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창균 기자] '정윤회 문건' 유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자살한 최모(45) 경위의 유서에서 민정비서관실에서 회유했다는 의혹에 대해 청와대가 전면 부인했다.

청와대는 14일 대변인 서면브리핑을 통해 "한 모 경위를 민정수석비서관실의 그 어느 누구도 접촉한 사실이 없고 따라서 제안도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청와대는 "한 경위에 대서도 구속 영장이 청구됐고 한 언론보도를 보면 한 경위가 영장실질심사에서 그런 일이 없었다고 담당 판사에게 밝힌 것으로 돼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를 받다 숨진 최모 경위의 유가족은 이날 오후 6시께 서울 명일동성당에서 유서 14장 중 8장을 공개했다. 유서를 공개한 최 경위의 형은 "청와대 민정라인에서 회유했다"며 "동생이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이를 세상에 알리고자 호소한다"고 말했다.

공개된 유서에서 최 경위는 자살에 이르게 된 경위에 대해서 낱낱이 밝혔다.

그는 "BH(청와대)의 국정 농단은 저와 상관없다"며 "세계일보 A기자가 쓴 기사로 인해 제가 이런 힘든 지경에 오게 되고 조선일보 B기자는 제가 좋아했던 기자들인데 조선에서 저를 문건 유출의 주범으로 몰고 가 너무 힘들게 됐다"고 전했다.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끓은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최 모 경위의 유족(형)이 14일 오후 서울 명일동성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서와 유서의 내용을 공개했다. <사진=뉴시스>

최 경위는 정보분실 동료 직원에 대한 미안함도 내비쳤다.

그는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서 너에게 그런 제의가 들어오면 당연히 흔들리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이제 내가 이런 선택을 하게 된 것은 너와 나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썼다.

한편 최 경위는 지난 13일 오후 2시 30분께 이천시 설성면 장천리 한 빈집 앞마당에 세워진 자신의 흰색 SUV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최 경위는 등산복 상하의 차림에 패딩점퍼를 입고 있었다. 조수석에는 다 탄 번개탄과 화덕, 문구용 칼, 빈 소주병 1개가 있었다. 차량에서는 A4용지보다 약간 작은 노트에 14장의 유서도 함께 있었다.

[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