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극장' 논산 딸기밭 세 자매와 어머니…유방암 소혜숙씨 살린 건 두 동생 영숙·미숙 씨
[뉴스핌=정상호 기자] KBS 1TV ‘인간극장’은 20~24일 오전 7시50분 ‘새콤달콤 딸기밭 세 자매’ 편을 방송한다.
이날 ‘인간극장’에서는 논산의 소문난 딸기 농부 소혜숙(50), 소영숙(44), 소미숙(41) 등 세 자매 이야기를 전한다.
소혜숙, 소영숙, 소미숙 세 자매는 한 마을에 모여 살며 네 밭, 내 밭 할 것 없이 드나들며 새콤달콤한 딸기 농사를 짓고 있다.
세 자매가 이렇게 뭉치게 된 건 혜숙 씨 때문이다. 지난해 2월 혜숙 씨가 유방암 판정을 받은 것. 새롭게 수경으로 농사를 지어보겠다, 시설을 잔뜩 벌여놓았는데 덜컥 암 선고를 받은 혜숙 씨는 눈앞이 새까매졌다.
그런 혜숙 씨를 일으켜준 건 두 동생이었다. 3년 전, 귀농한 영숙 씨는 제 밭 대신 언니네 밭으로 출근했고, 막내 미숙 씨는 암 소식을 듣자마자 언니 옆집으로 내려왔다.
항암 치료 후유증에 몸부림칠 때도, 날카로워져 신경질을 부릴 때도 동생들은 언니 곁에 꼭 붙어 있었다. 그 덕분에 혜숙 씨는 올해에도 봄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목숨을 살려낸 대단한 자매들, 여기에 왕언니가 합세했다. 엄마 김복일 여사님(75)이다.
딸 혜숙 씨의 병구완을 하고 돌아갔다가 이번에 아예 올라오셨다. 이집 저집에서 모셔가니, 아침밥은 혜숙이네, 잠은 영숙이네서 해결한다. 그런데 인기 만발 울 엄마는 세 자매의 가장 큰 마음의 숙제란다. 점점 자주 깜빡깜빡하시는 엄마, 혹시 치매는 아닐까 딸들은 걱정이다.
오 남매를 기르며 가장의 몫까지 하셔야 했던 엄마. 딸들은 엄마의 남은 시간만큼은 행복하게 꾸며드리고 싶다.
그래서 네 여인이 딸기밭을 떠났다. 오롯이 넷이서만 떠난 여행길. 그 길에서 돌이켜 보니, 서로가 곁에 있어 주었기에 힘든 고비를 넘길 수 있었음을 알겠다.
그 덕에 함께 맞은 이 봄, 그 어느 때보다 새콤달콤한 딸기밭 세 자매의 사랑이 무르익어간다.

◆딸기밭에 뭉친 ‘숙 시스터즈’
“오늘은 혜숙이네, 내일은 영숙이네, 모레는 미숙이네로 가자.” 한 마을에 모여 살며 딸기를 키우는 소혜숙, 소영숙, 소미숙 세 자매의 일상이다.
내 밭, 네 밭 할 것 없이 드나들며 일손을 보태니 그녀들의 손만 닿았다 하면 새콤달콤한 딸기들이 쑥쑥 열린다. 그런데 숙 시스터즈, 딸기보다도 뜨거운 우애로 더 유명하다.
여기에 올해 76세. 왕언니 김복일 여사님은 딸들과 살기 위해 논산으로 올라왔다.
세 딸네 집을 바람처럼 옮겨 다니면서도 엄마가 꼭 챙기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약 가방’. 혈압약, 당뇨약 등 약봉지로 가득한 가방은 딸들이 엄마를 모셔온 이유이기도 하다.
몇 년 전, 시장에서 길을 잃었던 엄마. 엄마에게 치매가 찾아온 것이 아닐까, 딸들은 무섭기만 하다. 해가 다르게 약해져만 가는 엄마를 볼 때면 시간이 참 야속하다.
오 남매를 기르며 가장의 몫까지 해야 했던 엄마에게는 평생 고생한 기억뿐이지만, 딸들은 어머니의 남은 시간만큼은 행복하게만 꾸며드리고 싶다.
엄마도 그런 딸들의 마음을 안다. 하하 호호, 딸들과 웃고 사는 지금, ‘호강하고 산다’는 말이 절로 나오지만, 마음 한 켠에는 아픈 손가락 혜숙이 걱정이 늘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정기검진 날을 앞둔 혜숙씨가 팔에 통증을 호소한다.
◆꽃길만 걷게 해줄게
하루는 경찰관, 하루는 딸기 농부. 경찰관으로 격일 근무를 하는 혜숙씨의 남편 김영한(50)씨는 원래 무뚝뚝하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웠다. 하지만 아내가 아픈 후로 빨래, 청소, 요리까지 척척 해내고 있다.
아들딸이 봐도 알뜰살뜰 엄마를 돌보는 아빠가 낯설다. 이에 질세라, 딸 소영(28)씨는 경찰공무원을 준비하면서 집안일을 도맡고, 아들 창겸(27)씨는 취업 준비를 하면서도 하우스 문턱이 닳도록 딸기밭을 드나든다.
혜숙 씨의 건강만을 바라보며 달려온 가족. 정기 검진을 앞두고 걱정스러운 마음을 떨쳐버리고자 준비한 게 있다. 바로 혜숙 씨의 ‘새로 맞은 생일’ 축하. 혜숙 씨가 수술한 지 딱 1년이 되는 날, 세 식구가 비밀리에 파티를 준비한다. 살아 있어 주어서 고맙다고, 앞으로도 괜찮을 거라고, 토닥여 본다.
혜숙 씨는 “꽃길만 걷게 해주려는 가족을 생각해서라도 꼭 건강해야겠다, 마음을 먹게 된다”며 환하게 웃는다.
◆우리 사랑 이대로 새콤달콤하게
걱정만 끌어안고 있다고 능사이겠나, 긍정으로 똘똘 뭉친 네 여인이 딸기밭을 떠났다. 그간 하우스며 집안에 묶여 있었던 세 자매, 콧바람도 쐴 겸 엄마에게 좋은 추억도 만들어드릴 겸, 여수로 여행을 떠난 것.
배를 타고 푸른 바다를 날아 보고, 곧 터져 나올 꽃봉오리를 보고, 꼭 넷이서 함께 할 수 있는 이 시간이 소중하기만 하다.
논산 딸기밭 세 딸과 어머니의 행복한 일상은 ‘인간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정상호 기자 (newmedia@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