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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헬머니’에서 차진 욕을 보여주는 배우 김수미 [사진=㈜전망좋은영화사 제공] |
성은 달라도 한 배에서 태어난 두 아들을 위해 남은 인생을 살아가려던 헬머니는 우연히 국내 최초 대국민 오디션 욕 배틀 ‘욕의 맛’에 출전하게 된다. 그렇게 고등학교 일진부터 디스전문래퍼, 자갈치 할매, 욕쟁이 경찰, 지하철 막말녀 등 전국 각지 욕의 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레전드를 가릴 욕 배틀이 펼쳐진다.
“이건 욕지거리하는 싸구려 영화가 아닙니다.” 영화 ‘헬머니’(제작 ㈜전망좋은영화사, 제공 캐피탈원㈜, 배급 NEW) VIP 시사회를 찾은 관객들에게 주연 배우 김수미가 한 말이다. 김수미의 말처럼 영화는 코믹한 욕으로 시작될 거라는 예상과 달리 초반부터 묵직한 분위기로 시작, 단순 재미보다는 얽히고설킨 가족사를 예고하고 들어간다.
생각보다 무겁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거부감이 들 정도는 아니다. 다만 문제는 헬머니의 삶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지나친 우연과 설정이 난무하는 데 있다. 백마 탄 왕자님 혹은 호박을 황금 마차로 바꿔주는 요정을 능가하는 도우미(?)들은 극 후반부로 갈수록 마구잡이로 쏟아지는 느낌이다. 서로 엮여있는 거야 말할 필요도 없다. 그나마 다행인 건 브라운관에서 봐왔던 막장드라마처럼 질질 끌지 않고 인물 간의 갈등이 빨리빨리 해결된다는 점이다.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헬머니, 김수미의 욕은 단연 영화의 가장 큰 볼거리다. 그동안 일용엄니, 조직 보스 등을 통해 독보적인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그는 들어본 적 없는 신선하고 차진 욕(그렇다고 해서 경박스럽지는 않다)으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특히 예상치 못한 김수미의 영어연기(?)와 랩 실력이 압권이다. 여기에 지난 2013년 핫초코 CF에서 김성균의 아들로 나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이아인 군이 헬머니의 손자 원휘로 등장, 관객들을 미소 짓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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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헬머니’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김수미(오른쪽)와 아역 배우 이아인 [사진=㈜전망좋은영화사 제공] |
그리고 이러한 신 감독의 의도는 영화 말미 사람들이 하나둘 밖으로 나와 그간 쌓였던 마음의 짐을 욕으로 분출할 때 더욱 명확해진다. 다소 작위적이긴 하나 관객은 분명 이 장면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누군가 내 마음을 시원하게 뚫어주길 원했던 관객이라면 만족할 만하다. 오는 5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