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브랜드(장수제품)가 곧 기업이다. 소비자의 구매 경향이 수시로 변하는 현실에서 '대박'을 터뜨리며 꾸준히 인기를 누릴 수 있는 힘은 과연 어디서 나오는 걸까. 잘 키운 브랜드 하나가 한 기업의 경쟁력으로 작게는 매출과 이익의 극대화를, 크게는 흥망성쇠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몇년 전 영국의 한 브랜드자산가치 평가기관에 따르면 코카콜라(Coca-Cola)와 말보로(Marlboro) 제품의 자산가치를 각각 100조원과 30조원으로 평가한 것만 봐도 브랜드 하나가 기업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을 무대로 질주하는 우리 식품기업들을 대상으로 경쟁력을 키운 브랜드를 찾아 대표 브랜드의 활약상을 소개하며 그 기업의 부단한 노력을 짚어본다.
[뉴스핌=이연춘 기자] 한국야쿠르트는 작은 야쿠르트 한병 하나로 1년에 1200억 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최근 고급 발효유 등이 다양하게 나오면서 야쿠르트 판매량은 다소 줄었지만 매일 250만병 가량이 판매되는 효자상품이다.
야쿠르트는 1971년 8월 첫 출시됐다. 올해 나이 43세, 한국의 대표적인 장수 브랜드로 손꼽힌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새콤달콤한 맛 덕분에 어린아이부터 백발노인까지 모든 세대의 사랑을 받는다. 특히 한 병을 마시고 나면 느껴지는 약간의 아쉬움은 야쿠르트만의 독특한 매력이다.
야쿠르트가 태어난 1970년대 초는 국가에서 낙농업 진흥을 위해 외국에서 젖소를 많이 들여와 우유가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한 때였다. 그러나 우유가 한국인의 체질에 맞지 않아 설사나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당시 정부의 축산진흥정책에 힘입어 우유 생산량이 크게 늘었으나 처리능력이 부족해 버려지는 원유가 대부분이었다.

한국야쿠르트는 우유의 유당을 분해하는 유산균을 이용해 유산균 발효유를 생산하면 국민건강에 도움이 되고 남아도는 우유도 해결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야쿠르트’ 란 발효유 제품을 선보이게 되었다.
그러나 초기에는 발효유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해 시장 진입이 결코 순탄치만 않았다. 한국야쿠르트에는 야쿠르트가 국민발효유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임직원들이 겪었던 수많은 에피소드들이 전해지고 있다.
일례로, 처음에는 유산균 발효유를 정부 어느 기관에서 담당을 해야하는지 의견이 분분했다고 한다. 이에 한국야쿠르트에서는 야쿠르트가 축산물인 유제품이니까 농수산부에서에서 맡는 것이 좋겠다고 의견을 제시했고, 이에 농수산부에서 관장하도록 결정이 내려졌다.
한번은 보건연구소에서로부터 유산균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는 통보를 받아 깜짝 놀랐던 사건도 있었다. 이에 한국야쿠르트 직원이 직접 보건연구소를 방문하여 확인 작업에 들어가 보니 놀랍게도 보건연구소 연구원들 어느 누구도 균수를 측정하는 방법을 몰랐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야쿠르트 직원은 어떤 방법으로 균수를 확인하고 측정하는지 기술을 알려 주었다. 검사하는 방법을 알고 나서, 당시 보건연구소 연구원들은 균이 많이 나온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다.
소비자들에게 유산균 발효유에 대해서 알리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균 덩어리라는 오해부터 시작해서 어떤 소비자는 식사대용으로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것으로, 또 어떤 소비자는 '약'으로 오인하기도 했다. 한국야쿠르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야쿠르트 제품에 대한 '과학성'을 널리 알리는 홍보 전략을 펼쳤다.
그뿐만 아니라 야쿠르트아줌마가 신선한 제품을 고객의 가정에 매일 매일 직접 전달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한국야쿠르트 영업사원과 야쿠르트아줌마들의 지속적인 홍보 노력으로 야쿠르트가 건강에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야쿠르트는 1970년대 중반부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하루 평균 판매량이 77년 8월에 100만병, 83년 6월에 300만병, 89년 5월에 500만병, 94년 4월에는 800만병을 돌파했다. 특히, 2012년 7월에는 총 판매량이 450억병을 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는 제품을 출시한 지 40년 만에 달성한 기록으로 국내 식음료 단일브랜드로는 사상 최초의 기록이다.
최동일 한국야쿠르트 홍보이사는 "43년간 유산균 과학기술은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지만, 야쿠르트 한 병에 담긴 '건강'이란 가치는 단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며 "앞으로도 건강한 제품으로 고객의 건강한 습관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