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수호 기자] 국내 최대 정보 보안업체 안랩이 계속된 실적 부진으로 만년 2위 SK인포섹에 선두 자리를 뺏길 위기에 처했다.
당장 3분기 누적 매출액에서 SK인포섹에 뒤지고 있는 만큼,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국내 보안업계 선두 자리가 뒤바뀔 것이라는 분석이다.
31일 IT 업계에 따르면 국내 2위 보안업체 SK인포섹이 3분기 누적 매출 1064억원을 기록하며 880억원에 그친 안랩을 밀어내고 업계 1위 자리에 올랐다. 4분기에도 안랩이 뚜렷한 사업 성과를 보이지 못해 이변이 없는 한 SK인포섹이 연 매출 1위에 오를 공산이 커졌다.
안랩은 지난 2012년 12월 국내 보안업계 최초로 1000억원 매출을 돌파한 이후, 줄곧 선두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외산기업들의 공세 속에서 기술 경쟁에 뒤쳐지며 어느덧 SK(주) C&C의 자회사인 SK인포섹에 선두자리를 내주게 생겼다.
안랩의 이 같은 부진은 예고된 결과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실제 안랩은 국내 최대 규모의 보안업체 자리를 수년간 지켜왔음에도 올해 3분기 해외 매출 비중이 2%대에 그치며 지난 3년간 가장 낮은 비중을 보였다. 시큐아이, 읜스, 지니네트웍스 등 후발주자들이 두 자릿 수 이상의 글로벌 매출 비중을 올리는 것과 정반대 행보다.

문제는 이 같은 글로벌 사업 부진이 해가 지날수록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안랩의 글로벌 매출 비중은 지난 2012년 6% 수준이었지만 올해 들어 1/3 수준까지 하락했다. 당장 내년에도 북미 사업 철수설이 제기된 만큼, 사업 여건이 좋지 않아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요원하다.
그렇다고 국내시장이 탄탄한 것도 아니다. 안랩은 글로벌 시장 대신 V3 백신을 중심으로 한 솔루션 판매와 컨설팅, 관제 서비스 판매에 중심을 두고 내수 시장 지키기에 공을 들여왔다. 다만 이 과정에서 자체 기술 개발보다는 외산 솔루션을 대거 가져다 사용해, 기술 혁신에서 도태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샀다. 중장기적인 비전 대신에 단기 실적 개선에만 몰두해왔다는 지적이다.
모바일 시대에 접어들며 중요해진 인지도 부문에서도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들어 인텔시큐리티의 보안앱이 안랩의 V3를 밀어내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에 탑재됐다. 안랩에게 가장 큰 거래처 두 곳이 등을 돌린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안랩은 오너인 안철수 의원(무소속)의 신당 창당에 힘입어 한달 새 주가가 2배 가까이 급증했다. 투기에 몰두하는 세력들이 회사의 비전 대신 오너 이슈를 믿고 주주로 진입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안랩이 자체 기술 개발보다는 외산 업체들과 제휴를 강화해 묶음 판매 형태로 영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라며 "업계 맏형으로 기술 혁신에 나서는 모습 대신, 단기 수익 개선에만 집중해 업계의 전반적인 성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