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연주 기자] 달러/원 환율이 미국 정책금리 인상이 지연될 것이란 기대로 한 달만에 70원 넘게 하락했다. 다만 달러화 약세는 일시적인 것으로, 환율 급락세가 제한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다수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1.10원 내린 1129.1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7월 6일(1126.5원) 이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한 달여 전인 9월 7일(1203.7원)보다 74.6원 떨어진 것이다.
2015년중 달러/원 환율 추이 <자료제공=한국은행 ECOS> |
환율 급락세의 가장 큰 원인은 미국 경제지표 부진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가 둔화된 영향이다. 미국 정책금리 인상이 연내 불가능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원화를 포함한 아시아통화가 일제히 강세를 보인 반면 달러화는 매도세 속출로 가치가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이에 서울환시가 휘청이면서 달러/원 환율 변동성도 4년래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전날 한은에 따르면 3분기(7~9월) 중 달러/원 환율의 일중 변동폭은 7.4%, 변동률은 0.63%로 전분기(각각 5.9원 및 0.53원)에 비해 상당폭 확대됐다. 전일대비 변동률(0.51%)과 변동폭(6.0%)도 전분기(각각 0.42% 4.6%)보다 크게 늘었다. 이는 2011년 4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시장참가자들은 일단 200일 이평선인 1124원에서 1차 방어를 할 것으로 봤다. 1124원선이 무너지더라도 심리적 지지선인 1100원선이 강하게 지지될 것이란 전망이 대다수다. 외환당국의 수출 방어 차원의 개입 경계감도 유효하다.
무엇보다 미국 금리 인상 이슈가 완전히 소멸되지 않았다는 점은 조만간 달러화 강세가 재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 달러인덱스는 14일 종가 기준 93.9였다. 이는 7주내 최저치이자 60주 이평선(93.0)과 비슷한 수준이다. 사실상 달러화 약세도 한계점에 이르렀단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달러화 인덱스 등을 감안하면 달러/원 환율 하락도 어느정도 다왔다고 판단된다"며 "200일 이평선인 1124원에서 일차로 지지될 것으로 보이며, 1100원선에서는 강하게 지지될 수 있어 보인다. 변동성에 대응해야 할 시점"이라고 전망했다.
A은행의 외환딜러는 "현재 1110원 가까이 뚫고 내려가는 것은 당국에서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수출 방어 차원에서 연말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확산될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B은행의 외환딜러는 "중국 경기가 아직 좋지 못하다. 사실상 아시아통화 강세에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달러/원 환율 급락세도 제한될 수 밖에 없다. 1100원선을 뚫긴 어렵다"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