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 기자] 석 달 동안 내리꽂기만 하던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사흘동안 강력한 반등을 보여주며 눈길을 끈다. 사흘 간 상승폭만 10%를 훌쩍 넘는다. 주가 120만원대도 가볍게 회복되면서 시가총액이 무려 21조5400억원 증가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삼성전자뿐이 아니다. 전자를 필두로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중공업 등 대부분 계열사 주가도 덩달아 3~4일 강한 상승모멘텀에 진입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의 주주환원정책, 전자의 3분기 실적바닥 확인 등이 투자심리를 급격히 끌어올리고 있다고 봤다. 또 한동안 수면아래에 있던 삼성의 지배구조 이슈도 재부상하며 투심을 회복시켰다는 분석이다.
31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6만3000원, 5.33% 이상 급등하며 124만40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100만원 붕괴 우려가 나오던 것이 불과 며칠 전이란 점을 감안하면 최근 3~4일 상황이 감쪽같이 달라진 것.

증권가에선 최근의 심리변화에 대해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발표와 주주환원정책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자산운용사 한 펀드매니저는 "전일 삼성전자의 컨퍼런스콜을 보면 4분기 이익이 많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3분기가 실적바닥이란 심리가 확인됐다. 이에 더해 4분기에 주주환원에 신경을 쓰겠다는 회사측 발표가 분위기를 반전시켰다"고 풀이했다.
유의형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상승은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확대 기대감에서 비롯됐다"며 "주가 역시 역사적 저점인 PBR 1배에 근접했고 실적도 3분기 바닥이란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김병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3분기 저점을 통과했고, 내년 삼성전자만의 차별화 요소인 '플렉시블 OLED'를 기반으로 수익성 회복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밸류에이션 매력도 충분히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증권사 리서치의 매수주문에 지금까지 줄기차게 내다팔기만 했던 기관들도 고심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29일 3만주 남짓 매수하는가 싶더니 30일엔 7만주 이상을 던졌는데 오늘 다시 소폭 매수세를 보이며 오락가락 행보다. 어쨌든 최근 일방적인 매도공방과는 사뭇 달라진 양상이다.
그럼에도 기관들은 아직까진 삼성전자에 대해 펀더멘탈 중심의 시각을 갖고 있다는 시각이 많았다. 3분기 실적바닥에 대해선 용인하면서도 4분기 실적기대감이 높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결국 수급상으로는 외국인의 힘이 컸다. 최근 하락기에도 꾸준한 매수세를 보여줬던 외국인이지만 이들이 하루 평균 삼성전자를 사들인 규모는 수만주 수준. 하지만 실적발표이후인 전일과 오늘 외국인은 10만주 이상을 사들이는 등 매수규모를 확대했다. 전일엔 17만주 이상을 사들였고 오늘도 10만주 넘게 끌어모았다.
이에 대해 한 투자자문사 CEO는 "외국인은 배당 등 주주환원에 예민한 움직임을 보여왔다. 과거 애플과 소니가 배당이나 자사주취득 등의 주주친화정책을 내놨을때 급등했던 기억을 떠올리는 게 아닌가 싶다. 요즘 삼성그룹쪽의 움직임을 보면 이같은 기대감이 무르익는 국면으로 가는 듯 보인다. 다만 기관들은 여전히 펀더멘탈 중심의 시각을 갖고 있어 팔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삼성그룹 지배구조 이슈의 재부상 가능성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상장을 앞둔 삼성SDS 청약이 곧 이뤄지는데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생명 및 삼성화재 지분 매입 검토, 전일 발표된 삼성증권의 자사주취득 등이 삼성의 금융지주 시도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금융지주로 갈 경우 지주회사격이 될 삼성생명의 모습만 봐도 이같은 분위기가 읽힌다. 최근 삼성생명은 6거래일 연속 상승,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밑그림이 잡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며 "아직 중간지주회사법이 국회 통과를 못했지만 최근 삼성의 행보가 이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으로 비춰지는 측면이 있다"고 귀띔했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