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즉석만남? 미혼남여 42% SNS연애 긍정적
온라인서 연인만들기…가입자 100만 넘는 앱 다수
“SNS익숙하고 신속·효율성 추구 청년층성향 반영”
[뉴스핌=황유미 기자] # 방송국 사무직으로 근무하는 한모(여·32)씨는 최근 이상형으로만 생각해왔던 남성을 만나 연애를 시작했다. 훤칠한 키에 호감 가는 외모를 가진데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이 남자친구를 소개해 준 것은 다름 아닌 '소개팅앱'.
한씨는 지인으로부터 많은 소개팅을 받아봤으나 원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에 한계가 있자, 주변으로부터 소개팅앱을 추천받고 사용했다. 채 2주를 사용하지도 않고 이상형에 가까운 남자친구를 만나자 한씨는 주변 친한 친구들에게 해당 어플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한씨는 "누군가는 만나고 싶지만 지인을 통한 소개팅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며 "소개팅앱은 내가 여러 명의 사람을 보고 이상형의 사람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최고의 장점이다"고 말했다.
![]() |
게티이미지뱅크 |
소개팅 문화가 변화하고 있다. 1970~80년대 친척 및 주변 어른들로부터 주선 받는 '선'이라고 불린 만남에서 1990년대 친구들의 소개로 만나는 '소개팅' '대학미팅' '단체 미팅'을 지나, 이제는 온라인을 통해 연인을 만드는 시대가 도래했다. 속도와 효율성을 중시하는 바쁜 현대인의 성향을 반영한 것이란 분석이다.
소개팅앱은 이제 남녀 만남의 보편적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소개팅'을 키워드로 검색하면 나오는 관련 앱은 200여개에 달한다.
가입자 1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앱도 많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초 소개팅앱으로 알려진 '이음'의 가입자는 140만명, '정오의 데이트' 가입자는 200만명이다. 심사를 거쳐 가입된다는 '아만다' 역시 서비스 시작 1년 8개월만에 100만명 가입자를 확보한 것으로 유명하다.
중복 가입까지 고려해도 전체 소개팅앱 이용자는 최소 3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온라인을 통한 연애는 가벼운 만남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이러한 생각들이 확실히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지난해 5월 2030 미혼남녀 64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SNS를 통한 연애'에 대해 42%가 '해보고 싶다'고 답했다. 실제 SNS를 통해 메시지를 보낸 적이 있다는 응답자도 40%에 달했다. 온라인을 통한 만남에 대한 거부감이 확실히 낮아진 것이다.
직장인 윤모(남·29)씨도 "온라인 미팅하면 성매매, 즉석만남 등이 많이 떠올랐는데 주변 친구들을 보니까 생각이 바뀌고 있다"며 "대학 선배는 소개팅앱을 통해 결혼했고, 제 친구도 소개팅앱을 통해 만나 2년째 연애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요즘에 인기를 끌고 있는 소개팅앱은 신원보증 절차를 거치고 있다. 휴대폰 인증은 물론이고 특정 학교나 직종 중심의 '스펙형 소개팅앱'일 경우에는 사원증이나 명함까지 요구하기도 한다.
![]()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소개팅' 키워드로 검색을 하면 관련 앱이 240여개나 나온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캡처] |
이들이 SNS를 통한 연애에 후한 점수를 준 이유는 주로 '외모·취향 등 이상형 상대에게 접근이 쉽기' 때문이었다. 시간과 돈에 쫓기는 요즘 청년층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성향이 연애에서도 나타나는 모양새다.
공무원 준비생 권모(여·32)씨는 "지인들이 소개팅을 해주면 제가 원하는 스타일의 남성이 나오는 경우가 드물고, 주선자를 중간에 끼고 이것저것 조정하는 과정에 시간도 많이 쓰인다"며 "소개팅앱은 제가 원하는 남성을 더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으니 편한 것 같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SNS가 생활 속에 자리잡으며 온라인을 통한 만남에 거부감이 줄어든 것과 빠르게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을 '소개팅앱'의 인기비결로 분석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요즘 젊은층들은 카톡 등 SNS를 통한 대화가 익숙해서 그런지 온라인을 통해 누군가를 만나는 데 거부감이 적다"며 "시간에 쫓기고 경제적으로 빠듯한 생활을 많이 하는 청년들이기 때문에 소개팅앱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개팅앱을 통한 우호적인 첫 만남은 가능할 수 있지만 오랜 기간 상대를 만나기 위해서는 용모, 언어, 비언어적 태도 등 여러 가지 소통요인을 여러 번 확인해야 할 필요는 있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황유미 기자 (hu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