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연주 기자] 기준금리를 동결한 5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비둘기파의 입지는 더욱 좁아진 듯하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우리나라 경기 개선세가 분명해 보인다고 못박으면서 3월과 같은 깜짝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보는 분위기다.
15일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75%로 동결했다. 전월에 이어 소수의견 1명이 있는 동결 결정이었다.
대다수 시장참여자들은 5월 금통위 확인 후 금리 방향성을 모두 열어두면서도 최근 불거진 연내 동결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 총재의 경기 판단이 긍정적이었으며, 금리 인하의 근거인 수출 부진도 환율이 아닌 구조적 요인을 들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로 정책기대가 해소된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금통위 직후 금리 상승세가 재개됐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금통위에서 한은의 전반적인 경기판단은 다소 긍정적이었으며, 현재로서는 기존의 경제전망 경로를 따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으로 금리인하 가능성은 열려 있으나, 최근의 경제상황에 비춰보면 금리인하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당초 5월 인하를 예상했지만 향후 금리가 연말까지 동결될 것으로 전망을 수정한다"며 "금리인하로 통화가치를 조절하거나 경기를 부양할 가능성이 낮아졌고, 6월에는 미국에서 금리인상에 시그널이 나올 수 있어서 우리나라가 금리인하를 하기에는 쉽지 않다. 또 경기 회복에 대한 금통위의 평가, 세계적으로 원자재 가격과 인플레 기대심리가 상승하는 점도 추가 인하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소수의견이 있었지만 다수의견을 꺾을 유인이 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이달 통방문에서 드러난 경제주체 심리 개선에 대한 확신이 근래 보기 드물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박동진 삼성선물 연구원은 "과거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총재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으며,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 등장에도 총재의 메시지는 확고했다"며 "이 총재의 이러한 편안한 태도는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위원이 있었으나 이는 문자 그대로 소수의견이지, 다수의견으로 넘어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소수의견이 아니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통방문구에서는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고 단정했는데, 이런 자신에 찬 문구가 등장한 것은 작년 8월 통방문에 경제 주체들의 심리에 대하여 언급하기 시작한 이래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로 미루어 볼 때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경제주체 심리지표가 상당히 견조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직 금리 인하의 정책적인 기대는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일부 자산시장 회복세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지속성 여부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같은 이유에서 노무라증권은 금통위 이후 낸 보고서를 통해 6월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5월 금통위 특징은 아직까지 회복세가 견고하지 못한 국내경기 여건을 감안할 때 정책적인 여지를 닫아두긴 힘든 상황이라는 점을 확인했다는데 있다"며 "2분기 성장률 1.0% 달성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정책기대 정도는 유지할 필요가 있으며 4월에 가계부채가 급증하면서 부채건전화를 통제해야 하는 정책적 부담이 있지만, 국내 경기경로부터 가닥을 잡아야 부채통제도 원활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심리개선은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가 반영될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개선세 지속과 성장률 전망 달성 강화를 위해 추가 정책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2월말 이후 나타난 심리개선은 전적으로 향후 추가 정책기대가 선반영된 결과물"이라며 "1분기 대비 경제지표는 개선되겠지만, 당국의 정책대응 속도가 느슨해진다면 경제지표 개선의 연속성은 담보하기 어려우며 당국도 이점을 인지하고 있다는 판단에 6월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5월 이후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상승 탄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인하가 현실화되기 어렵더라도 '통화정책은 심리게임'이라는 관점에서 정책 여지를 남겨둬야 한다는 설명이다.
신 연구원은 "2분기 중 추가 정책이 단행된다면 한국은행의 성장률 전망 달성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데이터를 확인하고 하반기에 움직인다면 1분기와의 정책 연속성은 약화된다"며 "설령 6월 금리인하 이후 추가 인하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구두상 정책여지는 남겨둬야 정책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기준금리를 실제 인하하는 것과, 언제든 인하할 수 있다고 경제주체들이 믿게 만드는 것은 다르다"며 "정책을 아낄수록 향후에 더 강한 정책으로 대응하게 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