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효진 기자]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아닌 '그림보(Grimbo)'를 걱정해야 한다."

씨티그룹은 21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 '그리스: 돈과 아이디어, 시간, 인내가 끝나간다'를 통해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이 림보놀이를 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림보는 중앙 아메리카에서 시작된 곡예로 춤을 추면서 낮게 가로놓인 막대 밑으로 빠져나가는 놀이다.
씨티그룹은 국제 채권단이 그리스에 제시한 개혁안의 기준을 '막대기'에, 막대기를 넘어야 하는 주체를 '그리스'에 비유했다. 막대를 통과하는 데 유연성이 필요한 만큼 협상 타결이 쉽지 않다는 의미다.
또 림보가 천국과 지옥의 중간지역, 감금소 등을 의미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이 교착상태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씨티그룹은 보고서에서 "향후 몇 달간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은 그렉시트를 둘러싼 그리스와 채권단과의 이분법적 성격의 선택은 아닐 것으로 내다본다"면서도 "교착상태에 빠진 협상이 일부 진전된다 하더라도 구제금융 합의를 위한 기준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씨티그룹이 그리스 사태를 진단하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것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12년 2월 이브라힘 라흐바리와 윌렘 뷔터 등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의미하는 '그렉시트'란 단어를 만들었다.
당시 이들은 그리스가 18개월 내로 유로존을 탈퇴할 가능성이 50%라고 제시했다. 이후 2014년에는 90%까지 상향 조정했다.
물론 씨티그룹이 우려했던 그렉시트는 아직까지 발생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은행은 "그렉시트를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으며 지지부진한 협상에 따른 결과로 그렉시트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그리스는 디폴트(채무불이행)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피하기 위해 마지막 남은 72억유로 규모의 지원금을 놓고 국제 채권단과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내달 11일 열릴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 회의가 그리스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의 다음날인 12일이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의 대출금 7억7000만유로를 상환해야 하는 날로,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채무불이행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씨티는 이러한 전망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은행은 "6월까지는 그리스의 자금이 마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굳이 내달 11~12일에 있을 유로그룹 회의와 IMF 대출상환 만기일을 강조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리스의 재정, 금융 상황과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은행들에 긴급유동성지원(ELA)을 지속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ECB는 지난 23일 그리스 은행들에 대한 ELA 한도를 기존 740억유로에서 755억유로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그리스 중앙은행이 자국 금융기관에 대출해줄 수 있는 자금 한도가 늘어난다는 의미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