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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色과 아름다움, 파격과 부담의 변주 ‘간신’

기사입력 : 2015년05월18일 10:07

최종수정 : 2015년05월18일 10:07

영화 ‘간신’에서 연산군을 연기한 배우 김강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핌=장주연 기자] 연산군 11년, 연산(김강우)은 임숭재(주지훈)를 채홍사로 임명해 조선 각지의 미녀를 강제로 징집하고 그들을 운평이라 칭한다. 최악의 간신 임숭재·임사홍(천호진) 부자는 이를 기회로 삼아 천하를 얻기 위한 계략을 세운다. 이후 두 사람은 양반집 자제와 부녀자, 천민까지 가릴 것 없이 잡아들인다.

당연히 백성들의 원성은 하늘을 찔렀으나 임숭재 부자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급기야 왕을 홀리기 위해 뛰어난 미색을 갖춘 단희(임지연)를 간택, 직접 수련하기에 이른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장녹수(차지연)는 단희를 견제하고자 명기 설중매(이유영)를 불러들인다. 그렇게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간신들의 치열한 권력다툼과 조선 최고의 색(色)이 되기 위한 단희와 설중매의 수련이 시작된다.

‘흥청망청’(興淸亡淸)의 어원을 그린 영화 ‘간신’(제작 수필름,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은 그간 영화나 드라마에서 한 번도 다룬 적 없는 채홍을 재조명했다. 채홍은 연산군 11년, 장악원 제조로 있던 임숭재 부자가 조선 팔도 각지의 미녀를 색출한 사건. 메가폰을 잡은 민규동 감독은 생애 첫 사극에서 숨기고 싶은 부끄러운 역사적 사건을 수면 위로 끄집어냈다. 그 시도는 분명 신선하고 놀랍다.

소재가 소재인만큼 영화를 보면서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은 불쾌감이다. 정사(政事)가 아닌 정사(情事)에 매진하는 연산은 정말이지 경악할 만하다. 더욱이 영화는 왕에게 간택 받기 위해 수련하는 1만 미녀의 훈육 과정을 꽤 사실적으로, 또 적나라하게 담아낸다. 그 탓(?)에 영화는 예상보다 다소 버겁다.

노출 수위도 상당한 편이다. 전라 노출신은 물론이요, 흥청이 되기 위한 임지연과 이유영의 동성애 코드도 담겼다. 이러한 행위는 개인의 출세와 한 남자의 광기에서 비롯된 강압적인 장면이라 어째 불편하다. 그러니 관객, 특히 여성의 입장에서는 보기가 힘들 수도 있다.
 
영화 ‘간신’에서 단희를 연기한 배우 임지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특유의 색감이 돋보이는 미술이나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음악은 무척 훌륭하다. 민 감독의 남다른 감각과 세심함은 여기서 빛을 발했다. 덕분에 영화는 한층 더 풍성해졌다. 특히 극 초반부터 관객의 귀를 사로잡는 판소리 내레이션이 압권이다. 장녹수를 연기한 차지연이 이 역할을 맡았는데 이야기가 한층 더 부드럽게 흘러가도록 돕는다. 몰입도를 높이는 거야 두말할 필요가 없다.

배우들의 연기는 나무랄 데 없다. 조금 후하게 이야기하자면 최고다. 이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이를 꼽으라면 연산 역의 김강우다. 여색과 예술에 빠져 향락만을 일삼는 모습, 생모인 폐비 윤씨에 대한 트라우마에서 받는 고통 등 뭐 하나 놓칠 부분이 없다. 그의 연기만 놓고 본다면 ‘역대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그의 필모그래피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다.

지난해 영화 ‘좋은 친구들’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주지훈 역시 임숭재를 통해 또 한 번 강렬한 연기를 펼쳤다. 카리스마 넘치는 천호진의 연기에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여기에 촬영하면서 정신적·육체적 고통과 끊임없이 싸웠을 임지연과 이유영의 열연도 높이 사고 싶다. 처음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낸 뮤지컬 배우 차지연의 연기도 이질감이 없다.
 
영화 ‘간신’에서 임숭재를 연기한 배우 주지훈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다만 후반부로 가면서 이야기의 중심이 멜로로 쏠리는 점은 아쉽다. 캐릭터 나름의 전사와 사연이 있다 한들 갑작스럽기는 매한가지다. 이야기가 늘어진다고 느끼기 시작하는 부분 역시 바로 이 지점이다. 물론 이와 관련, 민 감독은 “시작부터 끝까지 ‘사랑’이란 단어는 떠올리지 않았다. 임숭재가 단희를 마주하면서 느끼는 감정은 죄의식”이라고 반론했다. 

관객이 민 감독의 이런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지도 모른다. 차라리 불필요한 인물 간 스토리나 색한 장면을 덜어내고 현재를 꼬집을 수 있는 날카로운 풍자에 초점을 맞췄다면 어땠을까. 21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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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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