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한도 내 자유로운 인출 허용, 디폴트옵션제도 도입 등 건의
[뉴스핌=김지유 기자] 금융사들이 금융감독원에 퇴직연금 검사업무 운영방향을 제도 보완·개선을 위한 방향으로 운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퇴직연금 가입자 권익 제고에 적극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1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퇴직연금사업자 간담회'에 참석한 금융사들은 "퇴직연금은 제도 및 구체적인 업무기준이 마련된 역사가 길지 않다"며 "개별 사업자에 대한 제재보다는 퇴직연금제도 보완 및 개선을 위한 방향으로 금감원 검사업무를 운영해 달라"고 건의했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최근 신설된 연금검사팀은 전반적인 퇴직연금 제도 및 관행 개선에 초점을 두고 검사업무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다만 금감원은 퇴직연금 가입자 권익 제고 및 퇴직연금시장 질서 확립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한 업무절차나 관행에 대해서는 적극 시정하도록 지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퇴직연금, 외형적 성장에만 치우쳐… 불합리한 영업관행 개선
금감원은 특히 금융사들이 퇴직연금 가입자 보호에 소홀한 반면 외형적 성장에만 치우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태종 수석부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퇴직연금을 도입한지 10여년 지났음에도 국민의 노후안전판 역할 미흡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라며 "초반에 기업유치 등 외형적인 것에만 치우치다 보니까 그 동안은 금융사 입장에서 진정한 고객이라고 할 수 있는 가입자 권익제도 보호문제에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서 수석부원장은 "퇴직연금의 불합리한 영업관행을 개선하지 않으면 안될 시점에 와 있다"며 "퇴직연금의 외형적인 부분도 영업현장에서 어쩔 수 없는 현실이지만 가입자 권익 보호 측면에 앞으로 좀 더 관심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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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종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사진=금융감독원> |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말 기준 전체 상용근로자 중 퇴직연금 가입률은 5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연금수령은 계좌기준 1.7%, 금액기준 13.3%로 여전히 대부분의 국민들이 퇴직급여를 일시금으로 수령하고 있다. 또 총 적립금의 90.5%가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용되고 있어 수익률도 낮다.
이날 업계와 금감원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현재 금감원은 외부연구기관들은 ▲퇴직연금의 연금화 ▲디폴트옵션 제도 도입 ▲노후소득원 충당 방안 등 주제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일정한도 내 자유로운 인출 허용, 디폴트옵션제도 도입해야
업계 역시 일정한도 내에서는 퇴직연금 적립금의 자유로운 인출을 허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일정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개인형퇴직연금제도(IRP)의 적립금을 중도인출 할 수 있어 적립금의 일부가 필요한 경우에도 전액 해지하는 사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다만 잔여 적립금에 대해서는 연금 수령을 의무화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방법의 다변화·선진화를 위해 디폴트옵션제도의 도입을 건의했다. 미국 등 선진국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적립금에 대한 운용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일정기간 경과 후 자동적으로 적격 투자상품에 가입이 되는 디폴트옵션제도를 운영 중이다.
퇴직연금의 연금수령비율 제고를 위해 퇴직소득을 연금수령할 경우 적용되는 소득세 감면 혜택(현재 30%)의 폭을 확대하는 등 세제혜택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이날 업계 의견을 반영하고 공동연구 결과 도출된 방안에 대해 고용노동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협의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