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김정주 엔엑스씨(NXC) 대표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등을 돌리면서, 아이디스홀딩스가 주목받고 있다. 김정주 대표가 엔씨소프트에 이어 자신의 다른 투자사에도 손을 뻗을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업계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넥슨과 엔씨소프트 간에 경영권 분쟁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앞서 넥슨은 지난 27일 공시를 통해 엔씨소프트의 지분 보유 목적을 종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가'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이에 김정주 대표와 김택진의 오랜 우정에도 금이 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장기적으로 넥슨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할 지 관련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지분 매입에 대한 사전 공지가 전혀 없었던 만큼 양사의 커뮤니케이션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며 "적대적 인수합병(M&A)이 가시화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정주 넥슨 회장의 이 같은 행보에 아이디스홀딩스가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여러가지로 김정주 대표와 김택진 대표 간에 벌어진 일련의 상황과 비슷한 점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1968년생 동갑내기인 김정주 대표와 김영달 아이디스홀딩스 대표는 카이스트 동기 사이로, 무척 돈독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김정주 대표는 아이디스홀딩스의 2대주주로, 지분 24.8%를 보유 중이다.
결정적으로, 최근 아이디스홀딩스와 그 계열사인 코텍 그리고 아이디스를 향한 매수세가 포착되고 있다. 아이디스홀딩스는 지주회사로서, 그 아래 코텍과 아이디스를 지배하고 있는데, SK증권 창구를 통해 최근 이들 세 회사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는 세력이 나타나고 있는 것.
주로 매입하는 주식은 코텍이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증권 창구에서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전날까지 코텍 주식을 약 74만주 순매수 중이다. 한 달여 가운데 지나 14일 하루를 제외하고는 모든 거래일이 순매수를 나태내고 있다.
코텍 관계자는 "한 증권사에서 개인 펀딩한 자금으로 매수 중인 것으로 아는데, 확실하지는 않다"며 "회사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에 매수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이에 더해 주가 부양을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적 부진으로 인해 코텍 주가가 지난해 연초 1만5000원 대에서 연말 9000원 대로 급락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의 매수세를 놓고 단순히 실적 기대나 주가 부양을 그 이유로 보기엔 의심쩍은 구석이 많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이라는 호재성 이슈로 주가가 오를 것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그런데 마치 조금이라도 덜 올랐을 때 사 두려는 듯, 자사주 매입 발표 직후 공격적으로 매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코텍은 지난해 12월 17일 공시를 통해 자사 보통주 20만주, 총 19억5200만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키로 했다고 밝혔다. 취득기간은 오는 3월 17일까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분명히 이상하긴 하다"면서 "많이 살 것 같으면 블록딜로 하는 게 보통인데, 이렇게 나보란 듯이 대놓고 사는 것은 정말 보기 드문 경우"라고 말했다.
코텍만큼은 아니지만, 아이디스와 지주회사 아이디스홀딩스에서도 SK증권 창구를 통한 매수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아이디스는 지난 15일부터 본격적으로 매입하기 시작, 전날까지 3만6000주 가량을 사들이고 있고, 아이디스홀딩스는 수량이 적긴하나 지난 23일부터 이전보다 거래 규모가 확연히 커지며 최근 4거래일간 3000주 가까이 매수하고 있다.
앞선 증권사 관계자는 "세 회사 모두 사고 있는 것도 이상하다"면서 "주가 부양이나 실적 기대감 때문이라면 코텍만 사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에 이르자, 시장에서는 김정주 대표가 아이디스홀딩스도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 27일 엔씨소프트의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 참가'로 변경하면서 이 같은 추측은 겉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가는 모양새다.
NXC의 아이디스홀딩스 인수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1년 NXC가 아이디스 기업분할로 설립된 지주사 아이디스홀딩스 주식을 3개월 동안 29차례나 사들이며 지분을 11%까지 확보하면서 인수설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NXC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아이디스홀딩스 주식을 사들여 현재의 24.8%까지 끌어올렸고, 그 과정에서 지분 추가 매입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인수설이 불거지곤 했다.
아이디스홀딩스 관계자도 "김영달 대표와 김정주 대표가 친분이 두텁다"면서 "(M&A 같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업계 한 관계자는 "김택진 대표와는 친분이 없어서 그렇게 됐나?"라며 "누가 무슨 생각으로 사고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넥슨 측은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넥슨 관계자는 "아이디스와 관련해서는 투자사라는 것 외에 달리 변함은 없다"면서 "김정주 대표가 사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