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를 바꿀만한 대형 이벤트도 부재
[뉴스핌=김은빈 기자] 밑에선 ‘강달러’가, 위에선 ‘새정부’가 버티는 형국이다. 상승압력과 하락압력이 맞서면서 달러/원 환율이 박스권에 갇혔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봤다. 흐름을 바꿀 대형 이벤트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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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코스콤> |
전날(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7.80원 하락한 1127.80원에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FBI 전 국장을 해임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된 탓이다.
이에 달러/원은 1130원 선을 뚫었지만 여전히 1120원과 1140원 사이에서 머무르고 있다. 지난 4월 19일(1140.20원) 이후 약 3주째 지속된 흐름.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 역시 12일 “오늘은 1122원, 좀 더 시계를 넓히면 1120원을 하단으로 보고 있다”며 “그 밑으로 더 빠지기는 힘들 것 같다”고 설명했다.
1120원에서 하단을 지지하고 있는 건 달러 강세다. 최근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이 긴축발언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해당통화는 강세를 보인다.
지난 8일(현지시각)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금리인상 속도가 뒤처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매파적 발언을 했다. CME그룹 페드와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85%에 이르렀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6월 금리인상 기대를 반영하면서 달러/원 하단에 지지력을 나타내고 있는 게 달러/원 하단을 지지하는 첫 번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북한리스크도 강달러와 함께 하단에 버티고있는 요인이다. 지난 9일(현지시각) 최영 영국주재 북한대사가 6차 핵실험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북한 리스크가 재차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상단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가로막으면서 달러/원의 변동폭은 좁아지고 있다. 새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가 세계경제 회복세와 맞물리면서 위험선호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것.
실제로 코스피는 지난 6일 2241.24로 6년 만에 박스피를 벗어난 뒤, 10일에는 새정부 출범과 함께 장중 2300선을 넘은 바 있다.
대외적으로도 프랑스 대선이 마크롱의 승리로 끝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등 리스크온(위험자산 선호)의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커다란 이벤트가 일어나지 않는 한 환율이 1120원과 1140원 사이에서 무거운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당분간은 1120원에서 1140원 사이일 것으로 본다”며 “더 빠진다고 해도 1110원 후반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도 “이번 주 주말부터 미국의 경제지표들이 발표되는데, 지난달에 이어 부진하게 나온다면 컨센서스가 위협받을 개연성이 있다”며 “박스권이되, 하단이 위협받는 방향일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