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에서는 국민 안내양 김정연 씨 부부의 늦둥이 육아일기를 전한다. <사진='인간극장' 캡처> |
'인간극장' 김정연의 인생버스…인기만점 국민 안내양, 늦둥이 육아일기
[뉴스핌=정상호 기자] KBS 1TV ‘인간극장’은 13~17일 오전 7시50분 ‘김정연의 인생 버스’ 편을 방송한다.
빨간 재킷 휘날리며 방방곡곡 시골을 누비는 그녀, 자타공인 어르신들의 ‘아이돌’ 국민안내양 김정연(49) 씨다.
버스 안에서는 인기 만점 안내양이지만 집에 돌아오면 늦둥이 육아전쟁에 24시간이 모자란 엄마 김정연이다. 아이 동화책 하나 읽어 주려해도 돋보기를 찾아야하고, 잠투정에 한번 안아주고 나면 입에서 앓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생때같던 막내딸이 사업 실패와 이혼의 아픔을 겪은 9살 많은 남자와 결혼한다 찾아왔을 때, 부모의 반대는 당연했다.
하지만 부모님의 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힘들게 맺은 부부의 연. 인생의 암흑기에 만난 두 사람에게 선물처럼 아이가 찾아왔다.
낼 모레 환갑인 남편 종원(58) 씨와 오십을 코앞에 둔 정연 씨는 힘들게 얻은 귀한 아들 태현이(4) 덕분에 남들은 슬슬 졸업할 육아지만, 지각생 부부는 매일이 극한 체험이다.
솜털같이 작은 아이는 얼마나 힘이 셌던지, 부모 마음 쥐락펴락은 물론이고 절연했던 친정 부모님과 화해의 시간까지 마련해 줬다. 아이의 미소 한방에 힘들었던 모든 것들이 사르르 녹아버린다는 부부는 “지금의 행복은 모두 넝쿨째 굴러온 복덩어리 태현이 덕분”이라고 말한다.
문득 먼훗날 태현이가 세상에 혼자 남을 걸 생각하면 주책없이 울컥, 가슴이 시리지만, 늦은 만큼 더 사랑하고, 숨 쉬는 순간마다 행복하자 마음을 다잡는다.
인생의 바닥에서 서로를 할퀴며 상처 줬던 시간을 지나 다시 ‘가족’의 애틋함을 안고 살아가는 지금. ‘태현 엄마’, ‘태현 아빠’라는 귀한 이름을 선물해준 아이를 위해 늦깎이 엄마 아빠는 오늘도 열심히 인생을 달린다.
'인간극장'에서는 국민 안내양 김정연 씨 부부의 늦둥이 육아일기를 전한다. <사진='인간극장' 캡처> |
◆안내양의 이중생활, 늦둥이 육아일기
매주 월요일 오후 6시면 경쾌한 음악소리에 맞춰 나타나는 국민 안내양 김정연 씨. 시골 버스를 타고 전국을 누비며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버스에서 그녀의 인기는 소녀시대 저리가라지만,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인기 만점 안내양 정연 씨는 엄마 정연 씨로 변신한다.
늦게 찾아온 사랑이 더욱 더 불타오르는 법. 낼모레 환갑인 종원 씨와 오십이 코앞인 정연 씨는 뜨거운 사랑의 결과로 때 늦은 육아 전쟁에 뛰어들었다.
남들은 슬슬 졸업할 육아를 이제야 갓 시작한 부부는 매일이 극한 체험. 아이가 좋아하는 생선 가시 하나 발라줄 때도 밥상 앞에서 돋보기를 찾아야 하고, 잠투정하는 아이를 어르고 달랠라치면 입에서 앓는 소리가 절로 튀어 나온다.
아들 태현이의 어린이집 참관수업이 다가오면 거울부터 찾게 된다는 늦깎이 부모. 같은 어린이집 학부형들은 조카뻘에, 친구들은 어느새 하나 둘 손자를 볼 나이. 비껴갈 수 없는 세월에 남편 종원 씨의 고민은 해가 갈수록 더 깊어진다.
◆헤어지지 못한 여자, 떠나가지 못한 남자
잘 나가던 맛집 사장님과 새내기 리포터로 처음 만난 부부. 남부러울 것 없던 식당 사장님으로 승승장구하던 종원 씨, 방송에서도 출연요청이 쇄도하며 그야말로 떵떵거리며 살던 때였다.
하지만 갑자기 불어 닥친 조류독감에 잘 나가던 식당은 하루아침에 문을 닫아야했고 행복한 신혼을 꿈꿨던 부부는 신혼방 하나 마련 못하고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금방 빠져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고난은 생각보다 깊고 끝이 없었다. 급기야 부부는 신용불량자의 상태에 이르렀고, 인생의 바닥에서 서로를 할퀴고 상처를 주며 감정의 골은 깊어졌다.
인생에서 가장 어두운 터널을 지나던 정연 씨에게 한줄기 빛으로 다가왔던 게 ‘6시 내 고향’이였다. 정연 씨는 시골버스에서 만난 할머니, 할아버지가 내밀어준 손을 잡았고 어르신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그 속에 담긴 인생의 희로애락 찾아갔다.
덕분에 마음을 다잡고 간간히 무대에 오르며 가수로서의 기량을 닦아나갔던 정연 씨. 남편 종원 씨도 10년을 매달렸던 요식업을 그만두고, 공연기획자로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끝날 것 같지 않던 좌절의 터널을 통과할 때쯤 태현이는 선물처럼 부부를 찾아왔다.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부모가 됐다.
'인간극장'에서는 국민 안내양 김정연 씨 부부의 늦둥이 육아일기를 전한다. <사진='인간극장' 캡처> |
◆부모님 전상서, 불효자는 웁니다
늦은 결혼과 늦은 육아로 정신없는 수년을 보낸 정연 씨. 이제는 ‘김정연’이라는 이름보다 ‘태현 엄마’라 불리는 게 편하다는 그녀지만, 태현이를 낳고 키우다보니 해가 갈수록 진해지는 것은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막내딸이 이혼 경력에 사업 실패, 심지어 9살의 나이차가 나는 남자와 결혼하겠다 찾아왔을 때 부모님의 격렬한 반대는 어찌 보면 당연했다. 결국 반대했던 딸의 결혼소식에 친정어머니는 딸과의 연을 끊었다.
엄마가 돼야 엄마의 마음을 안다더니, 태현이를 낳고 특히 부모님 생각이 간절했다. 몇 번을 눈물로 찾아간 친정집, 꽁꽁 얼었던 부모님의 마음이 조금씩 녹기 시작했다. 지금은 딸보다 손주의 재롱을 보기위해 딸의 집을 찾는다는 친정어머니. 8년여 만에 이룬 화해로 정연 씨는 기댈 데 없이 힘들었던 시절에 마침표를 찍었다.
부모님과 관계를 회복한 정연 씨를 보면, 종원 씨의 마음 한편이 쓸쓸해진다. 홀아버지 밑에서 자랐던 종원 씨가 한창 집을 떠나 방황하던 시절, 종원 씨의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는 사실은 시간이 지나도 종원 씨의 마음속에 응어리져 남아있다.
태현이가 태어나고 아이의 행동 하나에 울고 웃는 아빠가 된 종원 씨는 요즘 들어 부쩍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간절해진다. 다가오는 설 명절, 종원 씨는 생전에 아버지가 좋아하셨던 인삼주를 손에 들고 오랜만에 아버지의 산소를 찾는다.
◆김정연의 인생버스, 출발합니다~ 오라이!
하나에서 둘로 부부가 되고, 둘에서 셋으로 가족이 된 이들. 힘들던 시간 속에서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빈자리를 채워나갔다. 가족의 부재로 세상에서 명절이 제일 싫었다던 종원 씨도 이제는 양손가득 선물꾸러미를 들고 찾아갈 마음의 고향이 생겼단다.
설날이 오고, 오랜만에 한집에 모인 정연 씨 가족과 부모님. 누구보다 딸의 노래를 좋아하고 딸 자랑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는 정연 씨 부모님. 손자의 재롱과 더불어 ‘엄마~’하며 따르는 넉살좋은 막내사위의 애교가 이어지니 졸지에 아들 하나 더 생긴 기분, 입에서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가족’이 더해져 더 큰 ‘가족’의 애틋함을 안고 살아가는 지금, 정연 씨 부부는 이 모든 게 넝쿨째 굴러온 복덩어리 늦둥이 아들 덕분 같다.
어느새 네 번째 맞는 아들 태현이의 생일. 늦깎이 엄마는 아들 생일카드 하나 쓸 때도 돋보기가 필수란다. 올해 생일에는 시골버스 촬영일이 겹쳐 더욱 애틋한 마음. 힘들었던 시기에 선물처럼 찾아온 아이에 대한 사랑을 꾹꾹 눌러 담는다.
이제 ‘엄마’, ‘아빠’라는 명찰을 달고 다시 달리기 시작한 김정연, 종원 씨 부부의 행복버스 이야기는 ‘인간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정상호 기자(newmedi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