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필두 민간 소비 중심 경기 회복
유가 및 중국 충격 상대적으로 낮아
[뉴스핌=황숙혜 뉴욕 특파원] [편집자] 이 기사는 1월 6일 오전 4시 15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중국 증시의 폭락과 뉴욕증시에 대한 잿빛 전망 속에 유럽에 대한 기대가 날로 고조돼 주목된다.
이미 글로벌 유동성은 지난해부터 이머징마켓과 미국을 떠나 유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올해 글로벌 증시가 험로를 연출할 것이라는 우려에도 유럽이 유망주로 꼽히는 이유는 뭘까.
황소상 <출처=블룸버그통신> |
투자 자금을 유럽으로 몰아가는 동력으로 유럽중앙은행(ECB)을 빼놓을 수 없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제로금리 정책을 종료한 데 반해 ECB는 월 600억유로 규모의 자산 매입을 연장하기로 한 데다 추가 확대 가능성을 열어 둔 상태다.
금융위기 이후 뉴욕증시의 장기 강세장이 연준의 부양책과 무관하지 않았던 것처럼 ECB가 방출하는 유동성 역시 유럽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관심을 끄는 부분은 유럽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매수 근거가 경제 펀더멘털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과 비교할 때 유럽의 상대적인 매력이 더욱 부각된다는 주장이다.
먼저 유가 약세에 따른 충격이 미국에 비해 작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주장이다. BP를 포함해 유럽에도 에너지 기업이 없지 않지만 유가 폭락에 고사 위기에 처한 에너지 섹터를 찾기 어렵다고 투자자들은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뉴욕증시가 유가 등락에 강한 동조 현상을 보인 것을 기억하는 투자자들은 이 같은 차이를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
이와 함께 유로존 경제 성장의 무게 중심이 가계 소비로 옮겨가고 있다는 데 투자자들은 주목하고 있다. 상품 가격 하락과 고용 회복, 여기에 ECB의 부양책이 소비를 진작시킬 여지가 높고, 이에 따라 경제 펀더멘털과 금융시장이 훈풍을 낼 것이라는 기대다.
유로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실제로 유로존 성장 엔진으로 꼽히는 독일의 지난해 민간 소비가 2%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5년래 최고치에 해당한다.
독일의 고용 회복과 동시에 임금 상승이 상대적으로 강하고, 대기업 경기 신뢰를 나타내는 이포지수가 지난해 4분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기업 부문의 움직임도 고무적이다.
도이체방크는 독일의 가처분소득이 올해 3%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회복이 유로존 전반에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의 위안화 추가 절하나 주식시장 급락 가능성이 잠재 리스크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이에 따른 직접적인 충격의 강도 역시 미국 증시에 비해 낮다는 것이 투자가들의 판단이다.
5일(현지시각) 미국 증시에 대해 ‘비중축소’ 의견을 제시한 씨티그룹은 영국을 제외한 유럽 증시에 대해 ‘비중확대’를 권고했다.
기업 이익 모멘텀이 뉴욕증시의 경우 꺾인 데 반해 유로존은 회복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씨티그룹의 판단이다.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의 약세가 상당 기간 추세적으로 이어질 여지가 높고, 이는 유로존 기업에 쏠쏠한 반사이익을 챙겨 줄 것으로 월가는 예상하고 있다.
다만, 유로존의 경제 개혁이 여전히 진행중이며 넘어야 할 구조적 난관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는 없다고 투자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