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향후 5년간 부동산 침체 전망" 전년에 비해 크게 늘어
[뉴스핌=김선엽 기자] 국내 자산가들은 금융자산만 100억원이 넘어야 스스로 부자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은행 PB들은 부자 10명 중 5명은 세습을 통해 부를 일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0명 중 3명은 부동산 투자의 성공 덕분인 것으로 판단했다.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2일 발간한 '2017년 Korean Wealth Report'에 따르면 부자들이 생각하는 부자의 기준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기준(금융자산 10억원)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부자들은 금융자산을 최소 100억원 이상 보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평균도 100억원(중위값)이었지만, 가장 많이 언급된 기준 또한 100억원이었기에(응답률 46%), ‘100억원’은 부자들에게는 어느 정도 암묵적으로 합의된 기준인 셈이다. 반면 PB들이 응답한 부자의 기준은 금융자산 ‘50억원(중위값)’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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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에 따르면 부자들은 자산 중 부동산이 49.8%, 금융자산이 50.2%인 것으로 조사됐다. 어림잡아 총 자산이 200억원은 돼야 부자들은 스스로 설정한 부자의 조건을 충족한다고 보는 셈이다. 이번 조사는 하나은행 PB 고객 중 총 1028명의 설문 내역을 분석한 결과다.
부자가 되기까지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지만, PB들의 경험에 비춰보면, 약 49%는 부자들이 가업 또는 재산을 물려받아 현재의 부를 일궜다고 봤다. 그 다음으로는 부동산 투자의 성공(30%)이 주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했다. 반면 근로소득 및 사업소득을 통해 자산을 일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20%로 나타났다.
또 부자들 82%는 외화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금융자산 중 평균 5%(중위값 기준)를 외화금융자산(주로 외화예금 64%, 달러구조화상품 14%, 달러ETF 9%)에 투자하고 있었다.
특히 금융자산 규모가 클수록, 연령대가 낮을수록 적극적으로 외화금융자산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투자계획과 관련,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는 응답이 과반을 차지했으나(45%), 현재보다 비중을 늘리겠다는 응답이 32%로 비중을 줄일 계획이라는 응답(2%)에 비해 현저히 높은 응답률을 보여, 부자들의 상당수는 외화자산 투자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전망과 관련해선, 열 명 중 한 명만이 회복세를 예상했다. 향후 5년간 실물경기가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부자들의 42%는 완만하게 혹은 빠르게 침체될 것으로, 48%는 현 상태로 상당기간 정체, 10%는 완만하게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침체될 것이라는 전망은 직전조사 결과인 26%에 비해 상당히 상승한 수치이다. 특히 부동산경기에 대한 전망의 경우 과반수 이상인 56%의 부자들이 침체될 것으로 예상해 실물경기보다 더욱 어두운 전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직전 조사 34%). 이는 PB들의 답변도 마찬가지였다. PB들의 40%는 실물 경기 침체, 66%는 부동산 경기 침체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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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자들이 투자할 계획인 금융상품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부자들의 선호 1순위는 지수연계증권(ELS) 및 지수연계신탁(ELT)을 여전히 선호하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었다. 2순위는 단기 금융상품(1년 미만 정기예금, MMDA, CMA등)으로 불확실한 금융시장에 대비해 적정수준의 유동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3순위는 정기예금으로 직전 조사대비 선호도가 월등히 상승했으며, 다음으로는 외화예금으로 달러화 강세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어 선호도가 상승했다. PB들도 2017년 부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금융상품 1순위로 ELS 및 ELT를 꼽았으나, 주식형펀드, 외화예금, 부동산/대체투자펀드 순으로 부자들의 선호와는 조금 달랐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