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조직문화 혁신 실험…직급에 따른 호칭 폐지, 복장 자율화
'디지털' 카드사로 전환 안간힘
[뉴스핌=이지현 기자] 카드사들의 일터가 바뀌고 있다. 복장을 자유롭게 바꾸고 직급 호칭을 없애는 등 자율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최근 ICT기업들이 각종 '페이' 서비스를 내놓으며 지급결제 시장에 진출하자, 디지털화에 나선 카드사들이 조직문화부터 유연하게 손보고 나선 것이다.
신한카드는 6일 사내 조직문화를 '스타트업' 방식으로 재구축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조직문화의 골자는 ▲ 호칭파괴 ▲ 유연근무제 도입 ▲ 복장 자율화 등이다.
기존 신한카드의 직급 체제는 팀장-부부장-차장-과장-대리-사원 등 총 6단계였다. 하지만 앞으로는 '매니저'와 '프로'로 단순화한다. 수직적 조직문화를 없애기 위해 수평적인 호칭을 도입한 것.
근무 시간도 유연하게 바뀐다. 일률적인 점심시간이 없어지고 근무 시간 중 본인이 정한 한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 유연근무제를 통해 10시까지 출근이 가능토록 했다. 정장이 대부분이었던 복장도 자율화된다.
이같은 혁신안은 올해 초 새로 출범된 디지털·글로벌 전담조직인 DT(Digital Transformation)부문에 시범적으로 적용한 뒤 전사에 확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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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는 디지털 사업본부에 '스타트업' 조직문화를 시범적으로 도입한다. <사진=신한카드> |
사실 신한카드 이전에도 여러 카드사들에서 근무 환경을 유연화하려는 움직임은 있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디지털 패러다임에 맞는 기업문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캐쥬얼 복장 규정을 도입하고 승진 연한을 철폐했다. 또 PPT보고와 발표를 금지해 보고 체계를 간소화에도 나섰다.
롯데카드도 지난 2015년 7월 신속한 의사결정과 수평적인 소통구조의 확립을 위해 '파트' 조직을 없앴다. 동시에 파트장(과장) 직급을 폐지함으로써 중간 결재라인을 줄였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업계는 이미 몇년 전부터 수직적인 직급체계를 단순화하고 복장을 자율화하는 등 조직문화를 바꾸는 시도들이 있어왔다"며 "이는 사회 트렌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카드업의 특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들어 가속화되는 카드업계의 변화는 ICT기업들의 지급결제 시장 진출과 연관이 깊다. ICT기업들이 각종 '페이' 서비스를 새롭게 출시하면서 기존 카드업계도 ICT기업처럼 디지털 기업으로 변화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
실제 카드사들은 조직에서 디지털 사업부문을 대폭 강화하기도 했다. 실제 현대카드는 지난해 9월 디지털 사업본부와 카드영업본부를 신설해 알고리즘·인공지능(AI)·블록체인 등의 디지털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신한카드도 올해 DT조직을 신설하고 산하에 AI및 디지털 신기술을 연구하는 'AI랩' 등의 전담 부서를 구성했다.
카드사들은 신설된 디지털 조직에 맞는 업무 환경을 만들고자 조직 문화 혁신에도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은 "글로벌 ICT기업들의 성공적인 디지털 혁신은 조직문화의 혁신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면서 "DT부문의 실험 성과를 바탕으로 이를 전사적으로 확대해 스타트업 조직문화를 갖춘 디지털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