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윤지혜 기자] 금호산업 최대 단일주주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채권단 매각 운영위원회에서 가격협상에 참여키로 협의하고도 이를 부정해 책임을 회피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낳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산업 채권금융기관 52곳에 배포된 채권단협의회 자료에는 '산업은행 및 미래에셋 공동으로 세부 실무절차 진행' 조항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래에셋을 매각 책임자 중 하나로 포함하고 가격 협상 권한을 쥐도록 한 근거 조항이다.
해당 자료에는 "계열주와의 개별협상 추진 시 행사가격을 채권단이 결의하기 전까지 주요사항은 운영위원회 협의를 거쳐 진행하지만, 기업가치 평가 및 계열주와의 협상을 위한 세부 실무절차에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이 참여해 행사가격의 공정성, 객관성, 투명성을 확보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미래에셋은 공식적으로 가격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가격협상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할 일"이라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측과 만나서 의견을 나눌 일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산업은행 측은 "박삼구 회장과의 직접 협상이 진행되기 때문에 최대 단일주주인 미래에셋의 의견이 가장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가격 협상권한을 쥔 미래에셋이 금호산업 인수전에 나서기를 거부하는 속내는 운용사라는 특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펀드를 운용하는 금융회사가 금호산업 매각에 문제가 생겼을 때 자칫 펀드 투자자들로부터 손실에 대한 비난의 화살을 받을까 우려한 것.
일각에선 최대주주임에도 불구하고 주도적 협상카드를 회피하는 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래에셋이 공식적으로 가격협상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박삼구 회장 측은 협상파트너가 사라진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M&A딜에서 최대주주가 목소리를 내고 가장 많이 관여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실제 매각 과정에서 행사할 수 있는 권리나 그로 인해 생기는 손익은 미래에셋 비중이 가장 큰데 협상에 나서지 않는 것은 주주로서 권한만 행사하고 책임은 회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미래에셋은 채권단의 금호산업 지분 57.6% 중 8.55%포인트를 갖고 있다. 의결권은 전체 채권 비중의 15%에 이른다. 지난달 28일 금호산업 본입찰 마감 후 열린 채권단운용위원회의에서도 미래에셋이 박 회장과의 개별협상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7일 금호산업 채권단은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의를 열어 금호산업 매각에 대해 재입찰 없이 계열주인 박삼구 회장과 개별협상을 추진하는 안건을 부의했다.
오는 18일까지 채권단 의견을 서면으로 수렴해 전체 의결권의 75%가 동의하면 금호산업 매각은 박 회장과 수의계약 방식으로 진행된다.
[뉴스핌 Newspim] 윤지혜 기자 (wisdo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