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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이준익·송강호·유아인, 천만 남자들의 시너지 ‘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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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도’에서 부자 호흡을 맞춘 배우 송강호(왼쪽)와 유아인 <사진=㈜쇼박스>
[뉴스핌=장주연 기자] 이준익 감독의 신작 ‘사도’는 어떤 순간에도 왕이어야 했던 아버지 영조(송강호)와 단 한 순간이라도 아들이고 싶었던 세자 사도(유아인), 그리고 역사에 기록된 가장 비극적인 가족사를 담아낸 작품이다. 사도 세자가 뒤주에 갇히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이후 8일간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그려간다. 

물론 소재만 따로 떼놓고 본다면 ‘사도’는 지루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너무나 잘 알려진 이야기를 다뤘기 때문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준익 감독은 빈틈없는 시나리오와 편집으로 이 흔하디흔한 이야기에 몰입도와 재미를 입혔다. 특히 처음부터 끝까지 플래시백을 사용, 수없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지루할 틈을 없앴다. 절묘한 교차 편집으로 완성된 이야기는 꽤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미 사극 '왕의 남자'로 1000만 관객을 모았던 감독은 대리청정, 양위파동, 임오화변 등 역사적 사실과 조선왕조실록 속 대사를 곳곳에 녹여냄으로써 리얼리티도 놓치지 않았다. 역사적 사건보다 부자 관계에 집중하겠다는 연출 의도야 말할 것도 없다. 특히 이준익 감독은 사도 세자와 아버지 영조의 이야기를 아들 정조까지 확대, 조선왕조 3대의 관계를 재조명하며 자신의 의도에 힘을 실었다.

자연스레 그간 ‘미치광이’ 혹은 ‘비운의 인물’로 부각됐던 사도 세자는 조금 더 인간적으로 그려졌다. 이준익 감독은 사도 세자를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하는 아들이자 자유를 갈망하는 청년으로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또한 아버지에게 죽임을 당한 아들에서 한 걸음 나아가 아들을 위해 기꺼이 죽음을 받아들이는 아버지로 그렸다. 

배우들의 열연이야 두말할 필요가 없다. 먼저 ‘변호인’ 이후 오랜만에 돌아온 천만 배우 송강호의 연기는 매 순간 빛을 발한다. 특히 송강호는 그간 그려진 왕들과 달리 왕으로서 위엄과 무게를 덜어냈다. 대신 아버지로서 영조에 초점을 맞췄다. 때때로 등장하는 송강호 특유의 가벼운 톤(이와 관련, 송강호는 “왕도 인간이고 아버지라는 걸 보여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에 작은 웃음이 새어 나오기도 하지만, 오히려 우리네 아버지와 너무 닮아 몰입도 면에서는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그의 열연 속에 탄생한 영조의 ‘돌직구’ 대사신은 가히 ‘사도’의 하이라이트라 할 정도로 인상적이다. 이승과 저승의 갈림길에 선 아들을 향해 영조가 자신의 진심을 쏟아내는 이 9분간의 장면으로 영화는 신선함과 슬픔이라는 상반된 감정을 안긴다.  

영화 ‘사도’에서 사도 세자를 열연한 배우 유아인 <사진=㈜쇼박스>
대선배 송강호와 합을 맞춘 유아인의 연기는 그야말로 물이 올랐다. 영화의 강점을 단 하나만 말하라고 한다면 망설임 없이 유아인을 꼽을 수 있을 정도. 전작 ‘베테랑’을 통해 천만 배우 대열에 합류한 유아인은 사도 세자의 광기부터 복잡한 내면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는 거침없는 연기로 관객을 놀라게 한다. 이 같은 열연은 ‘베테랑’ ‘사도’에 이어 드라마 방영까지 앞둔 그에게 느낄 대중의 피로감을 기대감으로 바꿔버린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김해숙, 박원상, 문근영, 진지희 등이 가세해 극의 풍성함을 더했다. 이들은 노련한 연기로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 내에 맡은 캐릭터의 심리를 확실하게 전달한다. 특히 사도세자의 생모 영빈을 연기한 전혜진의 연기가 강렬하다. 그간 배우 이선균의 아내로 더 잘 알려졌던 그는 ‘사도’를 통해 배우 전혜진으로서 진가를 발휘한다.

덧붙이자면 화제를 모았던 정조 소지섭의 등장과 배우들의 노역분장은 호불호가 갈릴 만하다. 확실한 점은 극 후반 10여 분, 노역분장을 한 문근영과 소지섭이 함께 나오는 장면이 러닝타임(125분) 중 가장 몰입이 흐트러진다는 거다. 오는 16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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