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진성 기자] 건국대학교 동물생명과학에서 발생한 집단폐렴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방선균(Saccharopolyspora rectivirgula)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방선균이 감염에 의한 염증으로 보고되는 국내 첫 사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방선균은 알레르기에 따른 면역반응에 나타나는 것으로만 알려졌다.
방선균이 감염통로로 확산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한 건국대학교의 실험실 안전관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동물생명과학대학 연구원들이 실험실에서 금지돼 있는 식사와 간식, 취침 등을 지속적으로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환기 시스템도 지난 2013년 이후 가동이 중단돼 감염의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안전불감증 논란이 불거질 조짐이다.
질병관리본부와 민간조사자문단은 8일 오전 11시 세종시 보건복지부 청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건국대 실험실 사료와 환경, 환자의 검체에서 방선균으로 추정되는 미생물이 검출됐다"면서 "임상적 소견과 병원체 검사 결과에 따라 방선균을 집단 폐렴의 의심 병원체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확인된 방선균의 인체 감염은 그간 국내에서는 보고가 없었다. 해외에서도 극히 드문 사례다. 기존에 알려진 방선균에 의한 알레르기 면역반응이지만 이번 사례는 감염에 의한 염증으로 추정하고 있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가장 가능성이 큰 원인균으로 방선균을 지목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통상적인 노출과 달리 실험실이라는 폐쇄적 공간에서 다양한 유기분진 내 미생물에 의한 복합발생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연구원들이 실험 과정에서 방선균뿐만 아니라 미생물과 유기분진, 화학물 등 다양한 오염원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양 본부장은 "방선균 하나만 작동했는지, 다른 진균과 복합적으로 작동한 것인지 동물실험을 통해 병리적 규명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질본은 앞으로 원인 규명을 위해 실험용 쥐를 통한 폐 조직 비교 등 동물 실험을 진행하며, 소요시간은 약 3개월 가량 걸릴 예정이다.
아울러 질본은 건국대가 실험실 안전관리에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병원체가 환기 시스템을 통해 전파된 것으로 추정된데 따른 것이다.
질본과 자문단은 해당 건물 내 가스 확산 실험 결과, 해당 건물 5층에서 가스가 발생하면 5∼7층까지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층에는 동물 사료 개발 관련 실험실이 몰려있다.
양 본부장은 "사료를 많이 취급하는 실험환경에서 곰팡이와 세균 등 유기분진과 관련된 병원체의 증식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가동이 중단됐던 환기 시스템을 통해 타 실험실 근무자에게 확산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앞서 건국대 동물생명과학대학에서는 지난 10월19일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 환자 55명이 발생했다.
환자는 모두 동물생명과학대 건물 실험실 근무자로 전체 실험실 근무자 254명의 21.7%에 달한다.
환자들은 발열(37℃ 기준)과 함께 흉부방사선상 폐렴 소견이 확인돼 격리치료를 받고, 지난달 초 모두 퇴원했다.
질본과 조사단은 앞으로 원인 물질에 반복노출 될 경우 다시 발병할 가능성이 있는만큼 환자에 대한 모니링터링은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동물생명과학대학 건물 재사용에 대해서도 안전성을 먼저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양 본부장은 "내년 3월 새학기 시작 전까지 건물 내 오염원을 모두 제거하고 내부 전체를 소독하는 등의 작업을 완료한 후 건물을 재사용하도록 할 방침이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질본은 건국대에 ▲건물 내부 전체 소독 및 집진 ▲급기 공조 시스템 상시 가동을 위한 효율적 급기 공기 가열설비 마련 ▲사료 분쇄 및 처리 전용 실험실 지정 관리 ▲실험실내 흄 후드 상시 가동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 마련 등을 갖추도록 할 계획이다.
양 본부장은 "이번 사례를 계기로 교육부와 미래창조과학부 등 실험실 안전관리 담당 부처와 협의체를 구성‧운영할 계획이다"면서 "대학 실험실의 안전환경 개선방안 마련을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