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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놀랍도록 신선하거나 놀랍도록 허무하거나…'비밀은 없다'

기사입력 : 2016년06월23일 07:56

최종수정 : 2016년06월24일 15:24

[뉴스핌=장주연 기자] 선거가 보름 앞인 어느 날, 신예 정치인 종찬(김주혁)과 연홍(손예진)의 딸이 실종된다. 연홍은 딸의 행방을 찾기 위해 애를 쓰지만, 종찬은 선거에만 집중한다. 결국 연홍은 종찬을 비롯해 딸의 실종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는 이들에 분노하고 홀로 딸의 흔적을 추적한다. 그리고 딸이 남긴 단서들 속에서 충격적 진실과 마주한다.

유력한 후보, 사라진 딸, 15일간의 미스터리. 영화 ‘비밀은 없다’의 홍보 문구다. 문구도 제목도 정치 스릴러극이라고 오해하기 딱 좋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 있다. 이 영화를 만든 이는 박찬욱 감독의 제자이자 데뷔작 ‘미쓰 홍당무’(2008)로 충무로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던 이경미 감독. 영화는 감독의 색깔이 고스란히 묻어난 ‘이경미 표’ 복수극이다.

그간 본적 없는 이 복수극의 묘미는 ‘반전’에 있다. 한 곳에 힘이 실리면 다른 부분에서는 쉽게 풀릴 법도 한데 단 한 순간도 그렇지 않다. 이경미 감독은 이야기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도록 비틀고 또 비틀었다. 스토리상으로는 물론이거니와 기존의 스릴러나 복수극에서도 만날 수 없는 흐름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다소 실험적인(?) 요소가 등장, 당황할 수도 있으나 헛웃음보다는 기분 좋은 미소 쪽의 ‘새로움’이 감돈다. 그러나 이는 곧 B급 정서가 묻어있단 뜻이니 호불호는 갈릴 수도 있겠다.

속도감도 나쁘지 않다. 연홍이 딸의 과거를 찾아가는 흐름이 지루할 틈 없이 빠르게 흘러간다. 반전에 속도감까지 더했으니 스릴러라는 장르의 역할엔 충실한 셈. 다만 이야기가 절정에 다다르면서 속도감이 혼란스러움으로 바뀌어 영화의 구멍을 만든다. 수시로 전복되는 반전과 반전 사이를 매끄럽게 연결하지 못한 탓이다. 원래가 친절한 이야기가 아닌데 연결고리가 엉성하니 보는 이에 따라서는 개연성 자체가 떨어진다고 저평가할 수 있다.

반면 사회·정치적 메시지의 부재는 단점으로 보기 어렵다. 애당초 정치 스릴러가 아니니 사회·정치적 메시지는 녹인 게 없다. 당연히 읽을 게 없어야 맞다. 여기서 아쉬움을 느꼈다는 건 장르를 잘못 파악하고 영화를 본 관객의 잘못이다.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장점을 꼽으라면 연홍 역을 소화한 손예진의 열연이다. 그간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거치며 도전을 즐겨온 그지만, 한 번도 본 적 없는 얼굴로 또 스크린 앞에 섰다는 점이 놀랍다. 손예진이란 배우에게서 그런 모습(정의하긴 쉽지 않지만, 이를테면 ‘미쓰 홍당무’ 속 공효진과 같은)을 발견해 끌어낸 이경미 감독도 놀랍지만, 이를 노련하게 표현한 손예진은 더 없이 매력적이다. 감각적인 이미지나 극중 ‘지니와 오기’가 만들어내는 사운드 또한 의심할 여지 없는 플러스 요인이다. 

납득할 선에서 스포일러를 하나 해보자면, 이 영화의 초기 제목은 ‘불량소녀’였다. 그리고 시나리오 단계부터는 ‘행복이 가득한 집’으로 불렸다. 개봉을 앞두고 다시 제목을 ‘비밀은 없다’로 바꾼 이유는 지나치게 역설적이었기 때문이리라. 청소년 관람 불가. 23일 개봉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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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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