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앞으로 '외상매출채권을 발행해 이를 담보로 한 대출(외담대)'를 통해 구매대금을 결제하고 제때 상환하지 못한 구매기업(외담대 미결제 구매기업)은 향후 2년간 모든 은행에서 외상매출채권을 발행할 수 없게 된다. 외담대를 썼다 부도낸 구매기업은 2년간 외담대를 이용할 수 없는 것이다.

3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은행권은 조만간 이 같은 외담대 미결제 구매기업에 대한 제재방안 등을 포함한 외담대 개선방안을 확정한다. 확정 내용은 금융당국을 통해 곧 발표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조만간 외담대 개선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담대는 구매기업(대기업, 원청업체)이 구매대금이나 공사비용을 현금이나 어음으로 주지 않고 외상매출채권을 대신 발행해 주면 납품기업(중소기업, 하청업체)이 이 채권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납품대금을 받아가는 상품이다.
정상적이라면 구매기업은 만기때 납품기업이 받은 대출금을 은행에 상환해야 한다. 하지만 경기 악화 등의 이유로 구매기업이 부도를 내면 납품기업이 대출금(이자 포함, 연체 시 연체이자까지)을 대신 갚아야 해서(상환청구권) 납품기업의 줄도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우선 오는 6월부터 전자방식의 외상매출채권을 발행한 기업이 만기에 대금을 결제하지 못할 경우 모든 은행에서 2년간 전자방식 외상매출채권을 발행할 수 없도록 했다. 해당 구매기업이 기존에 발행한 모든 외상매출채권 거래 역시 해지된다.

전자어음, 약속어음 및 전자채권 등에는 미결제 시 공동 거래정지처분(모든 은행에서 쓸 수 없게 하는 것)을 해온 반면 그간 전자방식 외상매출채권은 은행의 임의적인 거래제한 조치만 적용해 맹점이 있었다. 때문에 일부 대기업들은 외담대 제도에 이렇다 할 제재수단이 없는 틈을 악용, 어음은 결제하면서도 외담대 결제는 미루거나 법정관리을 앞두고 외담대 발행을 늘려 납품업체 줄도산을 가져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이 개별적이고 차별적으로 임의적 제재를 하던 것에서 은행권에서 공동으로 의무적으로 제재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상환청구권과 관련된 제재는 아니지만, 구매기업의 결제 자체를 유도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은행권은 또 외담대를 받을 때 납품기업에 은행권의 상환청구권에 대한 설명과 고지를 강화키로 했다. 상환청구권에 대한 설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오해가 많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에스콰이어 납품업체 등 일부 납품기업은 은행의 상환청구권 자체를 모르다가 구매기업이 외담대를 결제하지 못해 상환 압박이 들어와서야 상환청구권을 알게 된 경우가 있다는 하소연이다.
다만, 상환청구권 자체는 폐지하지 않기로 했다. 상환청구권 자체를 폐지할 경우 외담대 시장 자체가 위축될 수 있어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현재 대부분의 외담대는 상환청구권 조건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상환청구권은 구매기업이 외담대 대출금을 갚지 않은 경우 은행이 납품기업으로부터 대출금을 상환받는다는 약정이다. 모든 외담대에 상환청구권이 딸려 있는 것은 아니지만 외담대 발행규모의 약 4분의3이 상환청구권이 있는 것으로 금융당국은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외상매출채권을 발행하는 구매기업에 대해서도 은행권이 신용평가를 강화하기로 했다. 구매기업에 대한 신용평가가 철저해 지면 외상매출채권의 발행 한도가 줄어들고, 법정관리 직전의 부실 회사들이 외상매출채권을 남발하는 경우를 막을 수 있다는 기대다.
이 밖에 판매기업이 신용보증기금에서 운영하고 있는 '일석e조 보험' 등 외담대 보험이라고 할 수 있는 매출채권 보험에 가입한 경우, 대출금의 이자율을 일정 정도 감면해줘 납품기업의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