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보람 기자] 한화투자증권이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논란의 중심이던 '서비스선택제'가 5일 결국 시행됐다. 직원들은 고객기반 이탈을 우려하며 집단 성명서까지 발표하고 적극 반대의사를 피력했지만 주진형 사장은 고객 중심의 문화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라며 강행했다.
서비스선택제란 고객을 두 분류로 나눠 수수료를 다르게 부과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프라이빗뱅커(PB)에게 상담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컨설팅계좌'는 상담시 온라인 ARS 지점 등 상담 및 거래 채널에 따라 다른 수수료율이 적용된다. 이는 기존 수수료체계와 별반 다르지 않다.
가장 큰 변화는 상담이 필요없는 '다이렉트계좌'가 새로 생긴다는 점이다. 해당 고객의 경우 매매 금액이나 체결 주식 수와 상관없이 '건당'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주로 단타 거래를 하는 고객의 수수료 부담이 높아지는 구조로 이는 그간 주식거래 회전율이 높은 고객을 지양해 온 한화투자증권의 투자철학이 반영됐다.
주 사장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과당매매에 의존하는 지점 주식 중개영업은 문제가 많다"며 해당 제도 시행의 취지를 설명했다. 고객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기존에 잘못된 관행을 고치겠다는 것이다.
컨설팅계좌를 이용하는 고객은 기존보다 다소 높은 수수료를 지불하지만 향후 직원 역량 강화 등을 통해 고객들이 보다 질 좋은 서비스를 이용하고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주 사장의 복안이다.
하지만 주 사장의 수수료체계 개편이 최근 임·직원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지점장을 비롯한 리테일본부 직원들은 수수료체계 개편을 반대하는 내용의 공식 성명서를 발표했고 본사 팀장들도 이에 동참했다.
앞서 몇몇 지점장들은 연판장을 돌리며 서비스선택제 시행을 반대하기도 했다. 한화그룹이 사실상 주 사장의 후임자를 내정하면서 후임 사장에게 이를 결정하게 해야한다는 주장이었다. 이 과정에서 두 명의 임직원은 자택 대기발령을 받기도 했다.
이들이 반대하는 주요 이유는 '고객기반 이탈'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는 브로커리지(brokerage) 영업으로 그나마 먹고 살고 있는데 그 고객마저 빼앗기게 된 것 아니냐"며 "지점 직원들은 지금보다 더 손을 다 놓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내부에서 반발이 계속 표출되자 주 사장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시행 취지를 적극 알리고 한화투자증권 역시 과도한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허들수수료(1일 약정수수료)' 제도를 마련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허들수수료란 고객이 이를 선택하면 1일 온라인 약정 합계 기준 매 3000만원 당 2만원이 부과되고 거래가 없는 날에는 수수료가 나오지 않는 제도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주 사장의 개혁 시도에 방향성은 동감하지만 회사 내부뿐 아니라 고객들이나 업계의 공감대 형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내부 직원들만 어렵게 만든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직원들이 특히 걱정하는 건 당장 줄어드는 수입뿐 아니라 한 번 떠나면 돌아오기가 쉽지 않은 고객이다. 특히 소액 거래 고객의 경우 수수료에 부담을 느껴 다른 증권사로 옮길 가능성이 충분히 높다. 한화투자증권 한 직원은 "소액투자자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주거래 증권사를 다른 곳으로 바꿀 여지가 충분히 있다"며 "업계 영향도 작은 회사가 혼자서 나아간다고해서 업계분위기나 관행을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닌데 직원들만 죽어나게 된 셈"이라고 답답해 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증권사가 고객 수익 대신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해 현 상황에 안주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갈등을 겪고 있는 한화증권의 서비스선택제가 주 사장의 남은 6개월 임기 동안 자리를 잡고 업계에 긍정적 영향력을 미칠 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