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수호 기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27일 개최된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3년 임기의 사내이사에 재선임되면서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주가 하락으로 인한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 잇따랐지만 넥슨에서 재선임에 찬성하고 특별한 불만을 내놓지 않으면서 양측의 대립전이 가라앉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양측의 분쟁이 향후 주가 변동에 따라 새로운 양상으로 드러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넥슨은 여론전에서 우세했던 엔씨소프트의 사례를 벤치마킹한 듯, 이날 주총장에 기자 출신의 새로운 인물을 투입했다.
▲ 김택진의 반전 카드…결국은 '주가'
이날 주주총회에선 주가 하락으로 인한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 잇따랐다. 실제 지난해 고점을 찍었을 때와 달리 이날 주가는 17만원대로 거의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쉽게 끝날 것이라는 주장과 달리 1시간 이상 주총이 길어졌다.
100억원대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투자자부터 개미투자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소액투자자, 울분을 토하는 투자자까지 여러차례에 걸쳐 김 대표에 대한 불만이 제기됐다.

다만 최대 주주이자 경영권 분쟁의 당사자인 넥슨은 넷마블과의 제휴에 대한 투명성을 언급할 뿐, 김 대표 재선임 안건이나 다른 사안에 대해선 별다른 의견을 제기하지 않았다. 또 다른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 역시 김 대표의 재선임에 동의한다는 뜻을 표했다.
개인투자자라고 신분을 밝힌 한 주주 역시 "넷마블과의 제휴를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고있다"라며 "일각에서 제기한 여러문제들을 엔씨소프트가 넷마블과 제휴를 통해 성과를 내 보여주면 될 것"이라고 김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몇몇 개인주주들을 비롯한 불만 세력을 제외하면 큰 손들이 일제히 김 대표의 손을 들어주거나 침묵하면서 대세가 넘어간 셈이다.
이에 김 대표는 "지난해부터 여러 회사들과 협업을 다각도로 검토 해왔다"며 "본인의 양심을 걸고 넷마블과의 제휴가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 차분했던 넥슨, 새로운 카드는 여론전?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경영권 분쟁이 김 대표의 재선임으로 가라앉으면서 장기전으로 돌입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넥슨이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여론전을 새로운 카드로 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날 한경택 넥슨 CFO와 함께 참석한 김정욱 넥슨코리아 전무는 한 CFO를 대신해 마이크를 잡고 엔씨소프트-넷마블 제휴에 대한 넥슨 측 입장을 대변해 주주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어 "협업 성과와 진행과정 또한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방식으로 주주들에게 알려달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넥슨 측의 입장을 대변한 김 전무는 사실 넥슨코리아에 자리를 잡은 지 한달이 지난 새로운 인물이다.
올해 넥슨코리아로 발령 받은 인사로 아직 특별한 역할을 부여 받지 않았지만 중앙일보 기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향후 여론전을 진두지휘할 적임자로 꼽힌다.
특히 최근 몇년 간 넥슨의 해외법인에서 경영 실무를 터득하던 중, 최근에 갑작스럽게 귀국했다는 점에서 넥슨이 엔씨소프트 사외이사로 김 전무를 심으려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선 엔씨소프트의 반대로 넥슨 측 인사의 사외이사 선임이 무산됐지만 향후 김 전무에게 대외업무를 맡겨 엔씨소프트 경영권 문제를 여론전을 통해 펴겠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실제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적대적 M&A를 노리는 넥슨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해 여론전에서 밀렸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넥슨 관계자는 "김 전무의 역할은 공식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으며 엔씨소프트 사외이사 선임건에 대해서 전혀 들은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