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고베 지진 계기 PE관 설치…탄력 좋고 부식 강해
포항 지역 약 80%가 PE관…가스 냄새 나면 즉시 신고 당부
[뉴스핌=심지혜 기자] 강도 5가 넘는 지진에도 포항에는 다행히 도시가스 사고가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사고 건수는 전무하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딱딱한 강관이 아닌 탄력성 좋은 폴리에틸렌(PE)을 사용한 덕분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는 강한 철로 된 관이 가스관으로 이용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플라스틱의 일종인 PE로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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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오사카가스의 지진방재 관련 보고서, SK E&S> |
포항에서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SK E&S의 자회사 영남에너지서비스에 따르면, 가스관에 사용된 PE관은 유연하고 가벼워 외부 충격에 강합니다. 플라스틱이라 부식되지 않는데다 서로 다른 관을 접합할 때 융착기술(플라스틱의 표면에 열과 압력을 가하여 붙임)이 사용돼 가스 누설 우려도 없다고 합니다.
한국이 PE관을 적극 도입한 것은 1995년 일본 고베 지진 발생 이후입니다. 고베 지진은 6.9 규모로 피해액만 약 10조원에 달했는데, PE관 도시가스는 무사했다고 전해집니다. 이후 고베 지역에 가스를 공급하는 오사카가스는 가정에 배달하는 가스관(저압관)의 90% 이상을 PE관으로 설치했다고 합니다.
엄청난 지진에도 PE관이 견뎌낸 것을 보고 PE관 사용을 늘린 것이죠. 국내 전체 도시가스관 중 PE관 사용 비중은 약 42% 입니다. 2016년 기준 약 1700만세대의 가스공급을 위해 매설한 국내 도시가스 본관 및 공급관 연장은 3만8087km로 이 중 1만6146km가 PE관, 나머지 58% 2만1941km는 폴리에틸렌을 덧입힌 강관(PLP)이라고 합니다.
포항지역 약 20만 가구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영남에너지서비스는 약 80%를 PE관으로 설치했습니다. 덕분에 포항도 지진에 의한 가스 사고에서 무사할 수 있었던 셈이죠.
포항 도시가스가 지진에 안전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에 있습니다. 영남에너지서비스는 이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도시가스 전달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알람 경보가 울려 바로 알려준다고 하네요.
지진 이후 '냄새가 난다' 는 등 이상 징후 신고가 들어오면 바로 관련 전문가를 보내 점검을 하는데, 현재까지 실제 피해 사례는 없다고 합니다.
정철우 영남에너지서비스 경영지원팀장은 "PE관이 유연성이 좋아 지진 등에 강해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었다"며 "현재 모니터링도 실시간으로 하고 있다. 가스 배관에 이상이 있으면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공급을 차단 하는데 이번엔 그런 경우가 없었으며 사고 신고 건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진이 발생하면 가스레인지 사용을 멈추고 가스 밸브를 잠그는 것이 안전하다"라며 "지진 발생 이후 가스 냄새가 나면 바로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