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정부가 1994년 이후 지배구조 투명화를 위해 대기업집단의 지주회사 전환을 유도하고 있지만 10대그룹 중 4곳만이 이에 따랐다. 공정거래법상 금융사를 보유하거나 순환출자가 있으면 지주회사 전환이 안돼 나머지 6개 그룹이 묶여있다.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롯데그룹 등 6곳은 금융사를 분리하거나 순환출자 해소에 비용이 너무 커 엄두를 못내고 있다.
◆ 10대그룹 중 SK·LG·GS·한진 4곳 불과
29일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정재찬)가 발표한 '2015년 지주회사 현황'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국내 지주회사 수는 140개(대기업집단 소속 30개)로 전년(132개)대비 8개 늘었다.
하지만 대기업집단 중 지주회사로 전환한 곳은 15곳으로 지난해와 같았다. 한진과 한라 2곳이 지주회사로 신규 전환했지만 두산(지주회사 두산)과 대성(지주회사 대성합동지주) 2곳이 지주비율 하락으로 다시 제외됐다(그래프 참조).

특히 총수있는 대기업집단은 41곳 중 27곳이 아직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 주력계열사가 금융사이거나 복잡한 순환출자를 형성하고 있어 막대한 해소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7개 대기업집단 중 16개 집단이 111개 금융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고, 8개 집단이 303개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10대 그룹 중 삼성과 현대차, 롯데, 현대중공업, 한화, 두산 등 6곳이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못하고 있다.
김정기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중소형 지주회사와 달리 대기업집단의 지주회사 전환이 계속 정체되고 있다"면서 "특히 금융사를 보유하거나, 순환출자가 형성되어 있는 대기업집단이 부진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 정부·여당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 불가피"
이에 대한 해법으로 공정위는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중간금융지주회사는 기업집단 내에 금융사와 비금융사를 구분해 각각의 중간지주회사를 두는 방식이다. '금산복합' 기업집단이 자체적으로 금산분리를 실현할 수 있도록 우회적인 길을 열어주기 위한 것이다.

이 같은 취지를 반영해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이 2012년 9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현재 국회에서 계류중이다.
당초 금산분리 취지와 달리 대기업에 금융사 보유를 편법적으로 허용해 준다는 점에서 야당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지만, 정부와 여당은 현실적으로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대기업 집단의 소유구조를 투명하게 만들기 위해 중간금융지주회사법이 빨리 도입돼야 한다는 점에 정부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 공정위, 지주회사 체제밖 계열사 공시의무 강화
대기업집단의 또 다른 문제점은 지주회사로 전환한 후에도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금융사를 지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주회사로 전환한 대기업집단 중 8곳이 10개의 금융사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이들 금융사는 대부분 지주회사 체재 밖에서 총수일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표 참조).

지주회사 밖에서 계열회사를 가장 많이 보유한 집단은 GS(39개)이며, 한진(26개), LS(23개), SK(19개), CJ(16개) 순이다.
체제 밖 계열회사 167개 중 51개사는 공정거래법상(제23조)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율' 대상에 해당된다. 공정위는 이에 대한 공시의무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기업집단이 지주회사 전환 후에도 체제밖 계열사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현황 공시제도를 도입해 시장감시를 통한 자발적인 소유구조 개선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제시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