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특별취재팀] 12일 서울 도심에서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민중총궐기대회'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도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2만명 넘는 병력을 총동원하는 등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가용 인원을 최대한 확보해 총 270개중대 2만5000여명을 서울 광화문, 시청광장, 경복궁 일대 등에 배치했다. 특히 이동 차량 확보를 위해 자체 보유한 이동 차량 외에도 전세버스 등을 투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12일 오후 5시20분 청와대 입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경찰들이 시위대의 진입을 막고 있다. <사진=특별취재팀> |
이처럼 경찰이 인력을 총동원한 것은 주최측이 최대 100만명의 시민이 집회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특히 이날 오후 3시께부터 경찰은 율곡로나 사직로 근처 등 청와대로 통하는 길목 대부분에 경찰 병력을 배치하고 버스 등을 세워 통행을 일부 통제하고 있다.
청와대로 통하는 자하문로 입구 경복궁역 사거리에는 경찰버스로 사람 한 명도 지나갈 수 없을 만큼 촘촘한 차벽이 세워졌고 이보다 높은 폴리스라인도 설치됐다. 경찰은 해당 폴리스라인 위로 '평화로운 집회, 성숙한 시민의식, 여러분이 지켜주세요!'라고 쓰인 플래카드도 설치했다.
이처럼 통행을 막으면서 자동차는 물론이고 도보를 통해 이동하는 시민들 역시 자하문로 방향으로 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찰은 이곳 주변에서 골목길 등을 통해서만 출입이 가능토록 통행로를 일부 통제하고 있다.
청와대로 들어서는 길목인 효자동 주민센터 앞에도 이미 오후 2시 30분쯤 차벽이 만들어졌고 경찰들이 속속 나타났다.다. 청와대 근처에 배치된 경찰들의 얼굴에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 긴장한 표정이 역력하다.
그러나 근처 상인들과 주변을 지나는 시민들, 외국인 관광객들은 이같은 경찰의 통행 통제에 불편을 토로하고 있다.
경복궁역 근처를 지나가던 한 시민은 "법원에서 통행할 수 있게 허락해 줬는데 왜 경찰이 길을 막고 있냐"며 큰 소리를 냈고 중국인 관광객 진기(24)씨도 "경복궁에 한복 체험 관광을 왔다가 통행 통제 때문에 한복을 반납하지 못하고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한국어가 서툴어 문의도 못하고 무슨상황인지 모르겠고 그저 무섭다"고 말했다.
근처 상인들 역시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경복궁역 앞 편의점에서 일하는 정예지(여·21세)씨는 "집회가 끝날 때 까지 차벽에 갇혀 도보로는 못나가고 나갈 수 있는 방법은 경복궁역 3호선 지하철을 타고 나가는 것 뿐"이라며 "이 근방 상점들은 경찰측으로부터 몇시에 길을 막고 몇시에 해제한다는 사전 예고를 받지 못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