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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다큐멘터리 3일’은 24일 오후 10시40분 ‘가죽 만지는 사람들-신설 가죽 종합시장’ 편을 방송한다. <사진=다큐멘터리 3일> |
'다큐멘터리 3일' 가죽의 천국 '신설 가죽 종합시장'…젊은층 투입되며 새바람
[뉴스핌=대중문화부] KBS ‘다큐멘터리 3일’은 24일 오후 10시40분 ‘가죽 만지는 사람들-신설 가죽 종합시장’ 편을 방송한다.
이날 ‘다큐멘터리 3일’에서는 가죽에 청춘을 바치고 한 땀 한 땀 가죽에 인생을 새기는 '신설 가죽 종합시장' 사람들의 3일을 카메라에 담았다.
성수동과 함께 ‘가죽의 메카’로 불리는 신설 가죽 종합시장에는 소가죽과 양가죽, 돼지가죽은 물론 구하기 힘든 악어가죽, 뱀가죽 등 없는 가죽이 없을 정도다. 게다가 가죽공예에 필요한 부자재와 공구까지, 가죽에 대한 모든 것을 원 스톱으로 구매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신설 가죽 종합시장이다.
1970년 대 공장에서 가죽제품을 생산하고 남은 잉여 가죽을 덤핑으로 팔면서 형성된 신설 가죽 종합시장. 한때 수출산업의 한 축을 이끌며 한국 경제발전에 기여했던 가죽 산업이었지만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사양길로 접어들었고 신설 가죽 종합시장도 쇠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가죽 공예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전국 각지의 젊은이들이 이 시장을 찾기 시작했다. 그 덕분에 신설 가죽 종합시장은 조금씩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붓글씨로 쓴 듯한 간판, 헤지다 못해 지워져버린 간판 등 40년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신설 가죽 종합시장. 이곳에 위치한 150여 곳의 상점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바로 악어가죽, 뱀가죽 등 특수 피혁을 다루는 박정봉 사장의 가게다.
젊은 나이에 다녔던 회사에서 수입한 가죽 원단의 설명서를 보면서 가죽 공부를 했던 박정봉 사장. 그렇게 가죽에 발을 들인지 35년, 그는 이 시장에서 가죽 박사로 통한다.
그의 가게를 찾는 젊은 손님들은 물론 학생들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가죽에 대한 전문지식을 알려주는 박정봉 사장은 가죽을 팔고 가죽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그것에 대해 모르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오늘도 열심히 ‘가죽 강의’를 한다.
30년간 신설 가죽 종합시장에서 재단 집을 운영 중인 이한신 사장도 어린 나이에 가죽의 길로 들어섰다.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단돈 250원을 들고 고향인 제주도에서 서울로 올라온 이한신 사장. 지인 밑에서 가방 만드는 기술을 배운 것이 평생의 밑천이 되어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게 된 그는 이곳에서 자식을 키워내고 집까지 마련했다.
비록 여전히 사양길을 걷고 있는 가죽 산업의 명맥을 간신히 이어가고 있지만 가죽에 청춘을 바친 이들의 인생은 이곳에서 가죽과 함께 깊이를 더해가고 있다.
◆가죽시장에 새바람이 불다
유난히 추운 올겨울만큼 꽁꽁 얼어붙은 가죽 산업. 그러나 최근 가죽 공예의 매력에 빠져 시장을 찾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면서 이곳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신설 가죽 종합시장의 한 공방에서 일을 도우면서 수업을 수강 중인 오승우 수강생은 비교적 어린 나이에 가죽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아직 대학생의 신분인 그는 군대를 제대하고 미래에 대해 고민을 하던 중에 알게 된 가죽 공방에서 자신의 꿈을 찾았다.
결코 쉽지 않은 길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제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일이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한다는 오승우 씨의 꿈은 언젠가 자신이 만든 가방을 많은 사람들이 메고 다니는 것이다.
오래된 간판으로 그득한 이곳에 얼마 전, 젊은 여자 사장님이 가죽 공방을 열었다.
20대의 어린 나이에 오빠와 함께 가방 부자재의 유통·판매를 시작해 여기까지 오게 됐다는 김운해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한 푼이라도 돈을 아끼기 위해 점심을 가장 싼 백반으로 해결하며 치열한 20대를 보낸 김운해 사장은 작년 가을에 독립해 이곳에 공방을 차렸다.
오승우(25) 씨는 “지금 처음으로 상표 등록까지 신청한 상태예요. 제가 이 일을 시작하면서 새로 배우는 게 정말 많아요. 일단 재봉틀 사용하는 법, 칼 잡는 법 다 새로 배우니까 그냥 살아있는, 그런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라며 활짝 웃었다.
한편, KBS ‘다큐멘터리 3일’은 매주 일요일 오후 10시40분에 방송된다.
[뉴스핌 Newspim] 대중문화부 (newmedi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