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주은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공사 대금 삭감 방침에 따른 국내 건설사들의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수주한 공사는 국제 관례상 재협상으로 대금을 깎는 것이 어려워서다. 더욱이 최근 2~3년간 국내 건설업계에서 '탈 중동' 바람이 불며 사우디 수주가 크게 줄어든 것도 이유로 꼽힌다.
다만 향후 사우디가 공사비 대금 지급을 늦출 수 있고 이같은 사우디의 방침이 UAE(아랍에미리트연방)등 중동내 다른 국가로 확산될 수 있는 점은 우려하고 있다.
16일 외신에 따르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각 부처 장관과 아람코를 비롯한 국영기업에 "예산 절감을 위해 아직 공사금 지급이 완료되지 않은 공공계약 금액을 최소 5% 이상 깎으라"고 요구했다.
발주 예정 공사는 대금을 줄이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사의 공사비도 재협상해 삭감하라는 게 이번 조치의 요지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서는 사우디의 이번 조치가 국내 건설사들에 미치는 타격은 적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 |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사우디 정부의 공사비 감액 결정이 국내 건설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사우디내 사업 수주 자체가 많지 않은데다 사우디 정부의 노림수와 달리 공사를 하고 있는 사업은 감액 대상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기존 공사와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을 것으로 해석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상당 부분 공사가 진척된 경우 공사비를 재협상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며 “그와 같은 전례도지금까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사우디 공사 비중이 줄고 있는 것도 이번 조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는 이유다. 실제 사우디내 공사 수주량이 절대적으로 줄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의 사우디 수주액은 '묻지마 수주'가 횡행했던 지난 2011년 166억달러(한화 약 19조8000억원)였지만 2013년 이후 큰폭으로 감소하며 지난해에는 36억달러(약 4조3000억원)으로 4년만에 78% 줄었다. 올해는 2월말까지 한 건도 수주를 하지 않은 상태다.
건설사들 개별적으로도 사우디 공사 잔액이 줄고 있다. 중동 지역에서 수주가 가장 많았던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공사 잔액이 5조5000억원이다. 중동에서 손실을 많이 봤던 대림산업은 지난 2012년 2조원에 달했던 공사잔액을 5000억원 수준으로 줄였다. 대우건설도 사우디아라비아에서만 5000억원 가량 건설 잔액이 남아있다.
중동 공사 잔액이 점차 줄고 있는데다 신규 수주도 적은 만큼 사우디 정부의 공사비 절감 대책이 어떤 식으로 시행돼도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란 업계의 분석이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저유가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중동에서 발주 자체가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일이 많아 국내 건설사들은 이미 해외 수주를 중남미나 동남아로 확대하는 등 대응하고 있다”며 “신규 수주가 많지 않아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건설사들은 사우디 정부가 공사비 절감 자구책을 시행하면서 대금 지급을 연기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신규 수주시 계약금액이 낮아질 수 있어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선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사우디 정부에서 대금 지급을 미루게 되면 다른 프로젝트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대금 지급이 지연되면 즉각 대응할 방법이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신규 수주시 계약 단가를 낮추는 것은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며 “하지만 최근 건설사들은 무조건 수주가 아닌 수익성을 고려한 선별 수주를 하고 있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