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현장에서] 통상장관 빠진 비정상적인 한미정상회담

기사입력 : 2017년06월27일 08:00

최종수정 : 2017년06월27일 08:12

정경부 최영수 차장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오는 29일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은 문재인정부가 떠안고 있는 외교·통상분야 숙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하지만 청와대의 늑장인사로 결국 '통상장관'이 수행하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과거 유례가 없다는 점에서 비정상적인 정상회담이라는 오명이 불가피하다.

이번 정상회담에 동행할 통상당국의 수장은 혼선을 거듭하다 방미를 하루 앞둔 26일에서야 산업부 1차관으로 결정됐다. 통상당국의 수장인 산업부 장관이 당연히 수행해야 하지만 전 정부의 인사라서 제외됐고 통상업무를 다년간 맡아왔던 2차관도 결국 명단에서 제외됐다.

통상장관이 빠진 정상회담. 사드 논란에 혼이 빠져 혹시 통상부문 현안은 잊은 게 아닐까. 그렇지 않다면 통상당국인 산업부 장·차관에 대한 인사가 이처럼 후순위로 밀려난 이유가 납득되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전후부터 약 두 달간 후보자 하마평에 오른 사람만 무려 십여 명이다. 그들 중에는 깐깐해진 인사검증에서 탈락된 이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먹거리를 담당하고 있는 산업·통상당국을 존재감 없는 부처로 전락시킨 청와대의 안일한 인식이다.

실제로 새 정부의 공약과 정책기조를 보면 고용과 환경, 복지 등 타 분야에 비해 산업통상자원 정책은 소외된 게 사실이다. 심지어 여권의 저변에는 아직도 '대기업 부처'라는 낡은 인식이 짙게 깔려 있다.

물론 산업부가 과거 수출진흥 정책을 추진하며 대기업 중심의 정책을 펼쳤던 때도 있었다. 또 에너지 빈국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값싼 석탄과 원전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배고픔을 면했고 먹고 살만 하다 해서 과거의 정책들을 부정하고 비난할 수만은 없다. 과거 정책의 수혜는 결과적으로 온 국민이 값싼 전기로, 수출로, 일자리로 돌려받은 것 아닌가.

문재인 정부의 지지도가 아직까지는 80% 안팎의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지만 경제가 어려워지고 먹고 살기 힘들어지면 민심도 결국 외면할 수밖에 없다.

한국경제의 대외의존도를 생각할 때 수출과 통상, 에너지의 중요성은 다른 것과 비교할 바가 못 된다. 경제심리가 다소 회복되고 있지만, 새 정부가 풀어야할 '먹거리 숙제'가 산적하다.

그런데 출범한 지 두 달 가까이 통상당국의 장관 인사를 미루다 정상회담에도 동행하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혹시 새 정부가 '사드 논란'에 휘둘려 정작 먹거리는 놓치고 있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

과거 노무현정부는 우리 사회의 해묵은 개혁과제를 과감하게 추진하며 정권 초 높은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경제문제를 소홀히 여기면서 결국 이명박정부가 탄생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문재인정부가 노무현정부의 뼈아픈 시행착오를 다시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