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민선 기자] 고공행진을 하던 화장품이 메르스(Mers) 공포 앞에 무릎을 꿇었다.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 감소 우려가 부각되면서 여행주, 항공운송주 등과 함께 화장품 매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불안감이 기세등등하던 랠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국내서 첫 메르스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한 지난달 20일 이후 아모레퍼시픽은 고점 대비 11% 빠지면서 9일 종가 기준 33만9500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말 이후 5개월여만에 100%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보여줬다. 아모레G도 지난 20일 이후 14.9% 떨어지는가 하면 한국화장품과 LG생활건강도 각각 16.3%, 11.8%씩 내리는 등 메르스 여파에 묶여 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메르스 사태'가 과열 양상을 보였던 화장품주 옥석 가리기의 계기가 될 것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다.
화장품주가 시장 주도주로 주목받으면서 자체 펀더멘탈 대비 고평가된 종목들과 정통 화장품주들간 차별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선 오히려 반길 만한 과정이라는 것. 또한 면세점 사업 부문에 비중이 높은 기업과 화장품 사업 내 다양한 판매 루트를 확보하고 있는 기업들 간의 차이 등도 구분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 "업혀 오른 종목들, 거품 빠져야"
국내 한 대형 펀드 매니저는 "이번 메르스 여파로 인해 화장품주 전체에 영향이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종목 간 차이점은 분명히 존재할 것"이라며 "전반적인 과열 상태에서 찾아온 건전한 조정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조정에서 가장 적은 충격을 받을 만한 종목으로 아모레퍼시픽을 꼽았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일부 화장품 업체들과 달리 전체 실적 중 면세점 판매 등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 외국인 관광객 감소 등에 따른 영향이 적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게다가 중국 내 사업 영역 확장 역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현재 조정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
이 펀드 매니저는 "아모레퍼시픽은 중국내 직원 규모만 500여명에 달할 정도로 주력하고 있고 중국내 브랜드 빌드 작업도 잘 진행 중"이라며 "확고히 자리잡은 라네즈나 이니스프리와 함께 고가 브랜드 이미지로 공략 중인 설화수, 6월 런칭을 앞둔 아이오페 등까지 확장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그는 "반면 LG생활건강을 포함한 타업체들의 경우 중국을 포함한 해외 시장에 기본 인프라가 구축돼 있지 않기 때문에 면세점 사업에 주력하고 있어 메르스 사태를 기점으로 실적의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생활건강의 면세점 매출이 화장품 사업 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7%, 회사 전체 기준 11% 수준이지만 지난해 실적 가운데 절반 이상이 화장품 사업 부문에서 나왔을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의 면세점 매출은 국내 기준 25.6%, 해외 포함시 19.9%로 LG생활건강 대비 높지만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성과 타사업 부문의 고른 실적 개선세로 실제 면세점 채널에 따른 실적 영향은 낮다는 평가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분기에도 중국 현지에서 전년대비 50% 이상 성장세다.
또 다른 펀드 매니저도 "정통 화장품 기업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화장품 사업에 진출했다는 이유 만으로 오르거나 허가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사실상 정통 화장품주들에게 업혀 덩달아 오른 종목들도 상당수 있다"며 "과도하게 오른 종목들은 확실한 거품 빼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례로 삼양제넥스를 꼽으며 회사 전체 매출 중 화장품 사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적은 수준에 불과함에도 한류 스타들을 광고 전면에 내세워 화장품주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킴으로써 과도하게 올랐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면세점과 화장품 영역으로 사업 확장 계획을 발표한 키이스트 역시 시장에서 화장품주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과 맞물려 과도한 기대감이 형성돼 있다는 지적이다.
앞선 펀드 매니저는 "그런가 하면 코스맥스나 한국콜마의 경우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과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 부문이 탄탄하게 뒷받침하고 있어 국내는 물론 중국에서도 활약이 기대되는 종목"이라며 "이들 종목은 하락한다면 절호의 매수 기회"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펀드 매니저도 "역사적으로 볼 때 감염 바이러스 등이 주식 시장의 흐름을 바꾸거나 뒤흔든 경우는 없다"며 "화장품주가 주도주 역할을 하는 흐름이 메르스로 인해 바뀔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그는 아울러 "주식형 펀드에서 삼성전자를 빼놓고 갈 수 없듯이 아모레퍼시픽은 장기적으로도 시장에서 주도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