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라이브
KYD 디데이

[씨네톡] 산이 아닌 사람을 말하다 '히말라야'

기사입력 : 2015년12월10일 08:00

최종수정 : 2016년02월05일 19:05

[뉴스핌=장주연 기자] “그래, 내려오자. 내려가서 집에 오자.” 

해발 8750m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데스존. 인간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은 신의 영역에 동료가 묻혀있다. 산 아래 하나였고, 또 다른 가족이었던 사람들. 그토록 좋아했던 산에서 생을 마감한 후배의 시신을 찾기 위해 기록도, 명예도, 보상도 없는 가슴 뜨거운 여정이 스크린 위에서 되살아난다. 

영화 ‘히말라야’는 엄홍길 대장과 휴먼원정대의 실화를 그대로 옮긴 작품이다. 1989년 두 사람의 첫 만남부터 2005년 차가운 히말라야에서 재회한 그 날까지의 이야기를 모두 담았다. 각색과정에서 추가된 부분이 있으나 전체적인 줄기는 실화와 이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따랐다.

시작은 황정민의 내레이션이다. 다큐멘터리 분위기가 물씬 나는 도입부다. 하지만 영화는 금세 제 색깔을 찾는다. 큰 갈등 없는 무난한 전개가 제법 오래 펼쳐져 지루할 법한데 객석 곳곳에서는 웃음소리가 들린다. ‘댄싱퀸’ ‘해적:바다로 간 산적’의 이석훈 감독은 특유의 유머감각을 곳곳에 녹여 재미를 챙겼다.

물론 포인트는 웃음이 아닌 휴머니즘이다. 주요 사건뿐 아니라 모든 신에서 이들의 의리와 우정이 묻어난다. “사람이 없으면 산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김원해의 대사처럼 정상을 향하는 이들의 한 걸음 한 걸음을 통해 영화는 대가 없는 우정과 의리가 여전히 존재하며, 사람보다 소중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말한다.

걱정했던 영상미도 만족할 만하다. 물론 지난 9월 개봉한 ‘에베레스트’에 비하면 많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시사 후 객석에서는 “어떤 장면이 영월 채석장에서 찍은 거냐”는 물음이 나왔을 정도였다. ‘히말라야’는 네팔 히말라야와 프랑스 몽블랑, 강원도 영월과 경기도 양주 채석장에서 촬영했다. 그러니 여기에 더할 설명은 필요 없어 보인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구태여 입을 뗄 필요가 없다. ‘쌍천만 배우’ 황정민은 엄홍길 대장을 완벽하게 그려내며 영화를 무리 없이 끌고 나간다. 의외로 놀란 이가 있다면 정우다. 그의 연기력을 깎아내리는 건 아닌데 사실 박무택을 연기할지라도, 그 무리에서 크게 눈에 띌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우는 기대 이상의 존재감을 발휘한다.

조성하, 김인권, 라미란, 김원해, 이해영, 전배수 등 휴먼원정대와 황정민의 아내를 맡은 유선의 연기는 탄탄하다. 스크린 밖에서의 호흡이 정말 고스란히 묻어난다. 특히 이들 중에서도 정우의 연인이자 아내를 열연한 정유미의 활약이 놀랍다. ‘로코퀸’ 정유미는 이 산악 휴먼드라마를 기어이 (물론 자신의 장면에서만)로맨스로 만들어낸다.

덧붙이자면 중간중간 등장하는 아름다운(?) 대사에 간혹 손발이 오글거릴 수는 있다. 하지만 그들의 삶이 영화보다 더 영화 같으니 별수 없지 싶다. 오는 16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CJ엔터테인먼트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李정부 국정 5개년 책자 나왔다 [서울=뉴스핌] 윤채영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이 담긴 책자가 발간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날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에는 123대 국정과제에 대한 주요 내용과 구체적인 입법 방향 등이 담겼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8.13 photo@newspim.com 국정기획위원회가 지난 13일 1호 과제로 발표한 개헌에는 대통령 권력 구조 개편도 포함됐다. ▲4년 연임제 및 결선투표제 도입 ▲감사원 국회소속 이관 ▲대통령 거부권 제한 ▲비상명령 및 계엄 선포 시 국회 통제권 강화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도입 ▲중립성 요구 기관장 임명 시 국회 동의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명시했다. 또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 등 헌법 전문 수록과 검찰 영장 청구권 독점 폐지, 안전권 등 기본권 강화 및 확대,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을 위한 논의기구 신설, 행정수도 명문화 등이 개헌 과제로 포함됐다.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법 개정도 추진된다.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재외국민 투표 관련 규정을 개정해 국민투표법 위헌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개헌 찬반 투표는 2026년 지방선거나 2028년 국회의원 선거 때 실시하겠다고 명시했다. [서울=뉴스핌]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 2025.8.20 ycy1486@newspim.com 이번 책자에는 국정기획위가 지난 13일 대국민보고대회에서 공개한 123대 국정과제보다 훨씬 세부적인 내용이 담겼다. 당초 국정위는 이날 국정운영 5개년 계획도 공개하려 했다가, 돌연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비공개 결정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위 소속으로 활동했던 한 위원은 뉴스핌과 통화에서 "갑자기 보안을 강조하면서 내부 자료는 절대 공개하지 말라고 했다"며 "이유는 모른다"고 전했다.  ycy1486@newspim.com 2025-08-20 15:55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