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스타톡] '살인자의 기억법' 설경구 "소설 그대로 따왔다면 끔찍했겠죠"

기사입력 : 2017년09월06일 12:00

최종수정 : 2017년09월06일 12:00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뉴스핌=장주연 기자] “내가 누군지 잊어버리기 전에, 아니 내가 누군지 잊어버리기 위해”

배우 설경구(49)가 신작 ‘살인자의 기억법’을 들고 극장가를 찾았다. 6일 개봉한 이 영화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은퇴한 연쇄살인범 앞에 새로운 살인범이 등장하고, 그의 잊혔던 살인습관이 되살아나면서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다. 극중 설경구는 기억을 잃어가는 연쇄살인범 병수를 연기했다.

“고를 때는 고민이 없었죠. 감독님이 만나서 설명해주고 시나리오를 줬어요. 가면서 바로 해보겠다고 했죠. 오히려 이걸 하자고 해줘서 고마웠어요. 사실 그즈음 제 연기에 대해서 힘들었거든요. 수년간 참 편하게, 공허하게 있는 캐릭터 써먹어 간 거죠. 이대로 계속하면 사라지겠다 싶었던 찰나에 이 책을 받았어요. 이건 쉽게 써먹을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잖아요.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부분, 받아야 할 부분이 많았죠. 그래서 고마웠어요.”

알려졌다시피 영화는 김영하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하지만 중반부에 들어서면서 소설과 완전히 다른 색깔을 띤다. 병수 위주로 차이점 몇 개를 꼽자면 이렇다. 단순 쾌감이 목적이던 그에게 아픈 사연을 입혀 살인의 정당성을 부여했다. 동시에 은희(설현)와의 관계에도 변화를 줘 부성애를 부각했다. 어떻게 보면 소설보다 확실히 선명하고 명확해졌다. 

“소설을 그대로 따왔다면 궁지에 몰렸을 거예요. 어디 갇힌 느낌이었겠죠. 관객들 입장에서도 오히려 반감이 생겼을 거예요. 보는 재미도 덜했을 거고요. 다행히 영화는 병수에게 조금 풀어줬죠. 모두를 설득할 수는 없겠지만, 살인에 약간의 정당성이 부여됐어요. 은희와의 관계도 자세하게 풀어졌고, 폭넓진 않아도 오달수 씨와의 관계도 생겼죠. 그런 지점에서 소설보다 여지를 많이 줘서 다행이었어요. 소설고 같았다면 아마 끔찍했을 거예요(웃음).”

그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지만, 사실 변화를 줬다고 해도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 치매에 걸린 연쇄살인범이라니. 설경구 필모그래피는 물론, 충무로에서도 전무후무한 캐릭터다. 

“이상한 강박이 생기더라고요. 무슨 고민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잠을 못자는 거예요. 생각이 생각을 무는 거죠. 계속 내일을 걱정하고. 하루하루 끼니 해결하는 기분이었어요. 감독님께 제일 많이 했던 말도 ‘어떻게 해야 해요?’였죠. 대답을 듣고도 ‘아, 그렇구나’가 아니고 ‘일단 한 번 해볼게요’였어요. 병수가 일상적인 인물은 아닌데 그렇다고 또 일상을 안 사는 사람도 아니잖아요. 운전도 하고 대화도 되는데 근데 또 다른 감정을 가지고 있는 거죠.”

하지만 설경구는 연기보다 더 힘들었던 게 있었다고 털어놨다. 바로 외적인 모습이다. 극중 병수는 60대(소설에서는 70대, 시나리오에서는 50대 후반이었다). 실제 설경구보다 많은 나이다. 특수 분장은 한계가 있다는 걸 몸소 경험한 설경구는 스스로 늙기를 자처했다.

“진짜 신경 쓰였어요. 언론 시사회 때도 ‘저 모습으로 설득될까? 가짜라고 생각하면 어쩌지?’ 계속 걱정했죠. 정말 사소한 부분까지 거슬리더라고요. 정작 남들은 보지 않을 부분, 예를 들면 일정하지 않은 잡티까지 걱정한 거죠. 살 같은 경우는 원래 정직해요. 한 만큼 빠지죠(웃음). 다만 누군가 ‘얼굴 좋아졌다’고 하면 괜히 긴장하고 상처받고 그랬어요. 하하. 머리는 여러 번의 테스트 끝에 뒷머리만 가발을 썼고요. 정말 외형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죠.”

설경구는 이렇게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힘들었지만, 그만큼 재밌었다고 했다. 그러고는 앞서 언급했던 슬럼프 이야기를 다시 꺼냈다.

“수년간 정체한 채 살았어요. ‘아, 하나 또 끝났네’라는 마음으로 작품할 때도 있었죠. 그러다 보니 점점 고민이 생겼고 위기감이 들었죠. 이러다 훅 가겠더라고요(웃음). 그때 이걸 만난 거죠. 처절함이 생겼어요. 감독님과 이야기하면서는 재밌겠다 싶었죠. 살도 옛날 같으면 그냥 찌고 빼면 끝이었을 거예요. 근데 병수가 어떻게 살아서 이 얼굴이 됐을까 궁금했죠. 그러니 재밌는 거예요. 또 저 혼자가 아닌 스태프들이 다 같이 만들어주는 거니까. 그렇게 이걸 찍고 만난 작품이 ‘불한당’이었는데 덕분에 그것도 즐겁게 할 수 있었죠.”

‘불한당’은 그의 전작이다. 지난 5월 개봉 당시 변성현 감독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약간의 잡음이 있었지만, 머지않아 영화 자체가 재평가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이례적으로 ‘불한당원’이라는 열성 팬클럽까지 만들어냈다. 당연히 설경구의 연기 역시 집중 조명됐다. 이 과정에서 그의 팬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꾸꾸, 울꾸, 설탕 등 낯간지러운 애칭도 생겼다. 그야말로 제2의 전성기다.

“‘우상’ 촬영 중에 막내 스태프한테 스틸을 보여줬어요. ‘불한당’했던 친구거든요. 그랬더니 ‘이 영화 제발 개봉하지 말아 주세요, 개봉하면 절대 안돼요’라고 하더라고요. 이 늙은 얼굴은 너무 슬프다면서(웃음). 그렇게 다들 응원을 많이 해주세요. 보러 오시기도 하고. 당연히 책임감이 생기죠.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고요. 하지만 매번 ‘불한당’ 같은 모습으로만 나타날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도 실망하지 않는 작품으로 찾아뵙고 싶고, 좋아해 주셨으면 해요.”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쇼박스>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노벨문학상 크러스너호르커이는 누구?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올해 노벨문학상은 헝가리의 소설가이자 각본가인 라슬로 크러스너호르커이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한림원은 9일 오후 8시(한국 시간) 라슬로 크러스너호르커이(71)를 올해의 수상자로 호명했다. 한림원은 라슬로 크러스너호르커이가 "종말적 공포의 한가운데서도 예술의 힘을 재확인시키는 강렬하고 예지적인 작품 세계"를 인정받아 이 상을 수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헝가리 작가 라슬로 크러스너호르커이. [사진 = 노벨상위원회] 2025.10.09 oks34@newspim.com 라슬로 크러스너호르커이는 헝가리 현대문학의 거장으로 평가받으며, 그의 작품들은 난해한 문체와 종말론적인 테마로 유명하다. 1954년생인 크러스너호르커이는 대학에서 법학과 헝가리문학을 전공하면서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했다. 대학졸업후 전업 작가의 길을 택한 그는 1985년 데뷔작인 '사탄탱고'로 문학성을 인정받으면서 명성을 얻었다. 1990년대 초반에는 몽골, 중국에서 거주했으며 '저항의 멜랑꼴리'와 '전쟁과 전쟁'을 발표한 이후 미국, 스페인, 일본 등 다양한 지역에서 생활해왔다. 2015년에는 헝가리 최초로 맨부커상 국제 부문을 수상했고,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의 한 사람으로 거론돼 왔다. '파멸''사탄탱고''런던에서 온 사나이''토리노의 말'등 각본을 쓰기도 했다. 수전 손택은 "크러스너호르커이는 현존하는 묵시록 문학 최고 거장이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국내에도 번역되어 소개된 '사탄탱고'는 공산체제 하에서 무기력하고 비참하고 곤궁하게 살아가는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oks34@newspim.com 2025-10-09 20:47
사진
'국정자원 화재' 1등급 복구율 62.5% [서울=뉴스핌] 고다연 기자 =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로 마비된 정부 전산시스템이 709개로 정정됐다. 화재로 멈춘 일부 시스템은 대구센터나 대전센터 내 타 전산실로 이전해 복구에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김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차장은 9일 브리핑을 통해 화재 관련 상황과 복구 진행현황을 발표했다. [서울=뉴스핌] 윤호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이 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행정정보시스템 화재 관련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행정안전부] 2025.10.09 photo@newspim.com 브리핑에 따르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통합운영관리시스템인 엔탑스(nTOPS)의 데이터가 복구돼 대전센터의 전체 시스템 목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부처와 확인 과정을 거쳐 시스템 목록을 709개로 확정했다. 기존에 정부가 공지한 647개에서 62개가 추가된 것이다.  이는 우체국금융, 공직자통합메일과 같은 일부 시스템이 기능별로 세분화돼 시스템 수가 증가했고, 온나라문서 시스템은 기관별로 있던 목록이 정부업무관리시스템으로 통합되는 등 목록 변화에 따른 것이다. 현재 목록의 등급별 시스템 수는 1등급 40개, 2등급 68개, 3등급 261개, 4등급 340개다. 화재로 장애가 발생한 정부 전산시스템은 이날 12시 기준으로 193개(27.2%) 시스템이 복구됐다. 1등급 시스템 40개 중에서는 25개(62.5%)가 복구돼 운영 중이다. 또 이달 말까지 도입 예정이던 장비를 연휴 중 도입해 현재까지 서버 90식, 네트워크 장비 64식 등 198식의 전산장비를 신규로 도입했다. 중대본은 장비 설치가 완료되는 15일 이후부터는 복구되는 시스템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분진 및 화재 피해를 입은 5층 전산실의 시스템은 소관 부처와의 협의 및 세부 검토를 거쳐 대구센터로 이전하거나 대전센터 내 타 전산실로 이전해 복구할 예정이다. 김 차장은 "5층의 시스템 전체를 대구센터로 이전하는 것보다 대전센터에서 신속히 장비를 수급하여 복구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는 기술적 판단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대전센터는 5전산실 및 6전산실에 신규장비를 설치해 시스템을 복구하고, 대구센터 이전 시스템은 민간 클라우드사와 소관부처 간의 협의가 완료되는 대로 조속히 이전할 계획이다. gdy10@newspim.com 2025-10-09 14:43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기사제목
기사가 번역된 내용입니다.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