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연극

속보

더보기

[컬처톡] 부당한 권력과 인간의 선택, 아름다움이란…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

기사입력 : 2017년09월06일 13:58

최종수정 : 2017년09월06일 16:24

[뉴스핌=황수정 기자]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연출 이종석)은 타지마할 궁전을 배경으로 아름다움에 대한 본질적 의미를 이야기한다. 작가 라지프 조셉이 17세기 인도 아그라의 황제 샤 자한이 그의 아내를 추모하기 위해 건축한 타지마할에 얽힌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집필한 작품이다.

2인극인 '타지마할의 근위병'은 원칙을 중시하는 '휴마윤'과 호기심 많고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바불'이 등장한다. 두 사람은 오랜 친구이자 타지마할의 근위병. 16년 만에 타지마할이 공개되는 첫날, 더이상의 아름다움이 나타나지 못하도록 인부 2만 명의 손 4만 개를 잘라야 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휴마윤은 황실 근위대 총사령관의 아들로, 황제에게 충성을 다하는 원칙주의자다. 반면 바불은 근위병임에도 불구하고 원칙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고,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즉흥적인 성향을 가졌다. 두 사람은 오랜 우정을 자랑하지만, 다른 가치관으로 인해 하룻밤의 임무 수행 후 극과 극의 반응을 보인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4만 개의 손을 자르라는 명령. 휴마윤은 그저 "임무를 수행한 것뿐"이라고 자신을 합리화한다. 그러나 바불은 "내가 아름다움을 죽였다"며 한없이 괴로워하고 아파한다. 휴마윤은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려 하지만, 바불은 나약함을 숨기지 못하고 절망감에 빠져버리고 만다.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부당한 권력 아래 인간성을 저버린 두 사람. 이후의 반응에 대해 누가 옳고 그른 지 판단할 수 없다. 그들 또한 황제의 폭력 속 피해자일 뿐.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제도와 권력에 무력하기만 한 400여 년 전 인도의 두 사람은, 2017년 우리네 단면과 다를 바 없다. 인간을 오로지 도구, 소모품으로만 여기는 샤 자한 황제는, 지금 현재에도 여전히 존재하니까 말이다.

이들의 잔혹한 현실은 무대 장치로 더욱 극대화 된다. 두 사람이 과거의 추억과 상상력 속의 발명품을 이야기하며 즐겁게 보초를 섰던 높은 성벽은 핏물이 가득찬 지하감옥으로 바뀐다. 경악스러울 정도로 바닥에 출렁이는 핏물은 희미하게 상상만 하던 관객들에게 더욱 현실감을 주고, 권력의 공포를 피부로 느낄 수 있게 만든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죄책감에 사로잡힌 그들에게 '하렘'의 근위병이라는 달콤한 보상이 찾아온다. 전례없는 초고속 승진은 그만큼 앞선 임무가 비이성적이었음을 보여준다. 휴마윤과 바불은 가고 싶어 했던 하렘에 발을 딛기도 전에, 더 큰 비극을 맞이하게 된다. 어째서 아름다움은 아픔 없이 지킬 수 없으며, 희생양인 두 사람조차 비극적인 결말을 맞아야 하는 것일까.

'타지마할의 근위병'은 아름다움의 이면에 숨겨진 믿기 힘든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두 배우의 완벽한 호흡은 관객들이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짧지 않은 공연 시간이 단숨에 지나갈 정도로 적절한 긴장감을 끝까지 놓지 않는 점도 좋다. 오는 10월 15일까지 대명문화공장 2관에서 공연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사진 달 컴퍼니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사진
"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