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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검은사제들” 단순하지만 강렬하고 낯설지만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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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검은사제들’에서 환상의 호흡을 보여준 배우 강동원(왼쪽)과 김윤석 <사진=CJ엔터테인먼트>

[뉴스핌=장주연 기자] 한 소녀(박소담)는 뺑소니 교통사고 이후 의문의 증상에 시달린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김신부(김윤석)는 모두의 반대와 의심 속에 소녀를 구하기 위한 계획을 준비한다. 이런 김신부를 도울 사제로 선택된 이는 신학생 최부제(강동원). 두 사람은 소녀를 구하기 위해 모두의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예식을 시작한다. 

영화 ‘검은 사제들’은 지난해 국내외 영화제를 휩쓴 단편 ‘12번째 보조사제’의 장편 버전이다. 장재현 감독은 자신의 원작 그대로 기독교 비밀단체 장미십자회가 좇는 12형상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카톨릭의 엑소시즘을 다뤘다. 그간 기존 한국 영화, 특히 상업 영화 장르에서는 볼 수 없었던 터. 소재 면에서 굉장히 신선하다.

특히 사제의 구마의식 장면을 후반 40분에 걸쳐 진행했다는 점이 놀랍다. 게다가 명동 한가운데 있는 초라한 다락방에서 이뤄지는 이 장면은 제한적 장소와 달리 굉장히 강렬하다. 배우들의 연기와 장재현 감독의 연출이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발휘하며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신선하면서도 낯선 이 상황에 매료되는 건 순식간이다.

여기서 가장 큰 공을 세운 이를 꼽자면 박소담이다. 최근 ‘경성학교’ ‘베테랑’ ‘사도’ 등에 연이어 출연하며 충무로 기대주로 급부상한 그는 이번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자신 이름 석 자를 제대로 각인시킨다. 쟁쟁한 선배 김윤석, 강동원에게도 밀리지 않는다. 특히 몸을 아끼지 않는 신들린 연기나 다양한 목소리 연기는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영화 ‘검은사제들’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신예 박소담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전우치’(2009) 이후 재회한 강동원과 김윤석의 합은 말해 무얼 하겠는가. 예상치 못한 박소담의 열연 탓에 두 사람이 묻히는(?) 감은 있지만, 이들이 받쳐줬기에 박소담이 더 살아났다는 사실을 부정할 이는 없다. 강동원과 김윤석은 강약을 조절하는 연기로 극의 긴장감을 자아내는 것은 물론, 캐릭터에 현실적 매력을 불어넣어 크고 작은 웃음을 안긴다. 

종교적 색깔이 강하지 않겠냔 걱정도 필요 없어 보인다. ‘검은 사제들’을 파고들면 우리네 이야기이기 때문. 구마 의식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사실 영화는 어떠한 보상도 없이 오직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인간의 아름다운 그린 휴먼 드라마에 가깝다. 동시에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한 신학생의 성장 드라마이기도 하다. 

결국 말하고자 하는 바도 거창하고 종교적인 것이 아닌, 선이 악을 이길 수 있다는 간단하고 명확한 진리다. 다만 이러한 주제 때문인지 엑소시즘이라는 소재 자체가 주는 공포감은 덜하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느꼈던 공포를 원하는 관객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래도 한국 무속을 등장시켜 한국적 색깔을 입혔다는 점에서 차별점은 확실하다.

영화 ‘검은사제들’에서 최부제를 열연한 배우 강동원 <사진=CJ엔터테인먼트>

덧붙이자면, 강동원의 움직이는 화보(?)도 강점이라면 강점이다. 예고됐던 대로 사제복을 입은 강동원은 ‘검은 사제들’의 신의 한 수. 러닝타임 내내 몰입도가 절대 깨질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도 곳곳에 숨어있는 강동원의 보너스 컷에 있다. 조금 과장하자면 ‘늑대의 유혹’ 못지않은 비주얼 충격이다. 오는 5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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