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골프전문기자]나이를 먹는다는 건 쓸쓸하다. 왠지 궁상맞아 보인다. 늘그막에 치는 골프는 재미라는 요소가 빠지기 일쑤다. 뭘 하든 재미없는 나이가 되면 더 기를 쓰는 추함이 묻어나기 싶다. 그래도 건강이 허락되고 아직 라운드 할 친구가 있다는 것은 분명 행복한 일이다.
나이 들어 골프가 아니면 크게 만나야 될 친구도 없다. 건강이 허락 됐다고 해서 매일 등산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탑골공원으로 출근하기도 뭐하다. 그러니 골프라는 운동이 감사할 수밖에 없다.
지나온 세월을 되새김질 하다보면 마누라가 점점 무서워지는 시기가 있다. 마누라 샤워하는 소리만 들어도 쪼그라든다는 남자도 있다. 하지만 애인이 머리카락을 만지면 ‘거시기’가 서는데 반해 마누라가 ‘거시기’를 만지면 머리카락이 선다는 남자들이 어디 한 두 명이겠는가.
‘홀컵’이 무서운 골퍼들도 그때그때 다른 모양이다.
드라이버나 아이언 샷은 기가 막힌다. 하지만 홀만 보면 3퍼트를 밥 먹듯 한다. 밤낮으로 ‘홀컵’만 보면 주눅이 드는 골퍼의 전형이다.
물론 남자가 밥만 먹도 살 수 없다. 뭐니 뭐니 해도 최고의 운동은 19홀이라는 골퍼의 말을 이해 못하는 바도 아니다.

하지만 골프장에 다니며 느끼는 불편한 진실도 있다. 골프장 진입로에 왜 그리 모델이 많은지 말이다. 골퍼들이 다 불륜을 저지르는 ‘가정파괴범’도 아닌데 모델을 지날 때 마다 솔직히 불편하다.
아마 모델을 지날 때 자신도 모르게 승용차 속도를 높였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특히 새벽 골프를 하기 위해 골프장 가는 길에 모텔을 지나며 괜히 보는 사람이 없는지 좌우를 살폈을 법하다. 이럴 때 마다 기분이 더럽다. 마치 죄인 된 기분이라니.
골프인구가 크게 젊어지면서도 이런 것도 괜한 걱정거리가 됐다.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다. 요즘 젊은 골퍼들은 그런데 신경 쓰지 않는다. 골프장 진입로 모텔에 누가 들어가든 나오든 관심 밖이다. 뭐하면 자신이 들어갈 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홀컵’이 무서운 골퍼들도 ‘요즘 것들’이 무엇에 관심 있고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떤 언어를 쓰는지 살펴야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젊은 것들’과 소통할 줄 알아야 한다. 한마디로 말이 통하는 ‘노털’이 되자는 것.
젊은 것들이 꽉 막히고 고리타분하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게 해야 한다. 스스로 새로운 세상인 변화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늙은 게 벼슬도 아니다. 누구보다 앞서 자기변화와 개혁을 실천해야 ‘홀컵’과 친해지지 않을까.
[뉴스핌 Newspim] 이종달 골프전문기자 (jdgolf@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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