 편집광적 증상을 보였다. 나중에는 증상이 심각해져 거리를 방황하며 밤마다 로댕의 집을 향해 돌팔매질을 해대기도 했다. 51세가 되던 1912년 그녀는 정신병원에 입원하였다. 그리고 이곳에서 처절하고 고통스러운 30년을 보낸 뒤 79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이 외에도 로댕은 수많은 여인과 사랑을 나누었다. 영국출신의 화가 그웬 존은 1904년 파리에서 로댕을 알게 되어 그의 모델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녀는 당시 자신보다 36살이나 많았지만 한창 전성기에 있던 로댕을 열정적으로 사랑하게 되었다. 그러나 항상 거리를 두는 로댕에게 실망하여 결국 관계를 접게 된다. 이후 로댕은 1908년 또다시 하나코라는 일본 무용수를 알게 된다. 하나코는 로댕의 유일한 동양 모델이 되었고, 그녀의 동양적 매력에 흠뻑 빠진 로댕은 그녀를 위해 많은 작품을 만들었다. 그러나 결국 그녀도 로댕의 사랑이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그의 곁을 떠나게 된다.

결국 로댕에게 있어서 예술가로서의 성공과 명예가 여인들과의 사랑보다 더 소중했던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로댕은 1917년 11월 17일 77세의 나이로 영면하였는데, 처음이자 마지막 결혼 상대이면서 아내인 로즈 옆에 묻힌다. 두 사람의 묘지 위에는 로댕의 작품 《생각하는 사람》(모조품)이 놓여 있다.

이철환 객원 편집위원 mofelee@hanmail.net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장,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문화와 경제의 행복한 만남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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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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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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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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