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다음 달 현대카드가 국내 카드사로는 처음으로 일본 금융기관을 상대로 3000억원 규모의 원화 표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한다.
당국의 외화차입 규제로 달러 표시 ABS의 차환이 어려움을 겪음에 따라 직접 일본 금융기관을 투자자로 유치한 것이다.
국내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아닌 원화 ABS를 외국기관을 상대로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다른 대형 카드사들도 이번 거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져 국내 금융시장에 일본계 자금의 유입이 이어질 전망이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다음 달 4일 일본 미쓰비시도쿄UFJ은행(BTMU)을 상대로 원화 표시 ABS를 발행한다.
만기는 3년, 발행 금리는 2.30%다. 국고채 금리와 비슷한 수준이며 현대카드 민평보다 15bp 가량 낮다. 발행주관사는 모건스탠리다.
현대카드가 만기가 도래하는 달러 표시 ABS의 차환을 위해 원화 ABS를 발행하는 이유는 금융당국의 외화차입 규제 때문이다.
지난 2011년부터 금융감독원은 '외국환거래업무 취급세칙'을 통해 카드사 등 금융기관이 외화채권을 발행하는 것을 규제했다. 또 차입금 총액에서 외화차입 비율을 내년까지 20%로 줄이라고 지시한 상태다.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의 차입금 잔액은 각각 17조원, 8조원 규모로 이 중 30% 이상이 외화차입이다.
외화표시 ABS 발행이 제한되면서 현재 카드사들은 달러 표시 ABS, 이른바 김치본드를 원화 ABS로 전환하는 추세다. 하지만 좁은 국내 ABS 시장에서 카드사가 원화채 수요자를 찾기는 쉽지 않다.
이에 현대카드는 BTMU를 상대로 원화 ABS 발행에 나선 것. BTMU가 엔화 자금을 달러화로 교환하고 이를 다시 원화로 바꿔 원화 ABS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외환 스왑거래는 모두 BTMU 측이 담당해 현대카드가 특별히 환 리스크는 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발행으로 현대카드는 달러 표시 ABS를 원화 표시 ABS로 무난하게 전환해 당국의 규제를 피할 수 있게 됐다. 동시에 부채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효과를 도모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딜을 계기로 유사한 형태의 원화 ABS 발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국이 카드사의 외화차입을 옥죄고 있는 상황인데다가 국내 ABS 시장이 좁아 마땅한 투자자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 국내 금융사가 발행한 ABS는 3조8000억원. 이 중 여신전문금융회사가 카드채권과 자동차할부채권을 기초로 2조1000억원을 발행했다.
회사채 시장 관계자는 "이번 발행에 업계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유사 발행이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민동원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카드사들의 경우 대부분 몸집이 크고 신용도가 좋기 때문에 ABS를 적정수준에서 발행한다고 하면 특별히 신용 측면에서 마이너스가 될 것이 없다"며 "다만, ABS 발행을 위해 SPC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기타 비용이 발생할 수 있고 평판 리스크도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시각에서 적절하게 발행량을 조절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