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소재 한 대학의 경제학과 교수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직후 야심차게 준비한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앞두고서다.
지난달 24일 공식발표된 이 경제정책방향은 그에 앞서 1주일 전인 17일 오후 12시부터 발표시까지 엠바고(특정 시점까지의 보도 제한)가 설정됐다. 그리고 이날 기재부는 기사 작성을 돕기 위해 개략적인 내용을 담은 자료를 종이문서와 전자문서 형태로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했다. 이어 21일에 40조원 규모의 재정·금융 투입 등 상세내용을 담은 자료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사전 브리핑에 참석한 기자들에게만 종이문서 형태로 나눠줬다.
상세자료가 배포된 지 하루 만인 22일 채권·외환·주식시장 참여자들은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방향’의 구체적인 내용을 인스턴트 메신저를 통해 받아봤다. 인스턴트 메신저뿐 만이 아니라 카카오톡을 통해서도 같은 내용이 퍼져나갔다. 시장 참가자들은 물론 일반 회사원들까지 경제정책방향의 내용을 발표 전에 미리 접할 수 있었다.
경제정책방향뿐이 아니었다. 매달 발표되는 기재부의 그린북(최근경제동향) 역시 엠바고가 해제되는 오전 10시 이전에 기자들에게 배포된 PDF파일 그대로 금융시장에서 돌아다녔다. 지난 7일 공식발표된 ‘2014 세법개정안’도 마찬가지였다.
이전에도 정부가 내놓는 정책발표 자료가 공식발표 전에 이해관계자라고 할 수 있는 시장참여자들에게 심심찮게 유출됐다. 이런 자료를 먼저 구해 펀드매니저에게 전해주는 브로커나 애널리스트가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였다.
최근의 문제는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훨씬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빠르게 전파된다는 점이다. 일각에서 “기자들이 가장 늦게 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가 돼 버렸다. 이런 현상은 정보의 비대칭 문제와 부정확한 정보의 확산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확실하게 결정되지 않은 정보가 돌아다니면 시장에 잘못된 정보가 갈 수 있는 거니까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자료를 엠바고 해제 전에 접하는 기자와 공무원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다. 최초 유출자가 기자라면 엠바고 기간이 길수록 유출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 기간을 짧게 가져가야 하고, 공무원이라면 윤리규정이나 벌칙을 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렇지만 그에 앞서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기 어려운 것은 정보의 사전 유출 문제가 시스템상의 오류가 아닌데다 최초 유출자를 정확히 알아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사실관계가 명확하다면 (해결)할텐데 그렇지 않다”며 “물리적인 시스템적인 문제가 있다면 해결을 할 텐데 그렇지가 않아서 방안을 만들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












