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민선 기자] "'너무 심하다'는 말이 세 번 나와야 거품이 붕괴된다고 하더군요."
최근 국내 증시에서 일부 종목으로의 과도한 '쏠림현상(Herd Behavior)'을 두고 한 펀드매니저가 한 말이다.
연초 대비 90%의 수익률을 기록 중인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8일 액면분할을 기점으로 신규 매수세까지 가세하며 랠리의 추가 동력을 마련했다. 마스크팩 전문업체인 산성앨엔에스는 올해 들어만 4배 이상 급등하며 시가총액 2조원을 넘어섰고 녹십자홀딩스, 한미약품 등 제약주들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시장에서 주목받는 종목들이 갖는 공통점은 화장품, 제약, 중국이라는 '핫 키워드'와 관련성 여부다. 국내 기업의 성장성 정체 흐름이 감지되면서, 상대적으로 이들 핫키워드 기업의 성장 희소성은 더욱 부각되고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현상이 매일 시장에서 반복되고 있다.
문제는 모두가 같은 종목을 사면서도 '혹시 거품이 아닐까', '거품이 언제 붕괴될까'에 대해 숨길 수 없는 불안감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의 주가수익배율(PER)은 76.86배 수준이고 산성앨엔에스는 무려 123.31배를 기록하고 있다. 다른 종목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시장이 느끼는 불안감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앞서 쏠림현상에 대해 언급한 펀드 매니저는 "대형주의 경우 매도 물량이 시장에 출회될 경우 그나마 매수 수요가 떠받칠 수 있지만, 중소형주들이 일순간 무너지게 되면 수일간 하한가로 급락하는 등 피해가 커질 수 있는데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 성장성 정체에 투자자 관심 싸늘
더욱이 이러한 특정 종목으로의 쏠림 현상은 자동차, 조선 등 일부 업종과 완전한 괴리감을 보인다는 데에서 더욱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현대차는 최근 1년간 마이너스(-) 45%, 최고점 대비 무려 70% 빠진 상태지만 수개월째 끝없는 평행선만 반복 중이며 LG전자도 최근 9개월간 40% 하락하며 5만원선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주들도 모두 한때 시장을 주도했던 대표 대형주들이지만 이번 유동성 랠리 장세에서 철저히 소외돼 있다.
일부 펀드매니저들이 PER가 낮은 주식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사들이고 있지만 매수 여력 대비 시장을 받쳐내기는 역부족이다.
이는 우리나라 경기가 침체 현상을 보이면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한 기업들의 성장성이 둔화되고 상대적으로 소비 경기가 활발한 중국과의 연관성 여부가 향후 기업의 가치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되고 있음을 방증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저평가된 종목들의 매수를 추천하는 분석보고서를 작성해도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다"며 "결국 지금 시장은 중국과 연관성 여부에 따라 포커스가 집중되고 성장성의 한계가 있는 종목은 투자자의 시야에서 완전히 벗어난 상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펀드 매니저는 "시장에 돈이 들어오는 분위기라면 다른 종목들을 팔지 않고 달리는 종목들을 추가 매입할 수 있지만 환매로 자금 유출이 이어지다보니 오르는 종목을 사려면 매도가 불가피하고 결국 정체된 종목들에 대한 매물이 끊이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일부 매니저들은 현재 주가가 부담스러운 수준임을 알면서도 성과에 대한 압박 때문에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는 것 같다"며 "시장의 흐름이 언젠가는 바뀌겠지만 쏠림현상이 심해지는 것은 시장이든 경제 상황이 정상적이라고 보긴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