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방향에 대한 의결문’을 심의 가결..미·일과 달라
[뉴스핌=김남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의결하는게 아니다.”
웬 도발적 언급이냐고?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맞는 말이다.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게 아니라 ‘통화정책방향에 대한 의결문’을 심의, 찬반을 의결하고 있을 뿐이다. 즉 금통위 의장이자 한은 총재인 현 이주열 총재가 금통위때면 의사봉을 두드려 결정하는 것은 기준금리 결정이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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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월11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형석 사진기자> |
실제 가장 최근에 공개된 9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5) 토의결론에서 ‘위와 같은 위원별 의견개진 내용을 종합, 위원들은 만장일치로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함’ 이라고 돼 있다. 이어 나오는 (6) 심의결과에서 비로서 ‘앞서의 토의결과를 반영하여 다음과 같이 통화정책방향에 대한 의결문을 작성, 위원 전원 찬성으로 가결하였음’이라고 명시된다. 이후 의결사항으로 통화정책방향을 다음과 같이 결정한다고 돼 있다.
최근 금리변동이 있었던 6월 금통위 의사록도 (5) 토의결론에서 ‘위와 같은 위원별 의견개진 내용을 종합, 위원들은 다수결로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하였음’ 이라 밝힌다. 이어 (6) 심의결과에서 ‘앞서의 토의결과를 반영하여 위원들은 다수 의견이 반영된 구체적인 의결문안을 작성하였음. 의결문 작성·가결(다만, 문우식 위원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는 것에 대해 명백히 반대의사를 표시하고 현 수준에서 유지할 것을 주장하였음)’ 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어 9월 금통위와 같이 의결사항이라고 해서 통화정책방향을 다음과 같이 결정한다는 순이다.
결국 금통위가 의결하는 것은 금리결정이 아닌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 대한 찬반인 셈이다. 한은이 이처럼 결정하기 시작한 때는 한은이 금리로 정책결정을 하기 시작한 1990년대 후반부터다.
한은의 한 고위관계자는 “기술적인 부문일수 있지만 미국도 금리결정과 관련한 부문과 공개시장전반에 관한 사항등 두 번에 걸쳐 의결하고 있다. 일본 또한 개별건에 대해 의사봉을 두드려 총 10번이 넘는 의결을 한다”며 “반면 한은은 종합선물세트식으로 의결문을 만들고 이를 의결한다는게 다소 의아할 수 있는 부문이다. 1990년대 후반 애초부터 이렇게 해오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이환석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실장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처럼 안건으로 올라오는 서류가 없다는 점에서 형식을 맞추다보니 다소 이상하게 느껴질수 있겠다”면서도 “안건자체가 통화정책방향이다. 금리를 유지한다거나 인상 인하한다는 근거가 의결문이다. (금리) 결정내용과 배경이 의결사항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통화정책방향(금리동결, 인상, 인하)을 결정하고 그 결정과 배경을 의결문에 넣었다. 시그널이 있을수 있다는 점에서 (금통위가) 의결문에 대해 찬반으로 결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남현 기자 (kimnh21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