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지난주 뉴욕 증시는 지정학적 위험과 달라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기조 속에서 약세를 보였다. 지난해 미국 대선 이후 시장을 지배해 온 '트럼프 트레이드(Trump trade)'에 대한 전망은 이것이 끝났다는 견해와 새로운 버전으로 변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으로 나뉘었다.
부활절 연휴로 짧아진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까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주간 1% 하락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각각 1.1%, 1.2% 하락했다.
부동산과 유틸리티, 소비재 관련 주식은 지난주 전체 약세 흐름 속에서 상승한 몇 안 되는 종목들이다. 기술주는 1.4%의 낙폭을 기록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시리아에서 시작한 지정학적 위험이 북한과 아프가니스탄 등 추가로 확대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더불어 본격적으로 시작된 기업실적 발표(어닝 시즌)도 증시의 방향성을 가를 전망이다.

◆ 저금리 좋고 강달러 싫다는 트럼프, 그리고 북한
지난주 중후반 주식시장에서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트럼프 대통령 인터뷰가 화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 강세에 대한 부담을 확인하고 저금리 정책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를 위해 저금리를 유지했다고 비판하던 입장을 180도 선회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옐런 의장을 좋아하고 존경한다고까지 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환율조작을 하고 있지 않다고도 말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실제로 지난 14일 미 재무부가 발표한 환율보고서에서 트럼프 정부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과 마찬가지로 한국과 중국, 일본, 독일, 스위스, 대만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유지했을 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내세우던 공약과 다른 말을 하면서 시장에서는 그가 약속한 세제 개혁이나 대규모의 인프라 투자 등 성장 중심 정책에 대한 의구심도 커졌다.
테미스 트레이딩의 마크 케프너 주식 트레이더는 블룸버그에 "저금리와 약달러에 대한 언급이 (시장을) 돕지 못했다"고 말했다.
오크브룩인베스트먼트의 기리 체루쿠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번 정부가 시작한 지 3개월이 다 돼가고 있으며 (트럼프는) 성장 중심 정책을 약속했다"며 "이 같은 정책들이 이행될지에 대한 약간의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고조되고 있는 지정학적 위험도 위험 자산 투자를 부담스럽게 하는 요인이다. 지지난 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자리에서 보라는 듯 시리아에 토마호크 미사일 59발을 발사한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북한 핵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를 밝히고 있다.

◆ 기대되는 1분기 실적
이번 주에는 주요 기업의 실적이 대기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S&P500 편입 기업들이 올해 1분기(1~3월) 순이익이 1년 전보다 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즉 지난해 4분기(10~12월) 4.9%의 증가율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올해 초 전망치 12.3%보다는 기대치는 낮아졌다.
UBS오코너의 케빈 러셀 수석 투자 책임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업들은 주당순이익을 금융공학과 비용 절감을 통해 키워왔지만 지금은 실제 성장이 다시 시작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존스트레이딩인스티튜셔널서비스의 유세프 아바시 시장 전략가는 "1분기 9%의 이익 성장을 기대하고 있지만 시장은 '보여줘봐' 상태에 있다"며 "실적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17일에는 동영상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와 최근 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려 물의를 일으킨 유나이티드항공의 모기업 유나이티드컨티넨털홀딩스가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하며 18일에는 뱅크오바아메리카코퍼레이션과 골드만삭스그룹의 실적이 공개된다. 같은 날 장 마감 후 IBM과 야후의 실적도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19일에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와 블랙록, 모간스탠리와 같은 금융사가 실적을 내놓고 퀄컴과 이베이도 실적을 발표한다. 20일에는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과 비자, 21일에는 제너럴일렉트릭(GE)의 실적이 각각 예정돼 있다.

◆ 연준, 트럼프에 화답할까…주택·제조업 지표도 주목
최근 둔화한 고용, 소비, 물가 지표와 트럼프 대통령의 코멘트에 대한 연준의 판단도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가장 먼저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이 17일 뉴욕에서 연설에 나서며 18일에는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가 연준과 통화정책에 대해 이야기한다.
베이지북이 공개되는 19일과 20일에는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와 제롬 파월 연준 이사가 연설하며 21일에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가 커뮤니티 경제 발전 심포지엄에서 질의응답 세션에 참여한다.
실망스러운 3월 경제지표에도 시장 참가자들은 이목을 집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3월 전미공급관리자협회(ISM)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하락한 가운데
특히 이번 주에는 주택과 제조업 지표가 집중돼 있다. 17일에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하는 제조업지표가 나오고 18일에는 3월 산업생산이 공개된다. 21에는 시장조사기관 마킷(Markit)이 4월 제조업과 서비스업 PMI 예비치를 함께 발표한다.
주택시장은 3월 열기가 다소 식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관련 지표로는 17일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의 주택시장지수가 있고 18일 3월 건축허가 건수와 주택착공, 21일 기존주택판매가 예정돼 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