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초중순까지 발행예정금액 1조원
연이은 오버부킹에 기업들 증액발행 검토
[뉴스핌=허정인 기자] 1월에 이어 2월에도 회사채시장이 분주하다. 미국 트럼프 새정부가 안정을 찾기 전에 서둘러 차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기관의 수요도 받쳐주고 있어 연일 오버부킹이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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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월 초부터 9일까지 파악된 회사채 발행예정금액은 1조500억원으로집계됐다. 내달 3일 SK브로드밴드가 첫 주자로 나선다. 이어 줄줄이 한화케미칼, LG이노텍, 기아자동차 등이 발행시장에 등판한다.
이중 SK브로드밴드와 한화케미칼, 호텔롯데는 이달 중 수요예측을 마쳤다. 지난 24일 SK브로드밴드(AA-)는 5년만기물 회사채 1000억원 어치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했고, 당일 35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이에 발행규모 확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케미칼과 호텔롯데는 전일인 25일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특히 한화케미칼(A+)은 3년만기물 400억원 규모 수요예측에 635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종전 수요예측 최고 기록인 10.75대1(SK인천석유화학)을 깨고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한화케미칼은 최대 1000억원까지 증액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롯데(AA+) 역시 1500억원 수요예측에 7700억원 어치 유효수요를 확보했다. 회사 측은 발행금액을 3000억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진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케미칼과 호텔롯데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오버부킹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작년 11월경부터 시장이 이르게 닫혀 기관의 회사채수요가 이연됐기 때문에 2월까지는 계속해서 오버부킹과 증액발행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전월과 마찬가지로 서둘러 차환 자금을 마련하는 곳도 늘었다. LG이노텍(AA-)의 경우 내달 500억원을 포함해 11월 1100억원의 회사채가 만기를 맞이하지만 1500억원의 차환자금을 미리 결정하기로 했다. 수요예측일은 오는 3일로 알려졌으며 각각 3년물 1000억원 규모 5년만기물 500억원 조달에 나설 예정이다.
이 외에 기아차(AA+)가 올해 11월 만기물량 1000억원에 대해 미리 차환 자금을 마련하고 하나에프앤아이(A-)와 오일허브코리아여수(A+)가 각각 올해 12월과 3월 만기에 대비해 앞당겨 회사채를 발행한다.
임정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금리가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보고 있는 시장의 컨센서스가 회사채 발행을 앞당기고 있다”면서 “트럼프 당선 직후 비교적 금리가 안정적일 때 발행을 서두르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수요예측에서 연일 대박이 나는 등 기업이 발행예정금액보다 규모를 증액하고 있기 때문에 2월 발행금액은 이보다 상당 폭 증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