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 및 태양광 증설로 세정가스 NF3 수요 급증
SK머티리얼즈, 중고 라인 인수로 입지 굳히기…경쟁사 효성 '자극'
[뉴스핌 = 전민준 기자] SK그룹이 지난해 11월 인수한 SK머티리얼즈(구 OCI머티리얼즈)가 경쟁사인 후성의 특수가스 생산설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13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SK머티리얼즈는 최근 후성의 울산공장 내 연산 600t규모 삼불화질소(NF3) 생산설비를 인수키로 하고 매입 시기, 형태, 금액 등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SK머티리얼즈와 후성 측은 "확실히 정해진 게 없다"고 전하지만, SK머티리얼즈가 이르면 이달 안으로 인수의향서를 작성해 내달부터 비공식적으로 후성 측과 협상을 벌일 것이라는 게 에너지업계의 중론이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서 접목되는 신기술이 NF3를 비롯한 반도체 소재 사용량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며 "SK머티리얼즈가 효성 등 경쟁사를 완전히 제치고 선두 굳히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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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3는 반도체나 LCD(액정표시장치), 태양전지 제조공정에서 이물질이 묻어 있는 장비를 세척하는 데 사용하는 특수 가스로, 올해 상반기 기준 세계 시장에서 SK머티리얼즈의 점유율은 40%로 1위다.
SK머티리얼즈의 연간 NF3 생산능력은 7500t이며, 이 중 경북 영주에서 연산 6500t, 중국에서 1000t을 생산할 수 있다. 이번 투자가 성사되면 SK머티리얼즈의 NF3 연산능력은 기존 3000t급 증설분과 합쳐 총 1만1000t이 된다.
NF3는 연초 중국이 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해 2025년까지 176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이후 세계적으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 올해 3분기 세계 시장에서 NF3 수요는 공급을 약 500t 초과하기도 했다.
이에 SK머티리얼즈는 중장기적으로 설비를 증설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상대적으로 투자비 부담이 적은 후성의 중고 생산라인 인수 검토에 나선 것이다.
종합 화학소재 기업인 후성은 지난 2007년 울산화학의 NF3 생산라인을 인수하면서 NF3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하지만 OCI머티리얼즈(현 SK머티리얼즈), 효성 등에 밀리며 결국 지난 2013년 12월 생산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냉매, 2차 전지소재, 무기불 화물 부문으로 사업영역을 전환했고, 이후 NF3 생산라인 존속 여부를 두고 지속 논의해 오던 터였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울산공장 NF3 생산라인을 처리하고 성장가능성이 풍부한 분야에 투자하는 것이 이득"이라며 "SK머티리얼즈과 효성이 상호간 윈윈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머티리얼즈의 이번 인수 추진과 관련 에너지업계에서는 경쟁사인 효성도 지켜보고 있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4위(점유율 11%, 연산능력 2000t)를 차지하고 있는 효성은 연초 총 3000억 원을 투자해 중국과 한국에서 NF3 생산 공장을 각각 신설 및 증설한다고 밝히는 등 해당 사업에 있어서 적극적이다.
이에 대해 효성 관계자는 "NF3의 판매단가는 t당 4500만원, 마진은 t당 2000만원인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차후 먹거리 인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현재로서 후성 인수를 검토하고 있거나 명확한 투자계획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