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생활경제

속보

더보기

[인터뷰] 1000년 전통 서울酒 ‘삼해소주’ 장인의 35년 ‘술장이’ 인생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세차례 덧술로 100일간 빚는 45도주 명주, 북촌전통공방 삼해소주家 김택상 선생

[뉴스핌=전지현 기자] 고려시대부터 1000년 넘게 내려오며 서울을 대표하는 우리 술 '삼해주(三亥酒)'. 삼해주는 12간지 중 마지막인 해일(亥日, 돼지 날)에 세 번에 걸쳐 담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8호로 지정된 삼해주는 18도 약주(삼해주)와 45도 소주(삼해소주)로 나뉘어 현재까지 맥이 이어지고 있다. 

1993년 삼해소주 무형문화재로 지정받은 이동복 여사의 뒤를 이은 아들 김택상 장인. 그는 고려시대부터 이어진 명주를 알리기 위해 35년째 ‘술장이’ 외길을 걷고 있다. 그를 만나, 삼해소주에 빠져 사는 '술 인생' 역정을 들어봤다.

◆‘돼지=술’ ‘장=말’, 동물 피 농도 따라 만드는 날도 분류

"돼지는 느리죠. 우리 조상은 술도 음식의 하나로, 속전속결로 빚는 것이 아니라고 여겼습니다. 느리게 만들어 충분히 숙성시킨 뒤 조금씩 마신다는 의미로 ‘돼지 날’에 담갔죠."

김 장인은 해일(亥日)에만 제조하는 삼해소주를 ‘느림’과 ‘맑음’ 두 단어로 정의하면서, '느림'의 의미를 이같이 말했다. 삼해소주는 맵쌀과 찹쌀, 누룩을 주재료로 음력 정월 첫 해일(1월)에 담기 시작해 그 다음 해일(2월)에 재밑술하고, 3월 첫 해일에 덧술한다. 마지막 덧술을 1개월 이상 숙성시키면 삼해소주가 된다.

김택상 삼해소주 장인.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술이 완성되기까지 100일 이상 걸리기에 ‘백일주’, 정월 첫 해일에 담가 버들개지가 날릴 때쯤 마신다고 해서 ‘유서주’ ‘춘주’라고도 한다. 하지만 문헌에 많이 나오는 이름은 삼해주다.

왜 하필 돼지 날에만 술을 담글까. 여기에는 ‘맑음의 의미’가 담겨 있다. 김 장인은 “돼지 피는 선홍색으로 맑고 고우며, 말의 피는 탁하고 잘 엉긴다”면서 “선조들은 간장·된장·고추장은 탁하고 술맛은 맑아야 한다는 이유로 술은 돼지 날에, 장은 말 날에 담갔다”고 설명했다.

김 장인의 삼해소주 입문은 유년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머니 이동복 여사와 부친이 양조장을 운영할 당시, 그는 삼해소주를 눈동냥으로 배우고 코로 향을 느끼며 온몸으로 익혔다. 하지만 이렇듯 귀한 명주가 1990년대 초, 맥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

이 여사 자녀들이 삼해소주 후계자가 되는 데 난색을 표했기 때문이다. 가족 중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자, 어쩔 수 없이 당시 대기업에 다니던 20대 초반의 김 장인이 떠안게 됐다.

결심을 굳힌 그때, 희소식이 들려왔다. 삼해소주가 1993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것. 이후 김 장인은 어머니를 도와 행정업무 등을 진행했고, 1995년 직장을 정리한 뒤 본격적인 ‘술 인생’을 시작했다.

김 장인은 “고려시대부터 이어진 삼해소주 명맥이 일제 강점, 양곡 관리, 밀주 단속 등 어려운 시기에도 견뎌왔는데 후계자가 없어 끊기는 것을 손놓고 볼 수 없었다”며 “어머니는 며느리에게 물려주고 싶었지만, 술도 음식이어서 감각이 있어야 맛있게 만든다는 점이 내가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전통주, 옛 방식 그대로 재현하는 것”

김 장인의 35년 노력에도 불구하고 삼해소주가 서울 술인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다. 그 흔한 홈페이지조차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김 장인 개인수업 참가자들이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서 입소문이 번지기 시작했다. 김 장인은 지난 10여 년간 100여 명의 제자를 배출했다.

정식 후계자 수업을 받는 7명의 제자를 제외하고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주당 한두 차례씩 1~3시간에 걸쳐 삼해소주 제조법을 전수하는 중이다. 최근에는 외국인 참여도도 높다. 

김택상 삼해소주 장인.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김 장인은 “삼해소주에 관심 있고 맛과 제조법을 궁금해하는 이에게 제대로 알리기 위해 시작했다”며 “최근 젊은 층의 전통주 사랑에 일조하려는 것일 뿐, 앞으로도 소수 정예로만 운영해 진정한 술의 맛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주'. 인터뷰 내내 그의 입에서 이 단어가 끊이지 않았다. 현재 국내에는 국순당, 배상면주가 등 전통주 기업이 많다. 그가 거듭해 말하는 전통주와의 차이가 무엇일까.

김 장인은 “이들 기업의 술은 누룩 없이 만드는 술로 모방일 뿐 진정한 전통주가 아니다”라며 “전통주는 조상이 만들던 방식을 최대한 재현해 그 당시 맛을 복원하는 것이다. 전통주라는 이름을 사용하려면 수입 쌀, 첨가제 등을 사용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장인의 ‘전통주 철학’은 생활고를 동반했다. 삼해소주는 늦가을에 빚어 봄부터 1년 내내 마시는 탓에 생산량이 고작 월 400병(400㎖ 기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그는 “경제적 문제로 가족으로부터 비난받았을 때 힘들었다”며 “좋은 환경에서 술을 빚고 싶었지만, 월세가 밀려 3년 전 330.58㎡(100여 평) 규모 작업장에서 쫓기듯 이사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무형문화재 보유자를 단순 기능인 정도로 여기는 것도 그가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김 장인은 “정부 당국자들까지 삼해소주를 쉽게 만들고 별것 아닌 것처럼 여길 때가 많다”며 “정부에서 매월 120만~130만원을 지원하는 만큼 더 잘해야겠다는 사명감도 있지만 이런 취급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삼해소주를 조상이 만들던 때의 맛처럼 100% 복원해도 현대인들의 입맛과는 다를 수 있다”면서도 “무형문화재로 등록됐으니 명주 단계까진 온 것 같다. 최대한 복원해 국주를 넘어 세계 품평회에서 인정받는 술로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기내서 보조배터리 충전 전면 금지"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국내 항공사들이 항공기 객실 내 보조배터리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최근 기내에서 보조배터리 발화와 연기 발생 사고가 잇따르자 안전 조치를 대폭 강화한 것이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오는 23일부터 비행 중 보조배터리로 휴대전화를 충전하거나 보조배터리 자체를 충전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서울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출발층 에어부산 수속카운터 전광판에 보조 배터리 기내 선반 탑재 금지 안내문이 표시돼 있다. [사진=뉴스핌DB] 전자기기 충전이 필요할 경우 좌석 전원 포트를 이용하도록 안내했으며, 포트가 없는 기종은 탑승 전 충분히 충전할 것을 권고했다. 보조배터리 반입은 허용되지만 단자에 절연 테이프를 부착하거나 개별 파우치에 보관하는 등 합선 방지 조치를 해야 한다. 이로써 국내 여객 항공사 11곳 모두가 기내 보조배터리 사용을 제한하게 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등 대형사와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이미 금지 조치를 시행 중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사 사고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항공업계 전반으로 규제 강화 움직임이 확산되는 추세다. 항공업계는 운항 중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선제적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부 항공기에는 충전 설비가 충분하지 않아 승객 불편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syu@newspim.com 2026-02-20 15:23
사진
"하메네이 제거 후가 더 문제"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 "열흘 안에 결정하겠다"고 시한을 제시하고, 초기 단계의 제한적 선제공격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이란 정권이 실제로 붕괴할 경우 이를 대체할 뚜렷한 세력이 없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부를 겨냥한 군사 옵션을 선택할 경우 가장 큰 변수는 '그 이후'라고 지적했다. 최고지도자를 제거하더라도 누가 권력을 승계할지, 어떤 체제가 들어설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사진=로이터 뉴스핌] 전 이란 고위 관리 출신으로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는 반체제 인사 모흐센 사제가라는 "하메네이와 최고 지휘관들을 제거한다면 문제는 그 다음"이라며 "이란이 실패 국가로 전락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역시 최근 의회에서 복잡한 권력 이행 과정에서 미국이 협력할 상대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WSJ는 1979년 이란 혁명 당시와 현재를 대비했다. 당시에는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라는 구심점 아래 국내외 세력이 결집했지만, 지금은 그에 상응하는 상징적 지도자가 부재하다는 것이다. 이란 내부에서는 지난 10여 년간 선거 부정 의혹, 여성 인권 문제, 경제 위기 등을 계기로 반정부 시위가 반복돼왔다. 최근에도 "하메네이에 죽음을"이라는 구호가 등장하는 등 반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 시위는 명확한 지도부나 조직 체계를 갖추지 못한 채 산발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평가다. 해외 반체제 세력 역시 단일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시린 에바디는 하메네이 제거를 위한 표적 공격에 찬성 입장을 밝혔지만, 이란 내 정치 활동가들 사이에서는 군사 개입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가장 주목받는 해외 인사는 팔레비 왕정의 마지막 왕세자인 레자 팔레비다. 그는 세속 민주주의로의 전환을 주장하며 지도자로 나설 뜻을 밝혔지만, 부친 통치 시절의 정치적 탄압과 사회적 불평등을 기억하는 이란인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특히 쿠르드족과 아제르바이잔족 등 소수 민족 사회에서는 중앙집권적 통치에 대한 불신이 남아 있다. 좌파 성향의 이슬람계 반정부 단체 무자헤딘-에-할크(MEK)도 조직력을 갖추고 있지만, 해외 기반이 강하고 과거 이라크와 협력한 전력 등으로 국내 지지는 제한적이다. 일부 중동 및 유럽 당국자들은 하메네이 제거가 곧 체제 붕괴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보수 성향 인사들이 권력을 승계하거나, 오히려 더 강경한 체제로 재편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 의회 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등 강경 인물이 전면에 나설 경우 노선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1980년대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와 유사한 점진적 개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이슬람공화국 창시자의 손자인 세예드 알리 호메이니가 온건 성향 종교인들과 가까운 인물로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한적 타격을 시작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정권 교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이란은 권력 공백과 내부 분열에 직면하거나, 반대로 더 강경한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는 진단이다. wonjc6@newspim.com     2026-02-20 15:5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